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커뮤니티 > 웹데일리

웹데일리

웹데일리 [INTERVIEW] 오재형 작가
2017-08-16 16:36:19
NeMaf <> 조회수 866

 

작가 오재형은 피아노와 그림, 그리고 영상이라는 사뭇 달라보이는 장르들을 묶어 말로는 담을 수 없는 한마디 위로를 보낸다. 네마프를 통해 데뷔한 작가 오재형이 이번 네마프를 다시 찾으면서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는지 만나보았다.

 

 

 

<블라인드 필름이후로 준비하고 있는 작업이나 관심사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블라인드 필름>을 시작으로 제가 영상을 틀고, 피아노 연주를 하는 작업을 공연의 형태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 형태에 다른 영상작업을 추가해서 연주-상영의 형태로 계속해서 만들어나갈 생각이 있어요. 이번 개막공연 때 발표할 <보이지 않는 도시>도 그 중 일부입니다. 완성된 작업이 아니라서 작품 중 일부를 소개할 것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영상과 음악을 공부해서 완성도 있게 만드는 게 계획입니다.

이와는 별도로 5.18에 관한 댄스필름을 제작 중에 있습니다. 댄스필름은 한마디로 현대무용가들이나 퍼포먼서들과 함께 작업해 그것을 10분 분량의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만드는 것이에요. 함께 작품활동을 하는 ‘다큐유랑’이라는 크루도 있어요. 창작자들과 다큐제작자들이 모여 작품 제작 및 상영의 기회가 부족한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만들어진 크루인데, 그 속에서 자체적인 배급-홍보를 통해 꾸준히 작품 발표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화를 전공하다가 영상작업으로 넘어온 것이 특이해요회화에서 영상작업으로 넘어가게  계기와 한국화와 영상작업이 서로에게 미친 영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한국화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영화 <취화선>을 보고 ‘멋있다’고 생각해서 전공하게 되었어요. 막상 대학에 가서는 그림은 안 그리고 피아노만 쳤었죠. (웃음) 다시 그림을 그리겠다고 마음먹고는 한국화가 아니라 유화를 그렸어요. 그때그때 흥미에 따라서 움직였던 것 같아요. 영상은 영화 <헤드윅>을 보고 나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헤드윅>을 보다 보면 중간중간 애니메이션이 나오는데 이러한 형식의 영상을 대학교때 만들어봤었어요. 이게 제 최초의 영상작업이었고 2009년 네마프에서 <쇼팽 이미지 에튀드>라는 제목으로 상영되었어요.

요즘에는 연주와 영상을 섞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서로에게 미친 영향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적은 없으나 연결지점이 많다고 느끼기는 했어요. 그림은 시각예술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매체인데 이를 공부한 것 자체가 영상을 만들 때의 구도나 색감에서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블라인드 필름>은 제가 그림을 그릴 때의 붓질과 스타일을 영상으로 구현한 예가 될 것 같습니다. <보이지 않는 도시>에서는 직접적으로 제 그림이 삽입돼요. 이렇게 생각해보니 회화와 영상이 서로에게 실질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 같기도 하네요.

 

 

작가님의 이전 다큐멘터리 <강정 오이군>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다룹니다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환경문제나 반대시위  여러 가지의 첨예한 문제들이 겹쳐있다고 생각하는데, <강정 오이군> 작업할  어떤 문제의식에 초점을 맞추었는지 듣고 싶어요.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는 다루기가 상당히 방대한 주제였어요. 강정마을의 환경파괴 문제와 더불어 건설기지 과정에서 부재했던 민주적 절차의 문제, 또한 제주 4.3사건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제주도민들의 핍박 받은 역사 문제도 있습니다. 또한 해군기지 건설로 인한 주민공동체 파괴 문제 역시 심각했습니다. 동시에 이 모든 문제에 대해 저항하는 시민들을 향한 국가폭력도 겹쳐있었죠. 2012년부터 매년 강정마을을 방문하며 처음 관심을 가졌던 환경문제 이외에도 굉장히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작업을 시작할 때 이 모든 문제지점들을 한 작품에 다 담기에는 제 역량이 모자란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것들이 왜 말이 안 되는가’에 대해 감성적으로 느끼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진행했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가 이 영화를 봐도 ‘무언가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도록 흥미롭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번 네마프 개막식에서 <피아노멘터리> 공연하시게 되었어요. ‘피아노멘터리라는 용어는 ‘피아노 ‘다큐멘터리 합성어로 보이는데 둘을 연결하게  계기와 의도는 무엇인가요?

작업에 대한 레퍼런스는 일본의 미디어아티스트이자 음악가인 타카키 마사카츠였습니다. 그 분이 영상을 틀고, 피아노로 연주하는 식으로 활동하셔요. 사회정치적인 주제가 강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회화적인 이미지가 떠다니는 방식이 엄청나게 매력적이어서 내한공연도 가보고 <블라인드 필름>을 통해서 이런 식의 작업을 제가 직접 해보기도 했습니다. 작년에 개인전 ‘블라인드 필름’을 열며 시도해보았는데 저에게 잘 맞는 것 같아 계속 이어나가고 있어요.

