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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7m/s(임혜영) – 윤형철 관객구애위원
    nemafb 2017-09-04 조회수:1016
    삶에 대한 열망이 사라질 경우 죽고자 하는 욕망이 삶을 지배한다. 우리는 타나토스가 한 인간을 잡아먹기 바로 직전을 감상한다. 우리의 삶은 색을 가지고 있는 삶이다. 영화 속 현재는 그 색이 많이 빠져 있고,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울 때 내면의 이미지는 흑백으로 재현된다. 어딘가로 향하는 색이 없는 인물. 빠져나가려고 하는 색이 없는 인물. 마지막 탈출구까지 색이 없는 공간이다. 그렇다. 타나토스는 아직 그녀를 잡아먹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그녀는 생을 유지한다. 시청각적 자극은 오로지 여자의 감정을 전시한다. 이 영화가 뛰어난 것은,...
  • 선잠(서보형) – 윤형철 관객구애위원
    [2017] nemafb 2017-09-04 조회수:981
    영화와 꿈꾸는 것은 유사하며, 우리 모두의 꿈은 비논리적이고 이미지로 재현된다. 프로이트는 우리가 꿈을 꾸는 것에 대해 소망하는 것을 재현하는 심리라고 말했다.
    남자. 영화는 남자의 권태로움부터 시작된다. 5년이라는 시간을 같이 보낸 애인과 자신의 삶에 권태를 느낀다. 감독의 꿈이 색이 없는 세계인 것은 미루어 놓더라도 흑백의 화면, 어설픈 촬영과 편집은 묘하게도 권태로움을 표현하는 수단으로서 제 기능을 하고 있다. 점프컷과 비선형적인 스토리 나열을 바라보며 꿈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선에 서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여자. 여자...
  • (100ft)(김민정) – 백현지 관객구애위원
    nemafb 2017-09-04 조회수:764
    광활한 자연 풍경을 배경으로 화면의 왼쪽 아래 점과 같이 선 두 사람이 오른쪽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프레임 안에 운동성이 오직 두 사람의 걸음걸이로 생겨나는 탓에 자연스레 시선은 인물들에게 집중된다. 각자의 보폭은 차이 나기 마련이어서 이내 두 사람 사이에도 간격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그러나 누구 한 사람도 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늦추기 않고 자신만의 호흡을 유지하는 듯 보인다. 걸음이 계속될수록 두 사람의 거리는 더욱 멀어져 간다. 이 단순한 행위와 명백한 사실은 <(100ft)>의 전부이지만 동시에 지극히 일부에 불과할지도 모르...
  • 하드보일드 러브스토리(노영미) – 백현지 관객구애위원
    nemafb 2017-09-04 조회수:849
    영화가 필름이라는 물성을 벗어난 지 오래지만 <하드보일드 러브스토리>는 자신이 떠나온 그 물질적 토대를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기억하고 활용해낸다. 디즈니사의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1937)에서 선별한 프레임들을 출력하여 끓는 물에 넣고 건진 다음 다시 스캔하여 완성된 이 작품에는 100도의 끓는점에서 녹고 섞인 형체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형식적 실험은 내용과도 맞물리는데, 작가가 선별한 프레임들은 백설공주 이야기의 전개와 절정을 제외한 도입과 결말에 해당한다. 백설공주와 왕자의 첫 만남 그리고 해피엔딩에...
  • 사라진 인물들과 사라지지 않은 세계 혹은 그 반대(차미
    nemafb 2017-09-04 조회수:882
    몰개성한 콘크리트 건물 일색인 것처럼 보이는 이 도시 안에는 생각보다 더 흥미로운 공간과 그 이야기들이 숨어있다. 청계천 4가의 바다극장. 오래전 문을 닫았지만 극장은 아직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제는 텅 비어 버린 관객석, 무대, 로비는 과거에 머물지도 현재와 공존하지도 않는 듯 고유한 시간성을 품고 있다. 그곳의 시간은 정지된 듯 보이지만 느린 호흡으로 미세하게 움직이는 커튼 자락, 의자, 인물들은 공간의 생명을 연장시킨다. 특히 공간 속을 부유하는 것 같은 인물들, 연기자라기 보다 수행자에 가까운 이 존재들은 공간의 시간...
