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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구애단리뷰 공원생활(문소현) - 노마 관객구애위원
2016-08-23 17:13:11
nemaf <> 조회수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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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예민한 감각으로 도시의 공원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일상적인 풍경 아래 감춰진 그로테스크하고 폭력적인 모습을 끌어내지요. 클레이애니메이션 방식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 속 존재들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어요. ‘사람사람이 아닌 것들’. 나무와 돌(), 개와 백조로 상징되는 동물이 사람 아닌 것에 속합니다. 영화 속 세계는 언제나 밤인 듯 흑백이고 끊임없이 먼지를 날리며 황폐하고 질척거립니다. 하지만 이런 디스토피아적인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자신들의 재미, 호기심,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 외에 관심이 없습니다. 휴식공간이란 이름 아래 산에 있는 나무를 뽑고 돌을 부숴 만든 이 공간은 일종의 배출구죠. 땅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나무는 가지와 잎사귀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쓰러집니다. 연못에서 끌려온 백조는 구경꾼들에 의해 목이 묶인 채 그들이 입에 붓는 먹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위액을 토하며 죽습니다. 백조는 죽자마자 검은 봉지에 쌓여 바로 불판 위로 떨어집니다. 봉지가 타들어 가자 그 안에 있던 (어느새 도축된) 붉은 살점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화면은 흑백에서 컬러로 변하고 붉은 살-아마도 삼겹살-이 타오르는 불길 위에서 먹음직스럽게 지글지글 익어가는 장면이 스크린을 가득 채웁니다. 3자의 입장에서 점토 인형들의 행위를 바라보던 관객들은 여기서 강렬한 인상을 받게 됩니다. 단지 색상의 차이가 아니라 이 붉은 살이 보는 사람을 시험에 들게 하기 때문입니다. 관객은 저 살이 죽은 백조의 살이란 걸, 백조가 학대당하다 죽었다는 걸 알면서도 즉각적으로 익어가는 삼겹살에 반응하게 됩니다. 이 상황을 그로테스크하고 잔인하게 느끼면서도 삼겹살이 익어가는 이미지는 꾸준히 항상 우리의 식욕을 자극하기 위해 사용되어 왔으니까요. “이래도 먹음직스럽게 보입니까?”라고 묻는 이 장면에서 우리는 영화 속 사람들과 동일시되고, 사람이 사람 외의 존재를 어디까지 농락할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합니다. 익어가는 살에서 흘러나온 핏물은 방울방울 떨어져 공원의 바닥을 적시고 하수구로 흘러듭니다. 하수구의 수위는 넘치기 직전이라 피가 조금만 더 흘러온다면 역류할 태세입니다. 사람의 배출구로 사용되어온 공원은 언젠가 괴물이 될 테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영문을 모를 거예요. 왜냐하면 영화 속 사람들은 박제된 괴물을 공원 한가운데 떡하니 전시하고 [한강에 괴물이 산다?]는 표지판을 세워놓고도 그저 구경거리로만, 혹은 관심 없이 이 박제된 전조(前兆)를 대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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