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커뮤니티 > 웹데일리

웹데일리

웹데일리 [4호] 알랭 카발리에 특강1
2015-08-09 12:17:02
NeMaf <> 조회수 1142

 

8월 8일 서울아시네마에서 알랭 카발리에 회고전으로 작품 일부를 상영했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그의 작품시기 중 80년대, 인물을 탐구하기 시작한 시기에 만들어진 <초상> 시리즈와 영화의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실험하기 시작한 2000년대 이후의 작품들을 소개했다.  이하는 ‘초상 Ⅱ’과 ‘천국’의 상영 이후, 설경숙 프로그래머의 간단한 소개와 서울아트시네마의 프로그래머인 김성욱  프로그래머의 해설 중 일부를 담은 것이다. 

 

설경숙 프로그래머 :

알랭 카발리에는 상업영화로 시작하여 인물을 탐구해 나갔으며 가장 최근에는 작은 규모의 실험작 형태의 영화들을 만들어 갔습니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80년대의 초상시리즈와 2000년대의 픽션과 다큐멘터리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김성욱 프로그래머 :

 

1. 작가와 작품의 간단한 설명
알랭 카발리에는 1931년 생으로 누벨바그 세대의 감독과 동년배입니다. 그러나 그는 스스로 그러한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누벨바그가 영화의 관습에 반하는 것이라고 규정한다면 알랭 카발리에 역시 누벨바그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90년대 이후는 미니멀한 영화를 만다는데 스스로를 촬영하는 사람 ‘시네아스트’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최근의 작품들은 굉장히 자전적이거나 필름 다이어리라고 칭할 수 있는 작품들입니다. 이러한 변화가 일어난 이유는 영화 제작의 기본 틀에서 벗어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작가가 작품과 객관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또 개인적인 감정의 개입도 나타나는 것이 90년대의 작품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디오카메라의 등장으로 인해 독립적 영화 생산의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과정 안에서 독립적인 방식으로 작가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다큐멘터리와 픽션, 주관적과 객관적의 경계를 줄여나가는 과정에서 ‘천국’은 이러한 작업이 최고점에 달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죽음을 강조하지만 삶을 이야기
영화에서의 낙원은 명시적인 대상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배경은 카발리에의 별장에서 촬영된 듯하며, 그 곳에서 노년기에 접어든 그가 바라보는 대상들에 대한 생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첫 장면은 인상적인데요, 아기 공작새의 죽음이 곧바로 나옵니다. 이 공작새는 더 살아가야 하는 생명이죠. 나무 밑에 죽었던 공작새가 사라지고 난 뒤에 부싯돌과 못으로 무덤을 만듭니다. 이러한 과정은 삶, 죽음, 사라짐을 간단하게 나타냅니다. 무덤을 만들고 난 뒤에 현재 시점을 보여주는 화면에서 가을에 다시 돌아오겠다는 말을 하는 것은 두 가지로 해석 될 수 있습니다. 첫째로는 나는 이것을 기억하겠다. 둘째로는 나는 다음 가을에도 건강하게 되돌아오겠다는 뜻으로 삶의 의지의 표명이 될 수 있습니다. 죽음을 다루고 있지만 삶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지요. 말과는 다르게 겨울에 무덤을 다시 찾아오며 봄을 기대합니다. 이는 흔히 말하는 작가들의 만년의 스타일과는 다르게 종결적인 영화는 아니며 계속해서 살아가겠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3. 장난감 놀이의 기능
설산을 보여주면서 ‘저기다!’라고 표현하는 곳은 물리적으로 도착하기 힘든 곳으로 보입니다. 여기라는 공간과 저기라는 떨어진 장소 그리고 시간적 여기와 이 후의 시간을 이야기하면서 서로 다른 시간성과 장소성을 끌어오고 축소시켜나가는 장면이 바로 장난감 놀이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장난감인 공이나 연과 같은 도구들은 원래는 제의적인 물건들입니다. 오딧세이아나 성경의 내용을 장난감으로 단순화하고 비틀어서 표현하는데 이는 성스러운 부분을 세속적이고 유아적으로 풀어나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영화의 육중한 카메라와는 다르게 카발리에가 쓰는 핸드 카메라도 장난감 놀이와 연결이 가능합니다.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 노년의 작가가 주변을 보고 자신을 성찰하는 내용과 유년기의 기억 속에서 자기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 역시 담아내고 있지만 과거를 단순히 추억하는 방식은 아닙니다. 과거의 시간들을 특정한 방식으로 변형하고 새로운 지점을 포착하고자 하는 시도를 볼 때 자기 자신을 미래로 넣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4. 천국의 의미 
첫 영성체의 종교적 감동을 말하면서 두 번째 영성체 때는 오히려 그러한 기분을 다시 느낄 수 없었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역설적이게도 슈퍼마켓에서 사 먹은 생선 초절임 덕분에 첫 영성체와 같은 성스러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영성체의 성스러운 경험이 굉장히 세속적인 경험으로 되돌아오는 순간, 그 순간을 말하자면 천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여기와는 다른 세계를 천국으로 보지 않고 영화적으로 보자면 숲, 정원을 천국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작가는 초절임을 맛봤던 두 번째 우울한 행복의 순간을 표현하며, 아직 도래하지 않은 세 번째 순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영화 말미에는 노년의 두 부부가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여주지만 모든 것이 좋다는 만사형통의 말로 이전보다 더 파격적이고 젊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종결, 죽음을 보더라도 다음의 시간을 기대하며 다시 되돌아오는 지점에서 세 번째를 기대하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노년의 작가는 종결적인 의미의 낙원을 말한 것이 아니라 그런 부분을 열어놓고 살아감을 말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알랭카발리에 특강은 8월 12일 수요일 오후 5시 50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진행  |  설경숙 프로그래머

강연  |  김성욱 프로그래머

기록  |  김준 루키

사진  |  유현식 루키


 
 
 |  알림-새소식  |  운영자에게 쪽지보내기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사이트맵
제16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 (사)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 대표 김연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5-82-18378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30-1번지 2층 (121-836) | 2F 330-1 Seogyo-dong Mapo-gu Seoul Korea (121-836)
TEL 02)337-2870 | FAX 02)337-2856 | E-MAIL igong@igong.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