 

 

작가님의 이전작들과 <블라인드 필름> ‘폭력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연결되는 지점이   같아요수많은 선택지  ‘폭력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사실 계속해서 ‘폭력’에만 집중해온 것은 아니었어요. 이전에 그림을 그릴 때는 숲 속의 자연,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해 몇 년 동안 작업했었고 얼마 전에 연출한 <덩어리>라는 다큐멘터리는 공황장애에 관한 작업이었습니다. 폭력에 집중하게 된 것은 대학 졸업 이후 처음으로 접한 사회현장인 강정마을 때문이었어요. 그 곳에서 일어나는 부조리한 사건들을 직접 관찰하고 나서 주위를 둘러보니 그러한 장소가 아주 많았습니다. 폭력이 일어나는 방식이나 장소는 다르지만 모두 같은 시나리오로 작동하고 있는 것 같았죠. 나중에는 어떠한 작업을 이어나갈지 모르겠으나 요즘에는 폭력에 관한 일들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조금은 무거운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예술성이 사회참여예술이 되었을 예술이   있는 가장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 질문은 저도 평생 동안 저 자신에게 해야 할 질문이라고 생각해요.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그러한 역할이 있기는 한 것일까?’라는 질문입니다. 제가 하는 작품은 투쟁장소나 투쟁하는 사람들에게 즉각적인 효과를 주지는 못할 것이에요. 그래서 계속해서 작업하고 발표를 해나가지만 달라지지 않는 현실을 볼 때면 무력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예술이 할 수 있는 역할이 특별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람들은 어려운 일을 당한 사람에게 다가가 친구가 되거나 도움을 주려 합니다. 돈이 많은 사람은 후원을 할 것이고 요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음식을 제공하겠죠. 혹은 말벗이 되는 것도 모두 도움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중 예술가는 자신의 작품으로 하나의 역할을 수행하는, 그 정도인 것 같아요.

 

 

영상작업을   가장 크게 고려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가장 크게 고려하는 건 지루하지 않게 만들고 싶은 마음입니다. 요즘에는 SNS의 영상들도 몇 초 보지 않고 끝까지 볼지, 말지를 결정해요. 내가 장편 작업을 하지 않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에요. 긴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끌고 갈 역량이 아직은 없습니다. 사람들이 지루하지 않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이번 네마프에서 개막공연을 관람할 관객들에게  마디 부탁합니다.

<피아노멘터리>에서 신작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보이지 않는 도시들>이라는 작업이에요. 이 작업은 이탈로 칼비노의 『보이지 않는 도시들』이라는 소설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입니다. 그 소설은 마르크 폴로가 세계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돌아와 왕에게 보고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가 보고하는 나라들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환상의 도시들이에요. 그래서 왕에게 은유적이고 시적으로 보고하죠.

저는 이 소설에 등장하는 각기 다른 성격의 도시 하나하나를 그림으로 그리는 작업을 예전부터 하고 있었어요. 그냥 그리는 게 아니라 제가 느끼고 보았던 현실 도시의 문제들을 접합시켜 그림으로 그렸기 때문에 제가 해석한 『보이지 않는 도시들』을 작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실 겁니다. 혹시라도 이탈로 칼비노를 아시는 분이라면 더욱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을 듯 해요. 한편으로 라이브 연주와 영상 상영을 엮는 작업은 제가 계속해서 발전시키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이번 공연이 하나의 쇼케이스 정도 되는 무대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에게도 굉장히 실험이고, 영화제에서도 저를 부른 게 실험인 것 같아요. (웃음) 이번 공연은 기타리스트 정재영 씨와 함께 하게 된 만큼, 음악적으로 더욱 풍부한 사운드를 감상하실 수 있을 듯 합니다.

 

 


바야흐로 폭력의 시대다. 오재형은 비일비재한 폭력의 광장 속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위로를 건넨다. 무력감 속에서도 자신이 건네는 위로에 대한 확고한 방향성과 꼿꼿한 한마디를 누군가의 손에 쥐어준다. 올해 네마프의 주제는 “말, 분리, 표류의 가능성”이다. 작가 오재형은 지나치게 넘쳐나는 말과 분노 어린 분리들 속에서 “표류”한다. 

 

 

취재 및 정리  김혜림 루키

사진 │ 김지원 루키

 

 

 


 
 
 |  알림-새소식  |  운영자에게 쪽지보내기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사이트맵
제16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 (사)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 대표 김연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5-82-18378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30-1번지 2층 (121-836) | 2F 330-1 Seogyo-dong Mapo-gu Seoul Korea (121-836)
TEL 02)337-2870 | FAX 02)337-2856 | E-MAIL igong@igong.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