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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기억박물관–구로(권혜원) – 이지선 관객구애위원
nemafb 조회수:1025 14.39.255.154
2017-09-04 12:20:22

 

유물도 기록도 남아있지 않은 채 유지되는 박물관이 있다. 오로지 사라져간 공간을 표류하는 텍스트, 머물러 있는 사운드로 기억을 재소환하는 권혜원 감독의 ‘기억박물관–구로’가 그것이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텅 빈 복도에서 다섯 명의 인물을 호명한다. 보리농사를 지어왔던 농부, 치매에 걸린 경리 직원, 온도계 공장에서 일하다 수은에 중독된 소년, 인쇄업자가 떠나고 난 자리에 위치한 예술가 등 흔적이 사라진 인물들과 공간을 연관 짓고 있다. 우리는 기억하지 않는다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잊지 말아야 할 것을, 그리고 기억할 것을 요구받는다. 간헐적인 공간 이미지 제시와 함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열거되는 텍스트들은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하다. 어쩌면 지금은 사라진 구로공단의 실제를 추적하며 감독이 느꼈을 공허감과 같은 감정도 공유할 수 있다.
 기억이라는 것은 절대적으로 과거 지향적이다. 일정한 리듬으로 반복되어 제시되는 누군가의 죽음과 경제적 위기, 흥망성쇠는 미래만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과거를 돌이켜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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