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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 CRITCISM - 해파리와 함께하는 비평 웹진

  • Useless stories2 (노풀잎, 최보규) –
    [2021] nemafb 2021-09-01 조회수:1111 추천:1
    무심코 오른 택시에서 기사와의 ‘불필요한’ 대화로 곤란했던 경험이 있을 수 있다. 영화에는 제목만큼이나 쓸데없어 보이는 이야기를 늘어놓는 기사와 승객이 나타난다. 최단 거리로 조용히 가달라는 승객의 소원을 거스르는 택시 기사는 마치 편리와 효율이 장악하는 현시대의 흐름을 몸소 거부하듯이 인공지능이 장악한 미래의 위험과 불안에 관해 이야기한다. 소원을 들어주는 AI에 대한 첫 번째 이야기는 인간과 인공 지능의 착취적 관계에 대해 암시한다. 두 번째 이야기는 육체를 포기하고 ‘사이버 스페이스’...
  • 공차적응 (윤정원) – 박로사 관객위원
    [2021] nemafb 2021-09-01 조회수:969 추천:0
    시차 적응으로 인한 증상으로는 집중력 저하, 두통, 근육통 등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새로운 공간에 들어가도 마찬가지로 유사한 증상들을 경험할 수 있다. <공차적응>은 현실과 이상, 본래의 출발지와 낯선 행성의 차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댄스 필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서 이상이란 바라왔던 것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한 새로운 가능성까지 포함하고 있다. 우주선의 착륙과 인물의 착지는 엄연히 다른 것으로 나타난다. 달의 표면과 텐트 속, 옥상 등을 돌아다니며 몸을 움직이기 시작할 때 진정으로 발을 내디디며 새로운 공간에 적응...
  • 폭동 이후, 해방 전에 (청홍아이유) – 박나음 관객위
    [2021] nemafb 2021-09-01 조회수:1169 추천:0
    노란색 자막과 파란색 자막은 상이한 입장 표명이다. 내면이 동조하고 있는 색으로 인해 어떤 사회적 입장을 취할 것인가는 분명해진다. 노란색 자막은 홍콩의 시위대를 지지하며 파란색 자막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영상은 2019년 홍콩 시위 이후의 거리를 찍은 흑백 사진들로 구성되었다. 흑백의 이미지들로 인하여 자막의 색에 집중된다. 노란색 자막의 발화가 우선하며 이 선언적 발화는 오프닝의 문장(To all the protesters in history)을 대변하고 있다. 따라서 파란색 자막은 필연적으로 후행할 수밖에 없고, 항변(抗卞)...
  • 내부의 타자 (노한나) - 박나음 관객위원
    [2021] nemafb 2021-09-01 조회수:1562 추천:1
    물리적으로 삶은 어느 땅 위에 있으나, 그 땅이 가지는 위치성 이외의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는가. DMZ의 공간에서 네이션은 상실되지만 따라서 모두에게 공평하게 사회적 배경 또한 상실된다면, 동등하게 존재 가능한 최초의 공간은 역설적으로 DMZ가 된다. 철조망과 군인들이 늘어서서 향하고 있는 폭력으로 형성된 멈춘 땅은, 폭력으로부터 가장 해방된 공간이다. 이 공간에 서식하는 두루미에게 무당이 접신하는 것으로 시작한 이 3D 애니메이션은 두루미와 일체가 되어서 DMZ 공간을 활공한다.
    오랜 시간 외부로부터 차단되었던 DMZ의...
  • cruiser (정다혜) – 박나음 관객위원
    [2021] nemafb 2021-09-01 조회수:1067 추천:2
    17년 만에 자신의 고향인 후이저우를 방문하려고 하는 Kwok이 화자로 시작한다. 영상에는 배경음이 깔렸다가 지워지고 내레이션과 자막이 오간다. Kwok은 정에게 편지를 쓴다. 그러나 내부적이든 외부적이든 어떤 요인으로 후이저우에 도착하지 못하고 중간에 멈춘 그는, 그 상태를 ‘내가 엽서를 보낸 곳 그 기억 근처에 있다’고 표현한다. 물리적인 시간은 필연적으로 앞으로 흐르지만, 기억의 영역에서 시간이 쌓이고 축적되는 방향은 일관된 물리성을 빗겨나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도시의 건설 현장과 바닷속의 해파리 영상이...
