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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 CRITCISM - 해파리와 함께하는 비평 웹진

[2019] 다리의 감정 (신이피) - 안진영 홍보팀 뉴미디어루키
nemafb 조회수:3097 추천수:2 222.110.254.204
2019-09-17 12:50:19

 

'자연'을 매개로 하여 삶과 죽음에 관한 고찰의 과정을 그린 이 이야기는, 흐린 초점으로 바라본 벌떼의 움직임에서부터 시작해 점차 화자 자신의 깊은 내면의 감정을 유기적으로 드러낸다. 피실험 체인 벌들의 움직임(생)과 정지된 모습(사)을 들여다보는 화자의 시선은, 단순히 현미경 너머 보이는 곤충들의 형이하학적 형태를 뛰어넘어 사회 속 인간 군상에 대한 관찰로 치환되는 듯하다. 그렇게 화자의 시선은 자연사 박물관으로 이동하고, 전시실에는 박제된 동물들과 곤충들의 개체가 즐비해 있다. 유리 너머에서 다양한 개체의 주검을 구경하듯 바라보는 사람들. 다음 장면에서 클로즈업된 인간의 손은 너무나 편안하게, 그러나 곤충에게는 '불가항력'적 물리력으로 곤충 표본을 만들고 있다. 생명을 빼앗는 초월자의 모습이다. 나치 수용소의 담벼락을 보며 화자는 '초월적 존재'의 불완전함과 그럼에도 이를 믿는 사람들에 대한 회의감을 내비친다. 그 회의감은 나아가, '죽음'이라는 운명에 순응한 벌로써 은유 된다. 바늘에 꽂힌 채 고요히 잠든 벌의 섬뜩한 자태는 다시 작품의 첫 문장을 상기시킨다.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을 예측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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