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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 CRITCISM - 해파리와 함께하는 비평 웹진

물물교환(조세영) - 천혜윤 관객구애위원
nemafb 조회수:2482 추천수:4 121.162.174.61
2015-08-11 11:03:32

 

 

여자는 허름한 공사 현장을 지키고 서 있다. 권력은 그녀에게서 ‘교환’을 제의한다. 그녀의 육체를, 하루 분의 일당을. 그것은 노동하기 위한,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모순적인 몸부림이었다. 교환이 유일한 소통의 수단이 되어 버린 이곳에서, 여자는 가난한 노인과 마주한다. 폐지를 줍는 일조차 허락되지 않는, 교환의 수단이라곤 귤 한 아름뿐인 노인을 여자는 동정하면서도 외면한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까닭이다. 이처럼 <물물교환>은 약자를 돕는 일이 일종의 금기가 되어 버린 자본주의 사회 속 소시민의 딜레마를 여실히 그려내고 있다. 결국 여자는 비윤리적 권력 체제의 상징인 듯 보이는 ‘소장’의 차를 부수고, 노인의 리어카에 손길을 뻗는다. 약자와의 연대를 선택하는 영화의 결말은 언뜻 희망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리어카와 함께 사라져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는 일은 어쩐지 개운치 않다. 언젠가, 난쟁이가 공을 쏘아 올릴 곳이라곤 저 먼 달나라뿐이었단 사실을 기억하며.

 

리뷰  |  천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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