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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데일리 [4호] 옥인 콜렉티브 인터뷰
2015-08-09 14:50:16
NeMaf <> 조회수 1774

 

예술도, 인생도 절반의 즉흥극처럼

 

2009년, 철거중이었던 옥인 아파트에서 시작된 옥인아파트 프로젝트를 계기로 이정민, 김화용, 진시우 세 명의 미술작가들이 옥인콜렉티브라는 이름의 그룹으로 모이게 되었다. 그 이후 옥인콜렉티브는 전시, 퍼포먼스, 인터넷 라디오와 팟캐스트, 프로젝트 등 다양한 방식의 활동을 펼치며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고민을 담은 작업을 해왔다. 책임감과 협동이 필요한 팀 활동이지만 서로 다른 에너지가 모여 생겨나는 새로운 활력에 매력을 느끼며 6년의 시간을 함께해온 그들은 지금도 계속해서 독창적인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번 네마프2015를 찾아온 이들의 작품 <서울 데카당스 - live>역시 이러한 옥인콜렉티브만의 강점이 살아 숨쉬는 작품이다. 유난히 더웠던 7월의 어느 날, 옥인콜렉티브를 만나 <서울 데카당스 - live>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어볼 수 있었다.

 

 

이번 네마프2015에서 만날 수 있는 <서울 데카당스 - live>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서울 데카당스 - live>는 2007년 있었던 ‘콜트콜텍’ 기타 회사의 부당한 정리해고 이후에 8년 동안 복직을 위해 싸우고 있는 콜밴(콜트콜텍 해고 노동자 밴드) 분들과 함께 한 절반의 즉흥극이예요. 절반의 즉흥극이란 반 정도의 짜여진 대본을 가지고 현장에서 벌어지는 상황과 대화가 작업에 그대로 반영되는 형태입니다. 서울의 한 폐공장에서 진행된 두 번의 실제 공연이 있었고 그 공연을 재편집해서 영상이라는 또 하나의 결과물을 만든 거예요. 작품 속 등장하는 배우 분들 중 일부는 ‘콜트콜텍’에서 근무하셨던 분들이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배우 수업을 받은 경험은 없으신 분들이죠. 이전에 <9일만 햄릿>이라는 작품을 진동젤리와 공연하셨기 때문에 연기 경험은 있으셨지만 여전히 관객 앞에서 어색함을 느끼셨을 거고, 그러한 낯선 상태가 관객에게도 전달되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무대가 된 곳 역시 공연장이 아닌 폐공장의 옥상이어서 일반 관객들에게는 낯선 공간이기도 헀지만 콜밴 아저씨들은 공장을 보자마자 생산1과, 생산2과에 얽힌 공장의 이야기를 하실만큼 익숙한 공간이기도 했어요. 작품 속에서 진행되는 이야기에는 <9일만 햄릿>을 연출한 진동젤리의 이야기와 질문도 포함되어 있어요. ‘진동젤리’가 연극을 통해서 콜트콜텍의 상황과 문제에 대해 조금 더 직접적으로 접근했다면 저희는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그 이야기를 이어나가려고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어요.

<서울 데카당스>와 <서울 데카당스 - live>가 비슷한 제목으로 연결되어 있는데요, 내용적으로는 연결되는 부분을 크게 찾아볼 수는 없었어요.

<서울 데카당스>의 주인공이었던 박정근씨와 이번 작업의 콜밴은 표면적으로는 전혀 연관성이 없지만 두 작품 모두 전혀 원치 않았고, 예상치 못했던 사건을 겪게 되면서 드러나는 개인의 변화와 주변과의 관계를 다루고 있어요. 모든 사건은 결국 개인에게 본질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거든요. <서울 데카당스 - live>의 ‘live’는 그래서 실제 공연을 뜻하는 라이브라기 보다는 ‘ongoing’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단어입니다. 우리가 외부에서 접하고 바라보는 사건은 종결되었을지라도 그 사건을 직접 겪은 개인들과 주변은 돌이킬 수 없는 변화의 형태로 영향을 미치고 있거든요. 무대 안에서 끝난 이야기가 생활로 돌아가면 또 다시 시작되고 있는 것이죠. 두 작품 모두 사회를 움직이는 거대한 구조 안에서 개인이 겪는 변화가 어떠한지 그 변화가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우리에게 스며드는지에 대한 고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세간에서는 옥인콜렉티브를 사회적 예술을 하는 팀으로 평가하는데 옥인콜렉티브는 스스로를 사회 운동가와 예술가 중 어느 쪽으로 생각하고 있나요?

