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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호] [네마프토크] 알랭 카발리에 특강2
NeMaf 조회수:3544 추천수:22
2015-08-13 16:12:56

 

 

8월 12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알랭 카발리에 회고전으로 작품 일부를 상영했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초상Ⅱ와 필름맨이 상영되었다. 이하는 ‘필름맨’의 상영 이후, 설경숙 프로그래머의 멘트로 진행된 김지훈 교수의 해설 중 일부를 담은 것이다.

 

설경숙 프로그래머 : 알랭 카발리에 회고전 중에 필름맨을 보셨는데요. 감독님은 상업적인 영화로 시작하셔서 나중에 후기에 와서는 9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는 영화 만들기에 대한 존재론적인 의문점을 던지는 영화를 많이 만드셨습니다. 이번 회고전은 아쉽게 빠진 작품도 많고 작품세계를 다 나타낼 만큼 라인업을 갖추지 못했지만 우리나라에서 생소했던 그의 작품들을 소개하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중앙대학교 김지훈 교수 :

카발리에의 작업들은 에세이영화라고 하는 장르이지만 장르 위반적인, 특히 에세이 영화중에서 하위 장르인 다이어리 필름에 어떻게 카발리에 작품을 위치시킬지 말씀 드리겠습니다. 또한 필름맨이 에세이 영화의 어떠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는지 말씀 드리겠습니다.

 

1. 필름맨에 대한 간략한 설명

카발리에가 이런 종류의 작업을 하기 시작한 작품이 필름맨 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00년대의 이후의 영화가 개인적인 영화 만들기, 즉 다이어리 영화들을 대표 합니다. 자전적인 차원에서 보자면 1978년에 제작이 된 ‘이 전화 응답기는 메시지를 받지 않는다.’ 그리고 96년도에 ‘만남’ 이 두 개의 작품과 더불어서 ‘필름맨’이 자전적인 3부작이라고 불립니다. 카발리에는 개인적이고 소수의 스텝을 쓰면서 독립적인 제작 방식을 취하게 되면서 자본으로부터의 자유를 이야기 할 수 있었습니다. 필름맨이라는 제목 자체가 중요한 내용인데 말하자면 감독이 아닌 자신을 찍는 사람으로 규정했다는 것, 개인적인 제작 방식과 관련되고 감독 자신의 정체성을 반영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카메라는 정체성의 핵심일 뿐만 아니라, 카메라가 감독의 의식과 기억을 넘어서 카발리에 자신의 문제, 가족들의 문제, 세계의 문제를 다루는 탐색과 치유의 장치로 역할을 합니다. 후기의 작품들은 경계들을 던지고 그것을 줄여나가는 일을 해내갑니다. 예를 들면 다큐멘터리와 픽션, 주관적이고 객관적인 것의 간극을 줄이는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이런 과정의 영화가 탈장르적인 에세이 영화입니다.

 

2. 에세이 영화란?

문학적인 어원, 수필이라는 장르를 생각해보면,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나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쓴 글 혹은 신변잡기적인 모든 글을 에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시나 소설과 구분되게 다른 장르들을 넘어서는 경계 위반적 특성을 지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차원의 글이기도 하지만 공적인 경험이기도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장르 위반적이며 다층적인 주제 그 속에서 글쓴이의 주체가 직접적으로 드러납니다. 자신의 의식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면서 판단의 과정이 드러나는 것이 에세이의 특징이며 파편적인 것을 가정하고 열린 형식을 지니고 있습니다. 최근의 영화 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형식이 바로 에세이 영화입니다.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현실에 섞는 영화이며 대비되는 축들이 주제적, 표현적으로 상호작용합니다. 다큐멘터리면서 특정한 역사와 기억에 대해 감독들이 보이스를 내기도 합니다. 에세이 영화에는 두 가지의 성격이 있는데 하나는 감독이라는 주체가 표현되고 개인적이고 비판적인 반영을 나타내는 반영성, 그리고 다른 하나는 문학적인 에세이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주관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작가의 목소리는 나레이션 뿐만 아니라 몽타쥬, 사운드의 불일치, 자막 등이 대변합니다. 이와 같은 에세이 영화에는 하위 장르가 있습니다. 그 장르에는 인터뷰 형식, 그리고 여행, 특정한 문제에 대해 분석적으로 해석하는 방식, 영화에 대한 영화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이어리 영화가 있습니다. 카발리에의 작품들 그리고 이번에 상영했던 필름맨은 그 중에 다이어리 영화에 속합니다.

