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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TALK] 경계에 선 네덜란드 여성감독과 한국 여성감독의 경향
NeMaf 조회수:792
2019-08-18 23:54:33

817일 오후 320분경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마를린 호리스 회고전의 <안토니아스 라인> 상영 이후 <경계에 선 네덜란드 여성감독과 한국 여성감독의 경향>을 주제로 한 대담이 진행되었다. 김장연호 NeMaf 집행위원장의 진행 아래 패트리샤 피스터스 암스테르담대 교수와 심혜정 영화감독 그리고 정민아 성결대 연극영화학과 교수가 각국의 여성감독의 경향과 현주소 및 향후 과제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본 행사는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중앙대와 한국외대 HK 접경인문학연구단에 의해 공동주최 되었으며 설경숙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프로그래머가 통역을 맡았다.

 

김장연호: 오늘 이 대담을 통해 네덜란드와 한국 여성감독의 경향을 알아볼 텐데요, 우선 여성감독과 영화정책에 관심을 두고 현지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신 패트리샤 피스터스 교수님으로부터 네덜란드 여성감독의 경향과 영화에 대해 들어보겠습니다.

 

패트리샤 피스터스: 네덜란드에서는 1977년이 되어서야 첫 번째 여성감독의 영화가 만들어졌는데요, 그는 바로 누츠카 반 브라켈(Nouchka van Brakel)이라는 감독이었습니다. 그의 작업을 통해 이전에는 없었던 주제가 영화에서 다뤄지기 시작했으며, 이는 1970년대 여성 해방운동이 이루어지고 있던 당시의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텐데요. 엄마와 딸의 관계를 탐구하거나 여성이 다른 여성과 사랑에 빠지고 그로 인해 가정을 잃게 되는 등의 새로운 주제들이 등장했습니다.

 

90년대까지는 누츠카 반 브라켈과 마를린 호리스를 비롯해 5~6명 정도의 여성 감독들이 영화를 만들었으며 그 이후에는 많은 여성이 영화학교에 들어가거나 제작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네덜란드에는 1980년대부터 네덜란드 필름 펀드(Dutch Film Fund)라는 제작 지원제도가 있었는데, 이를 통해 감독뿐만 아니라 촬영감독, 편집 등으로도 많은 여성 영화인들이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이 세대에 영화를 만든 여성 작가들은 특별히 젠더에 관한 이슈를 내세우진 않았지만, 대신 어린이 영화 등 다른 주제를 다룬 양질의 작품들을 만들었습니다. 때문에 199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 여성감독들이 만든 작품들은 많았지만 성에 관한 이슈는 비교적 인정받지 못한 편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10년대 이후에는 매우 많은 여성 인력이 영화계에 뛰어들었습니다. 영화학교뿐만 아니라 예술학교나 디자인아카데미와 같은 교육기관을 통해서 많은 여성이 영화를 만들 수 있었는데요. 그 이후에는 1970년대에 비해 아주 다양한 주제가 다루어지면서 특히 이민자와 정체성의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떠올라 마이케 더 용(Mijke de Jong)이라는 감독은 로테르담에 사는 무슬림 소녀가 한 소년과 사랑에 빠져 시리아로 떠나는 내용의 <라일라 M.(Layla M.)>이라는 작품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젠더 문제가 다시 등장했지만,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세대가 등장하면서 보다 유희적이고 가벼운 방식으로 문제가 다뤄진 것 같습니다.

 

