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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구애단리뷰 순환하는 밤(백종관) - 노마 관객구애위원
2016-08-23 17:14:20
nemaf <> 조회수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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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가 영화 안에서 꿈틀대지만 이런 이야기를 건네고 있다고 선뜻 파악하기 쉽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보면서 많은 것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어요. 도트가 보일 정도로 확대된 흑백 얼굴들에서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와 그 속에 수록된-인쇄된 얼굴들이 연상되었습니다. 강렬하게 카메라를 바라보는 전봉준의 얼굴 같은 이미지요. 혹은 독립투사 같기도 하고 전쟁이 쓸고 간 자리에서 분투하는 얼굴들 같기도 하고, 싸워야 하는 순간에 싸웠던 그런 사람의 얼굴들 같기도 했고요. 어찌 되었든 역사의 한순간에 존재했던 그런 사람들을 생각했습니다. 자료로 남은 사람들, 기록된 모습과 순환하는 이라는 제목, 햄릿에서 인용된 구절들이 뒤섞여 제목에 등장하는 이란 광장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일까, 아니면 그 사람들이 모였던 그 날 밤일까, 아니면 낮을 부르기 위해 일어선 저 사람들 자체일까 궁금해졌습니다. 그리고 순환한다는 것은 밤이 오면 꼭 낮이 오고, 또다시 밤이 온다는 그런 물리적이면서도 역사적으로 은유될 수 있는 흐름을 뜻하는 것일지. 하지만 이런 복잡한 생각 속에서도 어딘지 기억해야 할 것만 같은 저 비장한 얼굴들이 주는 정서는 기본적으로 뭉클하며 보는 자세를 똑바로 하게 만듭니다. 조금 더 영화를 보다 보면 이 얼굴들이 그렇게 멀리 살던 사람들이 아니란 걸 알게 되지요. 멀어봤자 1960, 가까이는 2015년의 얼굴들이었습니다. 억울하게 죽은 유령을 바라볼 수 있었고 거기서 그저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상황을 바로잡고자 고민하고 행동한 햄릿이 호레이쇼에게 부탁하는 마지막 말, “자네는 꼭 살아남아 이 이야기를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 주게가 나오고 영화가 끝나면 그제야 영화가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짐작하게 되고 다시 지나가 버린 앞부분이 보고 싶어집니다. 아마도 이 영화는 처음 볼 때와 두 번째 볼 때, 그리고 세 번 볼 때 계속해서 의미가 달라지는 영화일 거예요. 저는 멀리 역사교과서와 이 얼굴들을 연결시켰지만 다른 누군가는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의 얼굴과 그들의 마음을 떠올렸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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