별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실 거 같아요(웃음). 그런 비교는 사회운동을 하시는 분들에게 죄송하고요.... 옥인 콜렉티브의 개개인이 방향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사회적인 문제에 모두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관심이 있다고 그것을 바로 작업에서 다룰 수도 없고 설령 작업 안에서 어떤 문제를 다루더라도 아주 조심을 하는 편이에요. 작업에서 어떤 문제를 이야기했다면 그것은 그 문제가 옥인 콜렉티브에게도 매우 중요했기 때문일 거예요. 저희가 해왔던 예술, 미술의 방법들 또한 사회의 변화와 흐름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저희의 고민은 작가로서 뿐만 아니라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겪게되는 경험과 질문들을 작업 안에서 어떻게 풀어낼까 하는 것에 있는 거죠. 개별적인 사건과 현상들 속에서 우리가 보는 것, 말할 수 있는 것이 찾아지면 이것을 다른 관객들에게 말을 건낼 수 있는 방식이 무엇인지 또 생각하거나 그것에 대해 더 깊은 통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기도 하면서 계속 대화를 이어나가고자 하는 것이 저희 작업의 방식이에요.

 

<서울 데카당스 - live>를 비롯해 즉흥적인 방법을 작업에 적용하시는데 돌발상황에 대한 불안감은 없으신가요?

저희가 즉흥극을 시도해본 이유가 그런 것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어요. 작업의 결과가 때로는 영상이라는 매끈한 형태로 나온 경우라고 해도 작업의 과정을 반쯤은 열어놓고 울퉁불퉁하게 만드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예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와 우리 자신도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의식적으로 제한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이 재미있어요. 그러다보면 과정이 조금 지저분해지기도 하고 시간이 한없이 늘어나기도 하는데 오히려 그런 부분에서 하나의 고정된 시각이 아닌 다양한 측면을 바라볼 수 있는 여지가 생겨나는 거니까요. 물론 관객을 향한 저희의 의도는 분명히 존재해요. 그런 부분에서는 느슨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하죠. 하지만 우리가 예측하지 않았던 부분을 위한 공간을 항상 열어두는 거예요.

 

옥인콜렉티브의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저희는 항상 ‘옥인콜렉티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 곧 해체할 수도 있다.’라고 말하곤 해요. 처음부터 ‘우리는 이제부터 옥인 콜렉티브야.’하고 모인 게 아니거든요. 어쩌다보니 공통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였고 그게 좋아서 모임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지금까지 이어지게 된 거죠. 지금도 세부적인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뭐 했으면 좋겠다. 같이 뭐 하자.’라고 했을 때 할 수 있는 건 하고 할 수 없는 건 못하고 그래요. 그게 오히려 자연스러운 방향이 되기도 하니까요. 하고자 하는 바를 꼼꼼하게 계획해서 그것을 해냈을 때의 성취감도 좋지만 갑작스럽게 나타난 상황에 대해서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잘 타고 넘어갈 때에 느껴지는 매력도 분명히 존재해요. 그래서 옥인콜렉티브의 미래도 그렇게 스스로의 방향을 결정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맡겨두고 있어요.

 

 

옥인콜렉티브의 작업은 끊임없이 ‘열림’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 각자의 인생을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가 하나의 헤드라인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게 변주되는 것, 옥인콜렉티브는 그 변주곡에서 태어나게 될 무언가의 가능성을 믿는다.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그들은 우리 사회의 이야기를 예술의 언어로 풀어내고 있으며, 옥인콜렉티브의 미래 역시 ‘닫힌 결말’로 상상하지 않는다. 마치 몇 개의 지문으로만 이루어진 절반의 즉흥극처럼, 정해지지 않은 미지의 공간에서 만나게 되는 새로움을 항상 기대하는 옥인콜렉티브의 이야기를 듣고 언제부터인가 잃어버린 낯섦의 향한 기대감을 되찾아 보는 것을 어떨까.

 

옥인콜렉티브의 <서울 데카당스 - live>는 8월 9일 오후 1시 산울림 소극장에서, 8월 12일 오후 7시 인디스페이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취재  |  문지은 윤하영 한진희 루키

기사작성  |  윤하영 루키

사진  |  옥인 콜렉티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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