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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데일리 [2014 Nemaf] 글로컬 파노라마 중편1 GT
2014-08-12 15:49:14
NeMaf <> 조회수 1222

8월 11일 미디어 극장 아이공에서 <글로컬 파노라마 중편1>이 상영되었습니다. 상영된 작품은 "저주의 몫", "어느 날의 산책" 입니다.

두 개의 작품 중 "어느 날의 산책"을 연출하신 정범연 감독님을 모시고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였습니다.

 

Q.제작하게 된 계기와 사연에 대해 궁금합니다. 어떤 느낌과 생각으로 영화의 첫 출발을 하셨는지. 특별히 해외 로케이션까지 하면서 촬영하시게 된 사연이 있다면?

A.어느 날의 산책에 전반적인 내용을 J씨의 입장으로 말씀드릴게요. J씨는 힘든 유학생활 중에 어머니가 아프셔서 곧 돌아가실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듣지만, 당장 한 푼도 없는 상황이라서 한국으로 돌아갈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그렇게 이도저도 못하는 심란한 마음에서 길거리를 배회하는 것이 전반적인 영화 내러티브입니다. 실제로 제가 군대에 있을 때 어머니가 아프셔서 수술을 두 번하셨거든요. 그때 저는 일병이어서 밖에 나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죠. 제가 유학생으로 파리에서 5년 정도 있었거든요. 유학생활 같은 경우도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풍요롭게 살 수 있지만, 대부분은 직접 그곳에서 돈을 벌어서 공부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때문에 다시 돌아가려는 경비를 벌 엄두는 못 내고 무슨 일이 생겨도, 군대처럼 갇혀있다고 생각할 수 있죠. 또 타국에서 이방인 취급을 받으면서 직접 돈을 벌어서 먹고 살아야 한다는 점에서 유학생도 하나의 이주노동자 아닌가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리 한국에서 기술이 있고 머리가 좋아도 대부분의 유학생들은 3D 직종의 일을 해요. 그렇기 때문에 유학생이면서 이주노동자면서, 갇혀있는 기분이 군대와도 비슷하게 와 닿았고, 실제로 어머니가 아프셨기도 했 어느날 실제로 10유로 주운적도 있고 해서 그런 복합적인 기분들을 느끼고 나서 영화작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Q. 10유로라면 한국 돈으로 어느 정도의 돈이라고 보면 되나요?

A. 한국 돈으로 만 원 정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Q. 제목이 어느 날의 산책인데 그 산책의 출발은 전화를 받고, 10유로를 줍는 것부터 시작돼요. 그 다음엔 로또를 사는데 로또를 사는 이유는?

A. 걱정되고 답답한 심정에 당장 한국에 갈 수도 없고, 돈이 없으니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로또라도 사게 된 거죠.

Q. 영화 전반적으로 굉장히 많은 생략이 있어요. 우연인지 의도적인지 헷갈리는 부분도 많고 그렇게 연출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촬영할 때 우연적인 사건이 많이 일어났어요. 촬영하려는 순간에 엑스트라처럼 사람들이 지나가고, 꽃을 사려는데 신호등이 바뀌어서 차가 지나가고 이런 장면들이 우연적으로 일어났어요. 바이올린 하는 학생을 촬영하고 있었는데 어떤 분이 뒤에 앉으셔서 전화를 하시는 거예요. 근데 또 그 대사가 굉장히 상황에 맞게 떨어지기도 하는 사건들도 그렇고요. 다리 위에서 복권 떨어트리는 장면도 떨어트린 건지 떨어진 건지 알 수 없게끔 일부러 그렇게 연기했어요. 어머니가 위독하시다는 전화를 받고 거리를 배회하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서 고민하고, 그걸 또 받아들이려고 하는 과정인거죠. 그런 마음속에서 잡고 싶다는 생각 반, 놓아버리자는 생각 반으로 갈팡질팡 하다보니 복권을 놓친 건지 놓은 건지 애매한 장면이 연출 된 거죠.