끝으로 수치적인 정보를 드리자면, 네덜란드의 총인구는 1,700만 명이며 1년 동안 만들어지는 평균 50편의 영화 중 40% 정도가 여성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이때 여성이란 감독, 프로듀서, 시나리오 작가를 모두 포함한 것입니다. 최소한 20%의 영화는 공식적으로 지원을 받아 만들어진 여성의 영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네덜란드에서는 1년에 1억 4천만 달러 정도가 장편 영화, TV에서 만들어진 영화, 다큐멘터리를 모두 포함한 분야의 예산으로 책정되고, 그중에서 4천만 달러는 TV에서 만들어진 영화에, 나머지인 1억 달러는 영화 쪽에 쓰이고 있습니다. 이는 할리우드에 비하면 아주 적은 예산이지만 나름대로 활발하게 운용되고 있으며, 다른 나라와의 공동제작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여성감독 중에서는 굉장히 성공적이고 국제적으로 알려진 감독들이 많이 있는데요. 한 예로 샤샤 폴락(Sacha Polak)의 경우 네덜란드의 여성감독으로서는 처음으로 선댄스 영화제에 영화가 상영된 바 있습니다. 이런 공식적이고 제도적인 문화의 주변부에서는 많은 독립영화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김장연호: 네덜란드의 여성감독에 대한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2007년도에 패트리샤 교수님의 <시각문화의 매트릭스>라는 책이 한국에도 번역되어 출판되었는데요, 그 책의 역자가 바로 정민아 교수님이세요. 함께 자리해주신 두 분께 감사드리며 정민아 교수님께 한국의 여성감독에 대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민아: 우리나라의 인구는 네덜란드의 세 배 정도인 5,800만이며 매년 300편가량의 작품이 제작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숫자는 주류 영화뿐만 아니라 독립영화와 다큐멘터리 등을 모두 합한 것인데요. 독립영화와 다큐멘터리, 단편영화 등으로 분야를 한정하면 여성감독과 남성감독의 비율은 50대50이지만, 주류 영화에서는 여성감독의 비율이 10%대로 급격하게 떨어집니다. 전체적으로는 20~30%의 여성감독들이 활약하고 있는 셈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감독은 1955년에 <미망인>을 만들었던 박남옥 감독인데요, 1953년에 한국전쟁이 끝났다는 점을 고려할 때 1955년에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경이로운 일입니다. 1954년과 1956년에 각각 <춘향전>과 <자유부인>이 나오면서 한국 영화가 폐허에서 다시 일어설 무렵 박남옥 감독이 제작 현장에서 아이를 업고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는 일화가 있습니다. 60년대에는 그 뒤를 이어 최은희 감독과 홍은원 감독이 등장했고, 70년대에는 이화여대 카이두 클럽이라는 실험영화 제작 집단을 필두로 여성영화운동이 일어났습니다. 80년대에는 한국 영화가 침체기를 겪어 이미래 감독 같은 분이 홍일점으로 활동하셨는데요, 여기까지가 우리나라 여성감독 1세대의 시간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 영화사의 중요기점은 제도적인 민주화가 성취된 1987년이고, 그 이후인 90년대부터는 정치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문화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여성운동의 경우 이미 70년대부터 공장 노조를 중심으로 전개되었지만, 페미니즘의 명칭으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87년 이후의 일이었습니다. 특히 1995년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루었던 변영주 감독의 <낮은 목소리> 시리즈는 90년대의 열린 광장에서 얻은 큰 성과물이었으며, 이 당시 등장한 여성감독으로는 홍형숙 감독과 이정향 감독, 정재은 감독 등이 있습니다.

 

페미니즘의 역사를 간략하게 훑어보자면, 1920년대 서구의 여성 참정권 운동이 1차(first-wave feminism), 68혁명 시기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이다’라는 구호를 들고 등장한 것이 2차(second-wave feminism)에 해당하며, 이후 80년대 레이거니즘과 대처리즘의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에 대항하며 나온 것이 3차 페미니즘 물결(third-wave feminism)이었습니다. 이때부터 백인 여성이 아닌 다양한 민족과 인종, 하위주체가 중심이 되는 교차성 페미니즘 이론이 출현하게 됩니다. 그 사이인 70년대에 영화학은 페미니즘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는데요, 영화이론가 로라 멀비(Laura Mulvey)는 과학적인 논증을 통해 주류 영화에서 남성 위주의 볼거리를 구성하고 시각적 쾌락을 전시하는 할리우드의 관례를 비판했습니다. 한국 역시 90년대 문화운동을 경유하면서 영화를 중요한 사회변혁의 도구로 받아들이게 되고 씨네 페미니즘이 본격적으로 상륙하게 됩니다. 서울여성영화제가 시작되고, 영페미니즘 운동이 이 시기에 새롭게 등장하면서 여성 관객들이 관객운동을 통해 씨네 페미니즘을 본격적으로 실천하게 되는 계기가 마련됩니다.

