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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를 통과한 폭우를 보도하는 음성은 자연스럽게 동물원의 노이즈로 옮겨간다. 이내 차분한 일본어 내레이션과 한 남자, 동물원의 파편적 이미지들이 등장한다. <경계 1>은 기시감을 철저히 분해하려는 목적을 두고 이미지와 사운드, 내레이션의 불일치를 느슨하게 끌어낸다. 그렇기 때문인지 통속적으로 받아들여지곤 하는 또 다른 자신을 대면하는 장면은 불일치 속의 일치라기보다 대상을 규정할 수 없는 개념적 상황으로 느껴진다. 텍스트를 읽는 듯한 목소리는 동물원의 풍경들과 교차되고, 교차된 지점은 과거와 현재가 지워진 하나의 소우주를 이룬다. 작품 속 시간의 순서는 카메라의 멀어짐과 가까움의 리듬으로 생성되고, 밀착의 정도는 작가의 기억이 투영된 방식을 거스를 때에야 조금씩 틀이 잡힌다. 마침내 <경계1>의 공간은 스크린이 아닌 누군가의 내면에서 발화될 수 있게 된다.
리뷰 | 윤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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