Q. 영화 초반부에 보면 광고에 고양이 그림이 나오는데요. 그런 이미지는 사전에 계획하고 촬영하신 건가요?

A. 시나리오를 적기 6개월 전 그 곳을 지나가다가 포스터를 봤어요. 그러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그 이미지를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포스터 속 고양이가 입은 웃고 있는데 눈은 묘하게 찢어져서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겉으론 웃고 있지만 사실은 웃는 게 아닌 그런 느낌을 주고 싶어서 넣게 되었습니다.

Q.시나리오를 구상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프리프로덕션을 하시고 촬영한 건지?

A.장소는 정확히 미리 프리프로덕션을 통해 2~3개월 전 부터 헌팅을 해놓고 촬영한 것이고요. 처음 시나리오의 가제가 10유로 주운 날이었어요. 10유로를 줍게 되면서 산책을 하게 된다는 것으로 출발해서 시나리오를 쓰고, 장소나 위치나 동선을 따져서 시간을 쟀어요. 시간을 쟀던 이유는 하루 동안 걸을 수 있는 거리를 잡아서 리얼리티를 살리려고 그랬던 거예요. 배우들도 다 제가 아는 지인으로 섭외를 했고, 대사도 정해져 있는 대사를 한 겁니다.

Q. 영화 후반부에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J씨가 뜬금없이 "어머니가 아프시다"고 말한 이유는?

A. J씨는 사실 말할 대상을 계속 찾아다녔던 거예요. 그런데 J씨의 태도가 소심하고 그러니까 누군가에게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가버리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눈을 마주치지도 않기 때문에 계속 내면으로만 혼잣말을 하고 혼자 생각을 해요. 그러다가 일본 관광객 중에 한 사람이 어머니의 이미지와 겹쳐 보이는 거죠. '아, 이 사람한테는 내 이야기를 해도 될 것 같다.' 하는 어떤 안도감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냉담한 거죠.

Q.영화 중간에 비둘기한테 빵을 던져주면서 주인공이 하는 나레이션이 인상적인데요. "니들 자신은 천대받는 것조차 모른 채 먹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 그게 어떤 의미로 내뱉은 말인지 궁금합니다.

A. 그 말을 하기 전에 J씨도 빵을 우적우적 먹고 있잖아요. 비둘기한테 던진 이야기기도 하면서 자기 자신한테 던진 말이라고 볼 수 있어요. 유럽에서도 인종차별이 심해요. 천대받는 유학생을 대변하고 싶어서, 비둘기에 대입해서 저런 나레이션을 넣었어요. 이렇게 천대받고 살면서도 살기 위해 밥은 먹고, 이런 사회가 과연 맞는 걸까 하는 물음을 던지고 싶었어요. 태어나면서부터 어떤 사람들은 상위계층이 있고, 하위 계층에 있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잖아요. 아무리 노력해도 어느 단계이상 올라가기는 힘든 사회구조에 대한 메시지를 주고 싶었어요.

Q.앞으로의 계획은 어떠신지?

A. 지금까진 2009년도에 작업했던 영화 '연결고리'가 나왔었고, 그 이후에 시나리오 작업이랑 아트작업을 했어요. 2013년도에 제가 잠깐 캘리포니아에 갔다 왔었는데 그때 찍은 "I can"이라는 영화가 있어요. "I can"이라는 영화는 한국의 예술가들이 외국에 나가서 작업을 하지만 돈 벌기가 쉽지 않고, 그런 얘기를 다루고 있어요. 차후에는 다큐멘터리보다는 완벽한 극영화를 찍고 싶어요. 지금 완성한 시나리오는 "집"과 "창문"이라는 영화가 있어요. 내년쯤 촬영해서 완성하려고 합니다.

 

진행 영화평론가 변성찬

기록/편집 김성경 전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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