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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데일리 [TALK] 매칭토크: 글로컬구애전X 1부
2017-08-25 16:29:37
NeMaf <> 조회수 284

 

8월 20일 일요일 오후 3시,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글로컬구애전X 매칭토크’가 진행되었다. ‘글로컬구애전X 매칭토크’는 전문가와 전시참여작가들을 매칭하여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전시연계행사이다. 1부는 1층 전시작가인 백기은, 윤지운, 엄지은, 설수안, 홍민기, 차지량 총 6인이 참여하였고 2부에서는 지하 전시작가들인 정희정, 장연호, 김기훈 총 3인이 참여하였다. 사회에는 예선구애위원이자 독립큐레이터인 문호경이 자리했다.

 

 

 

 

문호경: 오신분들께 감사드리구요, 날씨가 좋지 않아서 걱정했지만 비가 잦아들어서 소통하기에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우선 오늘 토크에 참여하시는 작가님들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하늘에 딩동댕동 손가락비행체들>을 출품해주신 백기은 작가님, <헤노코>를 출품하신 윤지운 작가님, <마구리쌓기: 사랑을 나눕시다>를 출품하신 엄지은 작가님, <공부 차>를 출품하신 설수안 작가님, <NPC 튜토리얼>을 출품하신 홍민기 작가님, 그리고 <한국난민캠프: 불완전한 시공으로 사라진 개인>을 출품하신 차지량 작가님이 자리해주셨습니다. 먼저 소개해드린 여섯 분의 작가님들과 함께 1부를 진행할 예정이고, 휴식을 갖고 지하로 이동해서 2부 토크를 마저 진행을 할 것입니다. 지하에서 전시를 진행하시는 작가님들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Die letzte Nacht: 마지막 밤>을 출품하신 장연호 작가님, <붉은 방>을 출품하신 정희정 작가님, 그리고 <숨바꼭질: 접촉>을 출품하신 김기훈 작가님이 자리해주셨습니다. 우선 공통적으로 작품 제작 동기나 배경에 대해서 설명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백기은: 드로잉을 위주로 작업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각 그림마다 이야기가 있는데 이야기를 엮어야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그래서 각각이 다른 이야기이지만 이야기들을 엮어서 큰 주제로 묶으면 좋지 않을까 해서 고민하다가 짧은 이야기처럼 만들었는데 이야기들이 다 하나의 방향으로 흘러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어떤 방식이어야 할까 고민하다가 9개의 이야기로 구성해서 맨 마지막의 이야기를 새로운 세계로 설정하는 방향이었는데 그 새로운 세계가 제 자신에게도 작업의 미래나 삶의 미래를 찾았으면 좋겠다는 맥락에서 이야기를 연결해서 만들었죠. 드로잉에서 나온 캐릭터들을 연결하고 보기 편하게 동화스타일로 짧은 텍스트를 위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윤지운: 작가라면 작가로서 사회의 문제나 개인의 경험이 만나는 지점을 항상 탐구해왔어요. 그 지점에 있어서 개인의 정체성과 확장시켜 국가의 정체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저 작품을 하게 될 즈음 미국으로 유학을 갔습니다. 그때 미국에서 미국과 한국의 경계를 생각하면서 미군의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 간단하게 얘기를 하자면 그런 관심사에서 출발해서 작품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엄지은: 영상에 나오는 친구들의 집에 자주 놀러갔었는데, 거기에 가려면 철도 건널목을 꼭 건너야 했어요. 친구들과 가던 백반집에서 평소처럼 밥을 먹고 있다가 전날 밤에 어떤 여자분이 그 철도 건널목에서 자살 시도를 하셨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어요. 그런 일이 밤에 많이 일어났는데 저는 잘 몰랐었죠. 그 이야기를 자세히 찾아보니 철도회사와 동대문구가 그 건널목 때문에 갈등 중이었어요. 원래 없어져야 하는 건널목인데 못 없애니 역을 위로 만들고 지하도를 뚫는 상황이 생겼던 거에요. 저는 그 옆에 바로 옆에 집을 나누어쓰던 친구들의 이야기가 엮어지는 것 같아서 그걸 연결해서 이야기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설수안: 저는 저 찻집을 친구가 저기에 대한 무언가를 만들어보자고 해서 리서치를 하면서 시작되었어요. 저 곳이 서양인의 눈에는 오리엔탈리즘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었고, 그래서 특이한 공간이라고 생각해서 촬영을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수다나 말에 초점을 맞추었어요. 하지만 처음에 구상한 것처럼 저 찻집에 다양한 사람이 오가는 게 아니라 특정한 부류의 사람이 오고 특정한 분야의 말이 오가고, 어떤 조건이 갖춰진 사람만이 나눌 수 있는 문화라는 걸 알았죠. 그 속의 배타의식과 그것을 비판하지만 그의 일원이 되고자 하는 다른 사람의 욕망이 섞인 복잡한 공간이기 때문에 그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홍민기: 제가 이 작업을 시작한 게 2016년이었는데 그때가 사회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양극화가 고조되던 시점이었어요. 그래서 그것에 중점을 두고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나아가서 제가 사회적인 것에 관심이 많아서 그것을 작업으로 풀어내고자 하는 생각이 있는데, 그럴 때 언론이나 매체와 다르게 작업으로 가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딜레이가 있어서 그것에 접근할 방법을 찾다가 이 작업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차지량: 2012년 12월 20일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될 때 한국을 떠난 적이 있었어요. 나라가 살기 힘들 것 같았어요. 그런데 실제로 여러 나라들을 돌아다니면서 다른 나라 시스템에서 법적인 편법을 이용해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었어요. 실제로 그런 편법들이 많이 존재하더라구요. 그때 지내면서 한국의 상황이 무너져가는 걸 보게 되었고 작업을 하고싶다고 느꼈던 게 한국의 그 당시 국민들을 미래로 몰입해서 난민으로 책정하는 것을 고민했었고 지금의 전시는 그 시리즈의 마지막 정리의 느낌입니다. 총 에피소드가 5년에 걸쳐서 3가지가 진행되었어요. 첫번째가 2014년 3월에 서울 광장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이 난민으로 등록하는 과정이 있었고 10월에는 신청한 사람들이 국가의 경계를 벗어나는 시도를 하는 방식을 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그러한 미래의 경험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현재의 시스템과 구성될 수 있는가를 정리하고 싶었습니다.

