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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데일리 [4호] 대안장르 단편2
2015-08-09 12:24:39
NeMaf <> 조회수 1647

8월 8일 산울림소극장에서 대안장르 섹션의 단편2에 속하는 작품들을 상영했다. 안나 시포 감독의 <진>, 심혜정 감독의 <춤추는 사냥꾼과 토끼>, 황윤정 감독의 <최후변론>, 아옐렛 알벤다 감독의 <트루 컬러스>의 네 편이 그 작품들이다. 이 네 작품의 감독 중 심혜정 감독과 황윤정 감독이, 영화 상영 후에 진행된 GT에 참석했다. 또한 안은미컴퍼니의 대표이자 심혜정 감독의 춤추는 사냥꾼과 토끼에 출연한 남현우 안무가도 함께 자리했다. 이하는 김수연 프로그래머의 진행으로 이뤄졌던 게스트들과 관객들과의 대화를 일부 기록한 것이다.

 


감독님들께서는 영상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를 넘나들면서 작업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황윤정 감독의 경우 여러 전시를 참여하신 것으로 알고 있고, 심혜정 감독은 여러 번의 개인전과 다양한 실험영화들을 제작하셨다고 들었어요. 그동안 감독님들이 하셨던 작업과 주제에 대해서 들어볼 수 있을까요?

황윤정(이하 황) : 영상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고 그 전에는 회화 작품을 전시했어요. 그래서 이번 작품을 장르 전환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다만 테마는 변하지 않았어요. 이번 작품도 예전부터 관심이 있던 타자성과 개인성의 문제, 그리고 소통 불가능성, 공동체 존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했죠.

 

심혜정(이하 심) : 말씀해주셨듯이 그동안 저는 실험영화, 다큐멘터리, 극영화 등의 다양한 장르를 작업했어요. 퍼포먼스 위주로 작업을 하기도 했죠. 다만 어떤 장르의 영상을 작업하려고 마음먹는 것은 아니고, 이야기를 만들 때 그 이야기에 맞는 형식을 선택해서 작업하고 있어요.

 

남현우 안무가께서는 안은미 선생님과 함께 작업을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조금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남현우(이하 남) : 영화에서도 나오듯이 저는 현재 안은미컴퍼니에서 댄서로 활동하고 있고, 친구랑 둘이 '무버'라는 단체를 만들어서 무버의 대표로도 활동 중입니다. 원래 전공은 한국무용이었는데, 현대무용에 매력을 느껴서 계속 현대무용을 하고 있습니다. 제 개인 작업은 무대 이외에서 벌어지는 경우가 많고, 영화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이번 기회를 통해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춤추는 사냥꾼과 토끼>를 보면 본명으로 나오는데, 두 분이 원래 알던 사이셨나요?

남 : 아니요. ‘이상한 중매 서비스’라는 전시기획으로 이 영화를 만들게 되었고, 그때 심혜정 감독님을 처음 만났습니다. 그때부터 이야기를 많이 하다 보니 찍을 당시에는 엄청 친해졌어요. 게다가 영화에 사실과 픽션이 섞여 있어서 자연스러운 장면이 많았던 것 같아요.

 

사실 춤이라는 게 일상적이고 오래된 유희이고,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적인 움직임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러한 춤을 보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작품을 보면 혜정은 현우의 안무를 잘 이해하는, 즉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잘 듣는 것처럼 보입니다.

심 : 간혹 A라는 말을 하면서 B라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러한 상황을 보면 언어라는 것이 소통하는 것과 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죠. 그러다보니 몸 쓰시는 분들이랑 만나서 작업하는 게 즐거웠고 다른 에너지를 느낄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에너지를 몸으로 표현하는 이야기를 작업하고 싶었죠.

반면에 <최후변론>은 모든 게 다 가려져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얼굴을 가린 채 알아들을 수 없는 목소리로 비언어적인 음성과 제한적인 몸짓을 드러내죠. 어떻게 보면 컨셉이 괴물처럼 보이기도 해요.

황 : '최후변론'이라는 제목과 영상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사형수를 연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등장인물은 얼굴, 성별, 행동, 성격, 지향점 등 어느 것도 제대로 알 수 없고, 모든 코드가 전부 배제된 사람이죠. '비언어'라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아요. 작품 속의 소리는 세 가지 정도의 언어를 번역기로 여러 번 돌린 후, 해당 번역을 읽어주는 프로그램으로 합성을 해서 만들었죠. 그러다보니 음성이 들리지만 무슨 말인지 들리지 않고, 자막을 봐도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죠. 이러한 부분이 소통 불가능성이라고 볼 수 있어요. 또한 작품 속에서 당신을 만나기 위해서 지나가야 하는 통로가 나오는데, 이 통로는 작품과 관객 사이에 위치한 통로를 의미할 수도 있죠.

 

작품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왜 토끼와 사냥꾼인지, 그리고 안무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해집니다.

심 : 몸을 쓰시는 분들의 표현을 보면 포착한 대상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토끼의 몸짓을 제일 잘 알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사냥꾼이겠죠.

 

남 : 이 작품은 서로 잘하는 것을 하자는 이야기를 통해 만들어졌어요. 심혜정 감독님이 네 개의 가상 시나리오를 주셨고, 그 네 개의 글을 보고 저는 안무를 만들었죠. 그리고 안무를 촬영한 영상을 보고 다시 심혜정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쓰셨죠. 마지막에 정리 작업을 한 번 더 거친 후 촬영을 시작했고, 하루 만에 촬영을 끝마칠 수 있었어요.

 

말씀을 들어보면 춤추는 사냥꾼과 토끼는 표현하려는 충동에서 출발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면에 최후변론은 관객을 적극적으로 초대하는 느낌보다 시선을 차단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요. 그러면서 자막은 알아들을 수 없는 음성을 대변하며 변론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죠.

황 : 언어라는 것의 성격은 ‘소실’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제가 관객 분들한테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해도 이 이야기가 완전히 닿을지는 알 수 없죠. 이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는 인간의 소통에 대해서 굉장히 비관적이었어요. 그런데 작품을 만들면서 생각이 달라졌어요. 소통이 완전히 손실되지는 않으며, 손실된 부분이 사람 사이의 차이를 만들게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분명 소통은 어렵고, 사람이 태어나면서 죽는 순간까지 연구하는 대상이라고 생각해요. 이러한 부분에 대해 심혜정 감독님은 표출적인 방식으로 표현하셨다면, 저는 닫아버리는 방식으로 표현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세 분의 작품 활동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황 : 자막, 영상, 소리의 불일치에 대한 작업을 하고 있어요. 우리는 읽는 것, 보는 것, 듣는 것으로 상황을 판단하는데, 이러한 감각들이 모두 일치하지 않아서 판단의 불신이 발생한다면 무엇을 믿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에요. 바벨탑처럼 사람 사이에 말이 통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에 대한 작업이죠.

 

심 : 현재 극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데, 오랜만에 영상을 보니까 춤추는 사냥꾼과 토끼 2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남 : 연기만 하지 않는다면, 심혜정 감독님과 다시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감독님과 작업을 하면서 제가 왜 춤이라는 장르를 택해서 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거든요. 현재 저는 앞으로 계속 공연을 할 계획입니다.

 

※대안장르 단편2는 8월 12일 수요일 오후 한시에 인디스페이스에서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진행  |  김수연 프로그래머

참여 작가  |  심혜정 감독 황윤정 감독 남현우 안무가

기록  |  문지은 루키

사진  |  정지수 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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