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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Nemaf] 매직 미러 GT
NeMaf 조회수:3838 추천수:37
2014-08-14 15:37:32

8월 13일 소극장 산울림에서 열린 <매직 미러> 감독과의 대화에 다녀왔습니다. 영화의 내용이 클로드 카훈의 책인 "거부된 고백"이라는 텍스트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고 하는데, 사라 퍼칠 감독님과 영화에 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Q. 이 영화의 바탕이 된 것이 클로드 카훈의 책인 "거부된 고백"인데, 왜 이 책을 선정하신 것인지 궁금합니다.
A. 카훈의 글들은 번역이 힘들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어요. 번역이 불가능하다는 것에 작업의 초점을 맞추고 제작하기 시작했어요. 이 영화에 주로 쓰인 사진들은 자화상이라고 불리는 카훈의 사진인데 천사처럼 인형처럼 때론 악마처럼 찍은 사진들이에요. 그래서 사진에서 나타나는 핵심적인 카훈의 자화상과 글의 조합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Q. 다른 작가들이 많은데 클로드 카훈의 작품을 바탕으로 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A. 클로드 카훈은 이미 세상을 떠난 고인이십니다. 카훈이 살던 시대에는 영화라는 매체로 작업을 하지 않았고, 당시에 카훈이 했던 예술은 그렇게 주목을 받던 편은 아니었어요. 카훈은 재발견되기 전까지는 잊혀진 예술가였어요. 당시에 액티비스트로 활동하다가 감옥을 가기도 하고, 커밍아웃을 하기도 했지만 주목을 받는 예술가는 아니었던 것이죠. 하지만 그 이후에 재조명 받으면서 현대 예술과 퀴어 예술 등의 여러 측면에 영향을 끼치고, 비록 저보다 수십년을 먼저 살다 가신 분이지만, 제가 동의하는 생각과 심리학을 저보다 앞서 생각하신 분이셨어요. 그리고 이미 세상을 떠난 작가와의 협업에 흥미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Q. 영화 속에서 한 사람의 여러 모습이 보이는 것이 마치 다중인격처럼 느껴지는데 설명이 듣고 싶습니다. 
A. 이 영화의 사진 속 자화상에서 드러나는 카훈의 다중성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한 사람이 찍은 사진인데도 각각 다른 사람처럼 보이고 자막과 함께 등장하는 목소리도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등장하는데 이 것은 자기 자신의 목소리이면서 동시에 주변 사람의 목소리로도 나타내고자 했어요. 카훈이 정체성에 대해 문화적으로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부여된 것을 탐색한 내용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Q. 영화의 각 부분 첫 장면에 등장하는 이미지는 어떠한 의미가 있나요? 
A. 카훈의 포토 콜라주를 재조합해서 사용했는데, 이 영화에는 카훈의 포토콜라주 뿐만 아니라 제가 선정한 포토콜라주가 함께 어우러져 있어서 카훈의 포토콜라주와 제 작품의 포토콜라주를 통해 확장된 포토콜라주를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제 작품에 대해 카훈의 포토콜라주에 저만의 포토콜라주를 잘 적용시킨 작품이라고도 합니다.

Q. 영화에 등장하는 사진 뿐만아니라 자막도 굉장히 인상이 깊었는데, 글도 전부 클로드 카훈의 텍스트인가요?
A. 제 작업에서는 카훈의 사진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어울리는 카혼의 글을 적절히 배치하는 것에도 중점을 맞췄었는데, 사진과 언어를 스티치로 바느질하듯이 맞췄어요.

Q. 사진과 자막, 사운드를 정적인 클로드 카훈의 책인 "거부된 고백"과 조화시키는 것이 어렵지 않으셨나요?
A. 저는 오히려 이 작업이 더 흥미로웠어요. 카훈의 정지된 사진에 사운드와 움직임을 더하는 작업을 통해 움직이는 이미지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좋았어요. 어떤 의미에서는 카훈의 작품과 유사한 결합구조를 갖고 있으면서도 사운드와 움직임을 더해서 새로운 형태의 병합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Q. 다음 작품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A. 다음 작품에서도 역시 클로드 카훈의 책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거예요. 클로드 카훈의 "거울에 대한 고백"이라는 책인데, 전기적인 재구성과 예술가로서의 목소리를 담은 작품이 될 거예요. 그리고 이 작품에서는 카훈의 어머니가 정신병동에 가게 되면서 카훈이 겪는 트라우마까지 담을 예정이에요.

Q. 마지막으로 관객분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A. 관객분들께서 제 영화를 보시고 카훈의 작업과 친숙해지시길 바라고 카훈의 작업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저에게 미친 영향을 관객분들께도 전해드리고 싶어요.

 

클로드 카훈의 작품과 감독님의 영화를 함께 감상할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감독님의 다음 작품도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뉴미디어루키 한귀원 주효진

사진 뉴미디어루키 정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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