 

 

 

문호경: 제가 관객으로서 궁금했던 질문을 조금 하고, 자원활동가 분들이 궁금한 질문을 받아봤습니다. 그와 함께 관객 분들이 보시면서 궁금했던 질문도 작가님들에게 함께 여쭙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엄지은 작가님께 질문 드리겠습니다. 작품의 제목이 ‘마구리 쌓기’인데요, 마구리라는 단어가 흔히 쓰는 용어는 아니에요. 그래서 작업 제목에서부터 궁금증이 많이 생기는데 설명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엄지은: 저는 기본적으로 도시가 어떻게 설계되고, 이미 정해진 구조라기보다는 개인이 살면서 발견하는 시스템이라든가, 집에 있는 조그만 규칙이라든가 주관적인 규칙을 발견하는 작업을 많이 해왔습니다. 그러다가 마구리 쌓기라는 벽돌 쌓기를 알게 되었어요. 한국의 다세대 주택을 보면 빨간 벽돌이 많은데 벽돌이 긴 쪽으로 쌓여 있더라구요. 가장 벽돌을 적게 쓰기 위한 구조입니다. 그걸 반대로 머리만 보이게 쌓은 작업이 마구리 쌓기라는 방법이에요. 그 외에는 잘 발견이 안됩니다. 효율성에 어긋나기 때문에요. 저는 그렇게 머리들만 보이는 벽돌들이 개인들이 살아가면서 도시에서 한 개씩 발견해서 자신의 이야기나 가치관이 되는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했어요. 비유적으로 지은 제목이죠. 그런 면에서 저도 이 이야기를 항상 지나다니던 곳에서 발견해서 연결해서 하나의 담을 쌓듯이 했던 작업이고 형식적으로도 발견했던 텍스트들이 쌓이면서 이야기의 힌트를 찾아서 추적하는 형식을 취했던 것 같아요. 그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엮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분배의 문제에 대해서 ‘나누다’라는 다의적인 말을 차용했어요. 사람들이 ‘사랑을 나누자’고하는 데 내가 살기도 힘든데 어떻게 사랑을 나눌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사랑을 나누자는 슬로건으로 묶어보자고 생각해서 작업의 제목을 정했습니다.

 

 

 

문호경: 실제로 작업을 보면 의도라기보다는 날것의 이미지를 채집해서 그것들을 작업으로 엮었다는 느낌이 많이 들거든요. 설명을 듣고 나니 확실히 이해가 더 잘 되는 것 같고요. 또 궁금한 게 건널목은 사실 굉장히 공적인 공간이고 친구의 자취방은 또 사적인 공간이라 이미지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요. 그러한 다른 공간들을 함께 이야기하고 싶었던 이유도 듣고 싶어요.

엄지은: 저는 살면서 이사를 가거나 행정적인 것을 맞닥뜨릴 때 말고는 도시의 것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어요. 계단이 있으면 올라가고 지하철이 있으면 타고, 몸에 익은 습관대로 움직여왔었는데 그러한 주관적인 사소한 감각들이 공적인 공간에 갔을 때도 여전히 작동하는 걸 볼 때 이입이 되었어요. 자살시도를 한 여자에게 이입이 될 때. 공적인 일인데 이입이 될 때가 있잖아요. 그런 지점을 찾아서 연결해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개인에서 출발해서 시스템이 만들어 진 것 같기도 하고 그 속에서 여전히 개인의 흔적이나 가치관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죠.