  • 소리없는 아우성(허병찬) – 백현지 관객구애위원
    nemafb 2017-09-04 조회수:772
    확성기로 들려오는 트럭 장수의 음성 사운드로 시작된 영상은 직사각형으로 구획된 기하학 패턴을 지그재그로 훑기 시작한다. 사각형 안으로 포착되는 사람들의 희미한 형상과 아래서 위를 향하는 규칙적인 움직임이 어렴풋이 건물의 표면을 연상시키는 가운데, 프레임은 돌연 빠른 줌-아웃으로 확장되며 그 추상 패턴의 실체를 폭로한다. 수많은 유리 창문으로 둘러싸인 고층 건물을 뽐내는 전단지는 철거 직전의 담벼락에 붙어 도시 재개발 현장의 일부가 되어 있다. ‘꿈과 성공’을 보장하는 고층 건물이 딛고 설 자리는 누군가의 오랜 ...
  • September(신나리) – 박주연 관객구애위원
    nemafb 2017-09-04 조회수:812
    엄마는 딸과 함께 있을 때 진정한 여성이 된다. 아빠의 존재로 인해 같은 여자임에도 딸보다 더 여성에 가깝다. 그런 엄마와 딸 사이에서 탄생한 나체의 예술을 보는 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엄마가 딸에게 보여주는 몸이 갖는 의미는 아빠에게 보여주는 엄마의 몸과 같다. 엄마이며 동시에 한 남편의 아내이다. 엄마와 딸의 예술행위는 아빠의 존재를 부각시킨다. 작품에 나와 있지 않지만 우리는 아빠의 존재를 추측 가능하게 된다. 모녀의 나체가 외설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아빠를 의식한 사진이기 때문이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안정되고 편안...
  • 설계자(민병훈) – 박주연 관객구애위원
    nemafb 2017-09-04 조회수:807
    영화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깊이 있는 시각으로 다루는 작품이다. 주인공이 프랑스에 입양된 한국인이라는 설정을 통해 한국 영화와 프랑스 영화의 경계는 사라진다. 최초의 영화가 탄생한 영화의 본고장 프랑스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주인공이 세계적 영화제로 이름난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부산에 방문하는 설정은 영화로 대표되는 두 지역을 통해 영화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모국인 한국에서 한국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과 영화가 어때야 하는지에 대해 깨우쳐가는 과정이 나란히 제시가 되는데 우리가 영화를 만들고 ...
  • 내 귓속에 묻힌 묘지들(김현주) – 박주연 관객구애위원
    nemafb 2017-09-04 조회수:813
    저승에 가지 못한 채 떠도는 한국전쟁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자 기획됐다. 영화 초반 이들의 혼을 하늘로 온전히 올려보내고자 시작된 굿 한판을 펼쳐 보이는 듯했으나 결국 육체의 자연으로의 회귀가 영화의 전반적인 기조를 이룬다. 3인칭 시점의 화자가 희생자들 한 명 한 명을 대신하여 땅이 되고 물이 되고 바람이 되고자 했던 이들의 바람을 대신하여 읊조린다. 전쟁고아가 된 아이는 엄마를 그리워하다 죽고 저승으로 가지 못한 채 자연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남북 분단으로 인한 가족의 해체와 죽음 우리 민족의 상처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작품으로서 ...
  • 호스트 네이션(이고운) – 박주연 관객구애위원
    nemafb 2017-09-04 조회수:745
    예술 활동을 통한 여성의 성매매 담론이 한 층 고급스러워졌다. 영상물로서 미디어를 바라보는 관점과 창작으로서의 예술을 바라보는 관점에 분명한 차이를 두고 감독은 접근한다. 영화에서 필리핀 이주 여성들의 한국 정착 목적은 애초부터 명확했다. 예술을 통한 자유와 가족부양. 이들의 순수한 의도가 국가라는 이름으로 외교라는 이름으로 퇴색되었지만 무고함을 벗고자 저항하는 여성의 모습은 감격스럽게 다가왔다. 성매매와 예술 활동의 극명한 차이를 이해하지 못함은 바로 남성과 여성의 시각 차이에서부터 비롯된다. 이에 대한 현실적 대안이 단순히 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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