 

2000년대에 한국 영화계는 90년대 후반 IMF의 영향으로 르네상스를 맞이하게 되는데요, 독립영화와 다큐멘터리 진영을 중심으로 많은 여성감독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한편 2000년대 이후에는 기존에 멜로영화 중심이었던 한국 영화 산업이 재편되면서 스릴러나 액션이 유행해 남성 주도성이 훨씬 더 강화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80년대 서구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반동이 나타났듯이 한국에서도 90년대 이후에 비슷한 분위기가 형성되었던 것 같습니다. 2000년대 중반이 페미니즘이 재장전 되는 시기였다면, 이후 이경미 감독이나 노덕 감독처럼 본격적으로 장르 영화나 주류영화로 승부를 거는 여성감독들이 등장했고, 최근에는 윤가은 감독과 김보라 감독의 영화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이렇듯 여성 영화인들은 한국 영화의 흥망성쇠와 길항관계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영역을 개척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기존에 여성끼리의 좁은 영역이 아닌 보다 넓은 주류 상업영화계에서도 폭발력을 자랑하는 감독들이 보인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장연호: 마침 제가 2002년도에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을 설립하면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학자가 앞서 언급해주신 로라 멀비였습니다. 그 분의 글에 대안 영화(alternative cinema)라는 단어가 나오는데요, 여성주의적인 시각으로 만든 새로운 대안적 서사가 담긴 영화들을 소개하고 싶단 마음이 이번 기획전을 마련하는 동력이 되었습니다. 한편 올해 네마프에서는 심혜정 특별전을 마련해 작가님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현재 <욕창>이라는 첫 장편의 개봉을 앞두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작과정에서의 에피소드나 영화 현장에 관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심혜정: 저는 학부 때는 문학을, 대학원에서는 미술을 전공하고 미술 작가로 활동하면서 극영화와 실험영화 작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에 따라 형식을 자유롭게 결정해서 작업하고 있는데요. 2010년도에 단편 <김치>를 만들면서 극영화 작업을 시작했고 올해는 장편 <욕창>을 만들어서 내년에 개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상업영화 종사자분들이나 함께 작업하는 동료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여성 영화인들이 상당히 많아요. 학교에서는 과반수가 여성인 현장도 있고, 미대의 경우 남자가 별로 없어서 어떤 곳은 일괄적으로 성비를 맞추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상업영화 현장에 가보면 상황이 전혀 다른데, 그 이유를 고민해보니 여성감독의 영화나 여성적 서사는 흥행이 잘 안 된다는 고정관념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업적 성공을 거둔 여성감독이 없다는 거고, ‘여성적 서사’는 항상 사소한 이야기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 측면을 늘 스스로 고려하고 검열하게 되는 것 같아요.

 