 

3. 필름맨은 다이어리 영화의 특징들을 잘 나타내

 

이 영화는 다이어리 영화의 특징들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필름맨은 1994년도부터 2005년까지 감독의 일상과 세계를 반영하였습니다. 그러나 탈 연대기적으로 자유분방하게 배열됩니다. 자아의 탐색, 자신과 부모 또는 자신과 아내와의 관계 문제, 삶과 죽음의 문제 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 영화는 감독의 눈과 몸으로 체험된 세계를 보여주며 그가 느끼고 보고 포착하는 피사체와 세계를 파악해 나갑니다. 복수적인 시간대 속에서 그에 맞춰 움직이는 자아도 표현 되었습니다. 주체가 탐색하고 질문을 하며 그러한 과정 속의 주체를 보여줍니다. 삶과 죽음, 가족관의 관계라는 주제가 있지만 파편적으로 제시되며 그러한 예로는 500프랑에서 수학자 파스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이 장면은 카발리에의 의식의 흐름에 의한 기법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에세이 영화 자체의 특징이기도한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의 긴장도 나타납니다. 이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으나 외부와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영화 속에서는 카발리에가 병원에 검사 받으러 갈 때 아내가 카페에서 기다리는 장면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카페의 풍경은 고요하고 적막합니다. 내적으로는 긴장된 상태이지만 외적으로는 그와 상반된 분위기를 제시합니다. 필름맨은 개인적 경험을 기록하면서 친밀한 대상이 주제입니다. 아내나 부모와 같은 가장 가까운 대상들과 어떠한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가지고 윤리적인 성찰이 반영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노모를 카메라에 담으며 삶을 정리하면서 삶을 놓지 않는, 이러한 관계의 성찰은 감동적입니다. 그러나 결말이 없는 열린 형식입니다.

 

4. 기술적 발전과 밀접한 에세이 영화

에세이 영화는 기술적 발전과 큰 연관이 있고, 카발리에가 이를 잘 실현해 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카메라를 업데이트하며 이를 통해 세계와의 관계도 변하는 것을 알 수 있죠. 개인적으로 영화 만드는 방식을 정립하고 변화시킵니다. 직관적으로 생각해보면 기술적 발전이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쉽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다이어리 식으로 감독의 일상을 기록하려면 카메라가 변화를 쉽게 포착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비디오는 쉽게 피사체에 접근 가능하고 흐름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카발리에의 영화에서 비디오 카메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디오는 촬영과 모니터링이 동시에 가능하기 때문에 이전에는 관찰적인 카메라였다면 비디오의 특성 때문에, 참여적인 관찰로의 변화가 이루어 졌습니다. 디지털 비디오 테크놀로지는 에세이적 사유 자체를 더 용이하게 만들었습니다. 필름맨에서 나타나는 비디오 카메라의 특성을 소개하자면 차도르를 쓴 여인에서 도로의 군중들을 포착하고 다시 여인이 사라지는 모습을 담는 방식에서 유동성 혹은 즉각성을 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특성으로는 친밀성이 있는데, 카발리에 자신의 신체나 아내와의 초근접적인 거리 그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삶에 대한 에너지를 발견하는 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반영성인데 카메라 자체를 드러내거나 카메라를 들은 작가 자신의 모습을 나타내면서 자신의 상태도 언급합니다. 작가는 이러한 특성을 통해 삶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상처들을 수반 할 수밖에 없고, 다시 말해 삶이라는 것은 그 상처를 다루고 치유하면서 나아가는 과정이라는 의미를 담아냅니다.

 

5. 마무리

영화 속의 잠든 암탉은 잠든 어머니와 등과적 존재이며 영화 ‘천국’에서의 공작새와도 연결이 가능합니다. 카발리에는 삶과 죽음의 문제를 동물을 통해서 성찰했습니다. 소멸의 운명 속에서 삶의 의지를 표명하고 ‘삶이란 어디로 가는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이 같은 질문은 영화를 찍는 과정을 통해 성찰하고 공유하지만 확정된 답은 없습니다. 이는 작가의 삶에 대한 태도는 열려있으며, 그 의미를 찾아내고자하는 영화적인 탐색은 계속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진행  |  설경숙 프로그래머

강연  |  김지훈 교수

기록  |  김준 루키

사진  |  여준석 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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