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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데일리 [8호] 안상범 작가 인터뷰
2016-08-11 12:23:19
NeMaf <> 조회수 970

 근대성과 도시를 다룬 작업들은 7,80년대부터 수많은 작가들이 시도해오고 있다. 그들은 저마다의 어법으로 근대화로 벌어지는 상실과 보존사이 갈등의 지점을 주름잡았다. 이미 새겨진 수많은 주름들 사이로 젊은 작가 안상범은 이제 막 자신만의 어법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네마프를 찾은 작가 안상범, 올해에는 어떠한 이야기를 가지고 왔는지 서면으로 만나 보았다. 

 

 

제 15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전시제에서 관객구애상을 수상한 바 있으신데요, 올해에도 참여하게 된 계기 및 소감을 말씀주신다면?

 

 작년에는 공모 지원을 통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올해에는 사정상 공모에 지원하지 못했었는데, 네마프로부터 과거 참여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섹션이 있다고 연락을 받아서 제작 중인 작품의 프리뷰 영상을 보내게 되었고, 그렇게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하려는 작가로서 작품을 상영하거나 전시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네마프를 통해 거듭 작품을 소개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쁩니다.

 


 <사대문의 도시 Part 4>는 인터뷰와 픽션이 결합된 다큐멘터리 픽션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를 선택하게 된 계기, 혹은 영감을 준 다른 작가나 작품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사대문의 도시>는 독립적인 테마를 가지는 서울의 사대문을 하나의 카테고리 안에서 다루는 4채널 다큐멘터리로 계획되었습니다. 그래서 각 부분들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줄 장치가 필요했고, 모든 문과 연결되는 한양성곽을 따라서 걷는 산책자H 라는 인물을 설정하게 되었습니다. 픽션의 결합은 다큐멘터리만으로는 보여줄 수 없는 부분들을 드러낼 수 있는 가상적 표현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작품 같은 경우에는 철거되는 옥바라지 골목에서 실체가 있는 유물을 발견한다는 허구적 상황을 부여함으로써 희망을 이야기하는 반면, 대물림되는 또 다른 죽음을 연상시키는 의도를 가지게 됩니다. 
 작품의 내용에 있어서 주된 영감을 준 작가는 없습니다. 오히려 역사 기록물이나 현장에서 영감을 받은 편입니다. 형식에 있어서는 자 장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오메르 파스트등 다수의 작가로부터 영향이 있었습니다. 대체로 다큐멘터리의 형식성을 뛰어넘는 시도들에 관심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지에 서사를 덧입히는 직접적인 방식보단 상상을 유도하는 포에틱(poetic) 영상 작업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작년 글로컬 구애전에서 선보인 <집향>과 마찬가지로 <사대문의 도시 Part 4> 역시 '사라져가는 것'에 대해 다루고 계시는데요, 특별히 이러한 소재를 선택하시게 된 계기가 있다면 어떤 이유에서이신지 여쭙고 싶습니다.

 

 <집향>은 제가 유년시절을 보낸 동네가 재개발로 사라지게 된 자전적인 경험에서 비롯해 만들게 되었습니다. 네마프에선 소개되지 않았던 <연금술사의 돌>(2015), <우음도>(2015)에서도 마찬가지로 장소의 변화와 상실을 어느정도 다룹니다. 집향 이후로 매번 장소성의 상실이라는 주제로 돌아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라지는 과정이나 특정 사건을 명시적으로 기록하고 재현하는 것 보단, 그것을 어떤 관점에서 기록하고 기억해야 할지 더 고민합니다. 대체로 역사는 거대서사만 기록되고 개인적인 기억들은 쉽게 잊혀지거나 은폐됩니다. 이번 작품의 배경이 되는 옥바라지 골목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옥바라지라는 행위 자체가 흔적이 남기 어려운 무형의 역사이면서 사람들의 기억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그 역사성을 인정받지 못한 채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반면에 서울시는 서대문형무소와 한양도성을 유네스코에 등재 하려 하고 있고,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에 의해서 철거된 서대문(돈의문)의 복원사업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가 겹쳐 보이면서, 역사를 파괴하려는 힘과 회복하고 가치를 인정받으려는 힘이 공존하는 양가적인 상황이죠. 여기서 제가 하고자 한 것은 단순히 사라져가는 것을 조명하는 것 이상으로 현재의 모순을 직시하고 물신화된 역사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자 함입니다.

 


<사대문의 도시>는 서울 사대문을 각각 다루는 일종의 연작 형태의 프로젝트인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준비 중이거나 진행 중인 다른 프로젝트가 있다면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현재 사대문의 도시에서 남대문에 해당 하는 파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남대문은 2007년에 문화재청에서 실시한 건축, 문화재 복원 기술인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스캐닝을 통해서 디지털 데이터로 치환되었고, 1년 후인 2008년, 방화사건이 일어나면서 대부분 소실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시 복원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대문은 여전히 역사적 유물로서 기능하고 있습니다. 해당 파트에서는 그런 객체를 디지털 공간으로부터 회수하는 여정으로 그려질 예정입니다. 

 

 

네마프2016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나 바라는 점이 있다면?

 

 네마프는 국공립 기관이 주관하는 비엔날레나 영화제와는 다르게 여러 부분에서 더욱 열린 성격을 가진 미디어 페스티벌이라 생각합니다. 쉽게 접하기 어려운 작품들을 소개해주면서, 저처럼 전시기회가 마땅치 않은 신진작가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장이 되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계속되길 바랍니다.

 

 


 근대화로 인한 상실의 문제에 과거 작가들이 혁명적인 태도로 달려들었던 것 과 달리 안상범 작가는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하면서도 가상을 넘나드는 독특한 방식으로 거리를 두어 바라보고 있다. 지난 세대의 역사를 다시금 들추어보는 젊은 세대의 한계점 때문일까. 그러나 지난 네마프에서 선보인 작품 <집향>이 개인적 층위에서 이야기한 것에 반해 이번 작품 <사대문의 도시 part 4>는 역사적 층위에서 비판을 가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한 층 진화한 작가의 어법을 확인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상실과 보존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의 삼각관계에서 한 점을 집어낸 다는 것은 한 사람이 다하기에는 벅찬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관계 속에서 자신만의 여정을 하고 있는 안상범 작가의 밝은 미래를 기원한다.  

 

 


2016.08.02

 

취재 | 정솔지 최상규 루키
기사작성 | 최상규 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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