  • 가양7단지 (서예향) – 박나음 관객위원
    [2021] nemafb 2021-09-01 조회수:1367 추천:3
    다큐멘터리는 피동적 결과물이다. 촬영이 시작되는 순간에 의도성은 배제될 수 없다. 이에 대해 히토 슈타이얼은 그의 저서 『진실의 책』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죽음의 공포로부터, 살아남은 사람들과 마음 놓이는 동일시까지, 승자의 열광으로부터 패자의 절망까지, 다큐멘터리 형식은 단순히 정보 전달만이 아니라, 강렬하고 특히 진정한 감정들에 대한 관여를 약속한다. 이 말처럼, 다큐멘터리가 가지는 의도성을 인정하고 다시 접근한다면, <가양 7단지>는 무엇을, 왜, 어떻게 제시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성실하고 선명하게 대답하고 있다....
  • 열두살 (박성진) – 김지우 관객위원
    [2021] nemafb 2021-09-01 조회수:1175 추천:0
    해금이는 공원에서 팻말을 들고 가는 한 여자를 발견한다. 아이를 찾는다는 팻말. 팻말에 적힌 아이의 나이는 해금이와 같은 열두살이다. 그리고 해금이는 그 아이를 찾기 시작한다.
    작품에는 무심함과 차가움 속에서 무언가를 꿰뚫는, 따뜻함이라고 말하고 싶은 시선이 있다. 시선은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기도, 닿지 못하기도 한다. 영화 중간중간 해금이가 가진, 느끼는 공허함들이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어쩌면 공허함을 느끼며 자라온 해금이의 빈 공간을 채우는 방식은 타인에게로의 마음이 되었을 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은 시선으로부터 시작되어 그...
  • 달과포크 (신나리) – 김지우 관객위원
    [2021] nemafb 2021-09-01 조회수:1017 추천:0
    예술과 일상, 예술과 생계는 공존할 수 있을까.
    <달과 포크>의 박민경은 태피스트리 작가다. 태피스트리는 여러 색 실로 그림을 짜 넣는 직물 공예다. 삶과 작가의 공예는 분리되지 않고 함께한다. 이 작품은 삶에 살아있는 예술, 예술 속에 공존하는 삶을 그린다. 균일하게 채워져가며 완성되는 태피스트리는 마치 하나하나 쌓이는 그녀의 일상들처럼 다가온다. 생계를 위해 바다에 나가 일을 할 때도, 온전히 공예 작업을 할 때도 실들은 채워진다. 날실과 씨실이 그림을 완성할 때, 작가의 일상이 각각의 실에 스민다. 병문안을 가서도 작가는 실...
  • 다신, 태어나, 다시 (전규리) – 김지우 관객위원
    [2021] nemafb 2021-09-01 조회수:1056 추천:0
    영화는 낙태죄 폐지를 위한 시위의 장면으로부터 시작한다. 낙태죄 폐지를 외치는 목소리는 지난 응어리를 소리치는 것처럼 보인다.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내려지고, 여성들은 여성을 죄는 많고 많은 악몽들 중 하나의 꿈에서나마 깨어날 수 있게 되었다. 해방이라 할 수 있을지, 자유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를 그 목소리가 반복된다.
    감독은 여아선별낙태가 최대에 달했던 1990년 백말띠로 태어났다. 그리고 감독은 1990년을 기점으로 60년 전, 후의 백말띠 여성을 돌아본다. 지나간 시간들, 지금, 지날 시간들을 시제를 통해 표현한다. 존재했던,...
  • 녹음이 빛나는 일대기 (박지현) – 김지우 관객위원
    [2021] nemafb 2021-09-01 조회수:1300 추천:0
    녹음이 우거진 모습은 평화롭기도, 동시에 무언가를 감추려는 듯 보이기도 한다. 수풀 속 하얀 건물은 풀빛으로 가득한 바깥과는 대비되게 메마르고, 황폐하다. 그곳에 무용수들이 있다. 무용수들은 휘늘어지는 움직임을 하기도, 강한 움직임을 하기도 한다. 언어로 교감하고, 서로를 매만지며 공감한다.
    영화는 작품의 배경이 된 동두천 성 낙검자 수용소를 비롯하여 1950-60년대부터 시작된 기지촌 이야기를 마주했다. 기지촌은 한국 전쟁 후 미군 기지 주변에 이루어진 군사 취락이다. 한국 전쟁 이후 정부는 달러 벌이를 목적이랍시고 여성의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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