반면 편집이나 음악 같은 기술적인 분야에서는 많은 여성분들이 성공적으로 활동을 이어나가고 계신데요, 그래서 생각해보니 여성감독의 흥행 성적을 비교하기엔 만들어내는 작품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성감독들이 3천편을 만들면 그중에 한두 개가 성공하고 나머지 숫자는 흥행에 실패한 수치일 텐데, 그에 반해 여성감독은 아주 작은 숫자인 100편밖에 만들지 않고 그 가운데서 평가를 하고 있는 거죠. 또한 저의 경우 영화학교에 다시 가려고 하니 여성이기도 하지만 나이든 여자라고 하는 핸디캡(handicap)이 따라오는 걸 느꼈어요. 심지어 저와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동료는 대학원 면접에 가서 남성 면접관으로부터 할머니가 왔다는 말을 들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남자와 여자가 있으면 굳이 왜 여자를, 또 젊은 여자와 늙은 여자가 있으면 굳이 왜 늙은 여자를 뽑아야 하는지 의문을 품는 분위기가 현장 안에 있는 거죠. 그래서 양적으로 성비를 맞추기는 쉽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여성이나 소수자의 이야기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늘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변화는 불가피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관객 1: 네덜란드 TV 산업의 분위기를 알고 싶은데요, 방송계에서 젠더 이슈가 어떻게 다뤄지고 있는지와 관련 문화와 토론회가 보편화되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패트리샤 피스터스: 네덜란드에는 많은 토크쇼가 있지만, 오직 하나의 프로그램만 여성이 사회자를 맡고 있으며 대부분의 게스트가 남성이어서 계속해서 비판이 있어왔습니다. 여성에게 발언권이 주어지는 비율도 20대80으로 터무니없이 적은 편입니다. 한편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많은 여성이 콘텐츠를 만들고 있으며, 특별히 젠더 이슈를 다루고 있진 않지만 여성 제작자가 만들어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TV 프로그램의 예로 <Hollands Hoop>이 있습니다. TV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의 비율은 높지만 그런 여성에 대한 재현이 너무 적다는 것은 여전히 큰 문제입니다. 또한 네덜란드인 여성 영화인이나 제작자들은 여성으로 인식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런 경향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분위기나 태도 때문에 특정 주제에 대해 말할 수 없게 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객 2: 심혜정 작가님께 여쭤보고 싶은데요, 영화를 만드실 때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스스로 검열을 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심혜정: 저의 경우 시나리오를 제가 쓰고 같이 만드는 팀 안에서 모니터링을 하는데요, 캐릭터나 주요 사건에 대해 사람들이 봤을 때 불편하지 않은지 혹은 균형이 잘 맞는지 계속 검열하게 됩니다. 거꾸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떻게 정확하게 전달할지에 집중하기보다는 누군가가 불편하지 않을지 고민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독립영화이기 때문에 그런 면이 적은 편이지만, 상업영화의 경우 젠더 이슈가 예민한 사안이라서 논란이 될 만한 부분을 피하려고 한다고 들었어요. 상업영화는 관객 수가 중요하기 때문에 훨씬 더 예민하게 그런 점을 점검하는 거겠죠. 하지만 제가 영화를 하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고, 또 여성이기 때문에 저의 시선으로 본 주변의 이야기들을 계속해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관객 3: 영화에서 남성적인 응시의 문제가 있다면 서사와 대사, 청각적인 부분 등 다른 영역에서도 한쪽 젠더에 편향된 부분이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또한 그것을 전복하거나 해결할 대안이 있는지, 이러한 현상이 지금도 나타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정민아: 서구에서는 70년대부터, 한국에서는 90년대부터 여성적 글쓰기에 대한 고민과 실험이 있었습니다. 기존 영화의 전형적인 기승전결 구조는 프로이트의 이론에 비추어 보았을 때 하나의 성감대를 갖고 한 가지 목표에 집중하는 남성적인 측면이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여성의 경우 성감대가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이야기를 기승전결 구조의 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대신 파편적으로 분산된 에피소드들로 둥근 원을 그리는 구조를 취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는 로라 멀비가 비판했던 주류영화에 대한 카운터 시네마(counter cinema)의 방식이자 실천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소수의 지적인 관객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최근에는 주류영화계 안에서 대중적인 관심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한다는 논점이 일어나면서 기존의 남성적인 서사나 장르 체계에 대안적인 여성 캐릭터를 등장시켜 폭넓은 호소력을 이끌어내는 양상이 나타났습니다. <캡틴 마블>이나 <말모이>, 그리고 박누리 감독 등을 언급할 수 있겠죠. 이렇듯 여성감독의 실천에는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습니다.

 

관객 4: 우리나라에서는 여성영화제를 개최하거나 해시태그 페미니즘 운동을 하는 등 페미니즘과 관련된 흐름이 있어왔는데요, 네덜란드 영화계의 여성주의 관련 분위기가 궁금합니다.

 

패트리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미투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네덜란드에서도 페미니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상태이지만, 70년대의 여성해방운동과는 사뭇 다른 흐름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마를린 호리스가 가부장제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누가 옳고 그른가를 판단했던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현재는 여성 안에 존재하는 복합적인 목소리들을 인정하는, 더욱 모호하고 복잡한 방식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엄마가 행복하지 않으면 모두가 행복하지 않아(If Mama Ain't Happy, Nobody's Happy)>라는 젊은 감독의 작품을 보았는데요, 이 작품은 4세대에 걸친 가족의 이미지를 보여주며 네덜란드에서 이제 더 바뀌어야 할 것은 없는지에 대한 질문, 그리고 자립과 독립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었습니다. 사실 네덜란드에서 현재 페미니즘보다 더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는 것은 문화적 다양성의 문제입니다. 이는 영화계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 해당되는데요, 미투 운동에 대한 인식 역시 강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이것이 더욱 시급하게 논의되고 있는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관객 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과 관련된 마무리 발언을 부탁 드립니다.

심혜정: 이 자리에서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감사했고, 계속해서 영화를 만들면서 작품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관객 분들께서 영화를 많이 봐주셔야 그만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정민아: 심혜정 작가님의 <욕창>이 개봉되면 다 함께 날개를 달아줬으면 좋겠고, 오늘 참석해주신 관객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패트리샤 피스터스: 저 역시도 이 자리에 초대되어 기쁘고 좋은 질문들을 해주신 것에 감사합니다. 이런 양국 간의 교류를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취재 │ 이예진 루키

 
사진 │ 나재훈 루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