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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데일리 [5호] 지나가는 사람들 GT
2015-08-10 15:49:42
NeMaf <> 조회수 923

 

8월 9일 산울림소극장에서 대안영화 섹션 중 장편에 속하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상영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김경만 감독의 작품으로, 시대에 휩쓸릴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모습과 풍경에서 인간의 마음을 발견하는 내용을 다뤘다. 영화 상영이 끝난 후 감독과 관객들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하는 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이신 조혜영 프로그래머의 진행으로 이뤄졌던 김경만 감독과 관객들과의 대화를 일부 기록한 것이다.

 

 

이 영화는 전작인 <미국의 바람과 불>과 스타일적인 면에서 비슷하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지난번 작품보다 사람들이 강조된다고 느껴지는데, 전반적으로 어떤 것들을 다루려고 하셨나요?

 

<미국의 바람과 불>에서는 사람들보다는 인식이라는 문제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한국에서 미국이라는 나라가 주는 위상이나,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한국이 가지는 인식이나 생각들을 다뤘죠. 이번 영화에서는 사람들의 얼굴이나 표정, 더 나아가서는 아름다운 모습을 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아마 지난번 작업에서 생겨난 만족감이 이번 영화에서도 유사한 형식을 취하게 한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작품을 보다 보면 영화를 네 시기로 구분한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현대 파트는 제가 직접 촬영을 한 장면인데, 제대로 된 품질로 상영되지 못해서 마음이 아프네요. 제가 촬영하고자 했던 장면은 출근 장면이었어요. 생기 없는 현대인의 모습을 잘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이러한 불행한 표정이 어디서 기인되었고, 그런 불행함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잃어버렸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거예요. 이런 장면과 대비해서 과거의 장면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한국 사람들이 생기를 잃어버리게 된 과정이에요. 해방 직후에 희망과 가능성을 갖게 되었지만, 전쟁으로 인해 그 희망과 가능성이 상실되어 버리죠. 그렇게 불안 속에서 살아가다가 경제개발과 산업화를 경험하는데, 이를 통해 얻는 것도 많지만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게 되는 거예요. 이런 것들을 봤을 때, 저는 시대적으로 나눴다기보다는 주제에 따라 나눴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감독님의 말씀을 들어보면 이번 작품은 간신히 찾은 희망과 가능성을 잃어버린 채 생기 없게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군요. 현재 한국 사회에 대한 감독님의 생각이 반영된 것인가요?

 

현대 파트를 촬영하는데, 사람들이 기뻐하는 장면이나 아름다운 장면을 찍을 기회가 적었습니다. 울랄라세션을 보면서 사람들이 환호하는 모습을 촬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슬펐어요. 한국 사람들이 가장 기뻐할 수 있는 순간은 이렇게 소비를 하는 순간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사실 소비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는데, 전반적으로 사회가 진짜를 잃어버리고 가짜로 대체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런 이유로 인해, 제가 생각하는 한국 사회에는 생기가 없어요.

 

이번 작품을 보면서 흥미로웠던 또 다른 점은 음악이었어요. 앞에서는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가 나오고, 뒷부분에서는 말러의 교향곡이 나오죠. 그런데 이 두 음악이 굉장히 달라요.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는 슬프고 비극적이지만, 말러의 교향곡은 화려하고 역동적이죠.

 

음악을 먼저 선택하고, 그 음악에 맞춰서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쇼팽의 곡은 반복해서 사용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곡이 짧다보니 반복해서 사용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말러의 교향곡은 피아노 소나타보다 풍부하고 많은 것들을 담을 수 있었어요. 유명한 오케스트라에 원하는 음악을 만들어달라고 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말러의 곡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감독님의 작품을 통해 아카이브 푸티지의 연출력이 느껴집니다. 직접 촬영한 것이 아니고 옛날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그 작품이 주는 느낌과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그런데 이러한 아카이브 자료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아요.

 

<미국의 바람과 불>을 제작할 때 KTV라고 부르는 독립영상제작소에서 원하는 자료들을 가져올 수 있었죠. 그때는 제작 지원을 받아서 가능했는데, 이번에는 요청이 거절당했어요. 그래서 지난 과정에서 구했던 자료들을 통해 이번 작품을 만들었죠. 자료의 한계로 인해 구성도 많이 제약되었지만, 오히려 원하는 것을 찾지 못하니까 더 좋게 만들려고 노력하면서 더 좋은 것을 발견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다만 얼마 전에 KTV가 이전했던데, 자료를 잘 운송했으면 좋겠네요.

 

그렇다면 아카이브를 작업을 하시면서 무의식적으로 자료를 고르게 되는 기준이 있으신가요?

 

의식적인 면이랑 합치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번 작업에서는 보다 좋은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감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것들을 찾아다녔죠. 가능하면 얼굴이 잘 보이고 한 인간으로서의 모습이 잘 드러났으면 하는 마음이었어요. 이처럼 매번 보여주려고 하는 방향이 다르다 보니까 선택할 때마다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감독님의 전체적인 표현 방법에 만족했지만, 누군가는 이 영화가 지루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은 안 하셨나요?

 

말이 없는 영화죠. 자막도 가능하면 빼고 싶었고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에만 넣었어요. 사실 영화가 설명으로 환원된다면 영화에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라는 것이 무언가를 보여주고 말로 설명될 수 없는 어떤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방식을 채택했고 필연적으로 지루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다음 작업으로는 어떤 것을 생각하고 계시나요?

 

아직 사용하지 못한 것들이 많아서 계속 작업하고 있습니다. 아카이브 풋티지를 이용한 사람이나, 촬영을 해서 작품을 제작하는 사람이나, 외부 속에서 자기가 발견한 어떤 것을 작업하는 점에서 같다고 생각해요. 저한테는 아카이브 풋티지라는 틀이 있고, 그 속에서 뭔가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죠. 앞으로 당분간은 계속 이러한 방식으로 작업을 할 것 같아요.

 

※지나가는 사람들은 8월 12일 수요일 오후 다섯시 인디스페이스에서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진행  |  조혜영 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참여 작가  |  김경만 감독

기록  |  문지은 루키

사진  |  정지수 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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