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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데일리 [2호] 설경숙 프로그래머 인터뷰
2015-08-07 02:59:09
NeMaf <> 조회수 1646

 

 

프레임 속에서의 새로운 만남을 위해

 

‘영화제 프로그래머’. 대중에게 아직은 낯설게 들리는 이름이지만, 설경숙 프로그래머는 이번 네마프2015에서도 낯섦과 설렘을 잊어버리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에 지친 대중을 위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네마프 개막까지 일주일 여 남은 시간, 모두가 더 나은 페스티벌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네마프 사무국에서 설경숙 프로그래머와 네마프2015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다.

네마프2015의 주제가 ‘낯설고 설레는 인간’인데요, 이 주제에 대한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가장 먼저 네마프에는 ‘새로운 상상, 새로운 쓰임’이라는 큰 캐치프레이즈(catch phrase)가 있어요. 영상예술의 기술적 변화가 인간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을 소개하는 것이 우리 영화제의 궁극적 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캐치프레이즈 속에 매년 영화제의 소주제가 존재하는데, 올해는 새로운 것들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세상에서, 오히려 역설적으로 새롭지만 인간에 대한 설레는 존재감을 잃어버린 현실을 조명해보고, 다시 설렘을 찾아보자는 의지를 나타내고자 ‘낯설고 설레는 인간’이라는 주제를 정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네마프 영화제는 ‘글로컬 구애전’, ‘글로컬 파노라마’, ‘대안YOUNG畵’, ‘대안장르’등의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각 섹션별로 프로그래머가 추천하는 작품이 있나요?

 

‘글로컬 구애전’은 영화의 질이나 주제, 소제 면에서 워낙 다양하고 흥미로운 것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딱 하나의 작품만을 꼽는 게 어려워요. 각자 관심 주제의 작품들을 찾아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글로컬 파노라마’에서는 작년 개막작 감독이기도 했던 'Jain Jin KAISEN'의 ‘벨린다 입양하기’를 추천합니다. 이 작품은 3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국제입양을 하는 부모의 머릿속에 잇는 이데올로기, 특히 인종주의와 같은 문제들을 녹여낸 작품입니다. 감독 본인은 한국 태생으로 덴마크로 입양되었는데, 이러한 자신의 경험을 살려서, 백인 가정에서 아시아인이나 아프리카인을 입양할 때 은연중에 드러나는 우월감을 거꾸로 뒤집어서 유머러스하게 풍자하죠. ‘대안YOUNG畵’에서는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을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이 영화는 박물관에서의 전시 프로젝트라는 우아하고 고상한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얽혀 있는 노동에 관한 영화입니다. 박물관이라는 일상에서 떨어져 있는 공간에서조차 최소 비용, 최대 효과라는 자본주의 논리를 추구하고 있음을 조명합니다. ‘대안장르 : 카메라와 대면하는 자기/우리’섹션은 네마프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섹션입니다. 비디오 퍼포먼스와 같이 자기 자신을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장르들을 소개합니다. 섹션의 모든 작품들이 흥미로워 하나만 꼽기가 힘드네요(웃음).

작품 얘기가 나왔으니, 이번 네마프의 개막작은 하룬 파로키 감독의 ‘노동의 싱글숏’인데요, 개막작이라는 상징적인 자리에 ‘노동’을 소재로 한 영화를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영화의 힘은 우리 일상의 모습을 프레임화 시키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롭지 않은 일상의 모습을 프레임에 담아 외부에서 낯설게 바라보게 되면 그 안에서 일상의 진짜 모습을 발견할 수 있거든요. ‘노동’, 즉 일이라는 건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이고 수단이기 때문에 우리가 노동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알게 되면 현재 우리의 모습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편의를 위해 노동이 존재하는데, 현재는 사람이 노동에게 종속되어 있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람의 가치도 예전과는 달라졌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노동의 모습을 외부에서 프레임화시켜 바라보면서 우리 삶의 진짜 모습이나 가치관을 새롭게 성찰하고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한 YOUNG畵’섹션에서 ‘노동의 싱글숏’을 개막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네마프2015의 특별 섹션은 ‘인도네시아 아트 특별전’과 ‘알랭 카벨리에 회고전’이예요. 이 두 섹션을 기획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먼저 ‘인도네시아 아트 특별전’의 경우, 평소에 접하기 힘든 아시아 영화들을 이번 기회를 통해 소개해보고 싶어서 기획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상영하는 실험적인 영화는 유럽에서 들어온 경우가 대다수인데, 아시아에도 아시아 특유의 방식으로 발달한 비디오 아트와 실험영화들이 많아요. 오히려 우리와 여러 환경이 더 밀접하구요. 특히 인도네시아의 ‘루앙루파’의 활동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단체의 활동은 사회적이고 저항적인데, 이러한 특징을 이들은 미학적인 언어로 표현해요. 개인적으로 예술의 영역에서는 사회저항적인 메시지가 미학적인 표현과 어우러질 때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루앙루파’의 비디오 아트들이 이러한 특징을 잘 보여준다고 느꼈고, 우리나라의 예술가들의 활동과도 비교해서 이야기해볼 거리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알랭 카벨리에’는 인간을 탐구하고 그 안의 낯설고 새로운 모습을 찾아내는 작업을 해온 감독이에요. 올해 주제, ‘낯설고 새로운 인간’에 맞는 작업을 많이 했죠.알랭 카벨리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느끼는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구분을 넘어서서, 그 지평을 확장하는 작업을 많이 했어요. 특히 이번 네마프에서는 알랭 카벨리의 감독의 많은 작품 중에서 후기에 해당하는 실험적인 작품들을 선정해 소개합니다.

 

다양한 장르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네마프인데, 이번 네마프에 오는 관객들에게 프로그래머로써 바라는 점이 있으신가요?

 

네마프는 상업적이지 않은, 새로운 소수를 위한 작품 소개가 가능한 영화제라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말씀해주시는 것처럼 네마프는 국내 유일의 대안영화제이고, 사회참여적인 주제를 미학적으로 표현하는 작품들을 소개하는 것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의 만남을 추구하는 작품들을 보실 때, 마음을 열고, 새로운 만남을 향한 기대를 품고 오시면 더욱 큰 재미를 찾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일상을 일상답지 않게 만드는 것. 그것이 영화의 힘이라고 설경숙 프로그래머는 말한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우리는 많은 것들을 당연하게 여긴다. 그러나 그 일상이 작은 프레임 속에 담기면, 우리는 마치 그것을 처음 만나는 것과 같은 낯섦과 설렘을 느낄 수 있다. 그 프레임 속 낯선 세상에서 우리는 비로소 조금은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다. 네마프2015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작품들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작품들이 아니라, 유(有)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가는 작품들이다. 관객이 네마프2015에서 다양한 가능성들을 만나게 되기를 설경숙 프로그래머는 바란다.

 

2015.07.27

취재  |  문지은 윤하영 루키

기사작성  |  윤하영 루키

사진  |  정지수 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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