 

 

 

문호경: 다음으로 홍민기 작가님께 질문 드리겠습니다. 이 작품 제목이 <NPC 튜토리얼>인데 NPC는 Non-Party-Tutorial이라고 해서 작가가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인터뷰를 하는데 가장 중립적인 태도로 모든 사람들의 주장을 경청하겠다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작품 제목으로 드러나고 있는데요. 사실 이게 작품으로 보여지는 시간도 굉장히 길고, 그 이야기는 인터뷰가 엄청 길었다는 이야기잖아요. 그래서 저도 개인 리서치를 위해서 인터뷰를 많이 한 편인데 작가님도 이번 작업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홍민기: 일단 정정하고 싶은 걸 말씀드리자면 일단 저는 ‘Non Party Cheerleaders’라는 단체를 구성해서 작년부터 활동했었어요. 그래서 온라인 상의 유튜브 채널로 모든 자료가 게시되어 있어요. 먼저 말씀드린 것처럼 사회적인 것을 표현할 때의 딜레이들을 어떤 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에서 나온 결과물로서 온라인 창구를 이용해서 그러한 자료를 즉각적으로 볼 수 있도록 업로드가 되어있는 상태에요. 라이브 방송을 통해서 원하시는 부분을 비춰주는 식으로 현장성을 가시화하려는 활동을 하고 있어요. 거기에서 응원단장이었죠. 그리고 원래 NPC는 게임 용어에요. Non Play Character라고 해서 게임 안에서 상점 주인 같은 역할이다. 아이템을 팔고 사거나 퀘스트를 받는 거죠. 사실 엔피씨는 목적이 단순해요. 계속해서 자신의 역할을 반복수행하는 캐릭터이고, 누군가 조종하는 게 아니라 프로그래밍된 대로 행동을 하는 거죠. 중의적인 의미로 그 제목을 선택했던 것이죠. 그리고 중립이라는 표현은 사용한 적이 없어요. 그렇게 보여질 가능성은 있지만 애초에 응원 단장으로서 활동할 때도 중립을 표방한다고 이야기하지 않고 특정한 지지를 하는 게 아니라 의견을 듣고 싶어서 요청을 드렸고, 그것의 역할이 중립처럼 양립화된 개념이 아니라 제3의 영역의 존재가능성을 고민하면서 생긴 것 같아요. 이슈에 대해서 의견을 정하지 않더라도 편향된 정보를 얻고 싶지 않을 때의 방법을 고민했었어요. 그런 면에 있어서 대안매체로서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제3의 영역이 있지 않을까를 생각하면서 시작했던 것 같아요. 저울질이라는 개념보다는 다른 영역으로서 존재할 것을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질문 내용으로 다시 돌아오자면 제가 아무리 NPC같은, 기계적인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저는 의견이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동의하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 인터뷰를 할 때 솔직히 힘들었던 것 같아요. 어떤 부분에 있어서 그 부분은 잘못된 정보라는 걸 지적하고 싶을 때도 있었고, 불편한 부분이 있어도 저는 계속 역할 수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를 인지하고, 많은 의견을 끄집어내는 것이 어려웠던 것 같아요. 나아가서 현실적으로 아무래도 현장을 직접 나가다 보니까 기자 분들이 많이 경험하는 문제일 텐데 날씨나 조건의 문제가 많았어요. 여름에는 더워서 거절 당한 경우도 너무 많았어요. 겨울에는 추워서 인터뷰가 안되고, 그런 현실적인 분의 한계가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문호경: 이 문제들을 보면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문제가 많아요. 실제로 이 인터뷰 영상과 함께 굉장히 시각적으로 쨍한 열대 나무가 섞여있는 것 같은데요. 이와 함께 설치를 한 이유도 궁금합니다.

홍민기: 저는 일단 예쁘게 보이고 싶었어요. 멀리서 봐도 눈에 띄고, 이 작업을 기억할 때 초록색, 형광색으로 기억하시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제가 응원단장을 나갔던 각각의 스테이지라고 부르는 현장을 보면 광화문 광장뿐 아니라 노량진 수산시장이거나 용산의 경마장 이슈가 있어요. 그 근처에 102m에 학교가 있는데 그 주위에는 유해시설이 들어올 수 없어요. 그래서 그 경마장을 없애자는 주민들의 시위가 꽤나 오랫동안 진행되고 있거든요. 오랫동안 진행되지만 이슈화 되지 않는 일들에 대해서도 응원을 갔었어요. 저는 조명되지 않는 지점에 대해서 가시화하고 싶은 의도였죠. 그래서 눈에 띄는 색을 선택했어요. 또 여름에 했던 인터뷰는 부채질을 하면서 인터뷰를 했었어요. 야외에서 시위를 하는 경우가 있으니 부채를 나눠드리면서 인터뷰를 요청했고, 부채질을 해드렸죠. 그 부채들이 각각의 현장에서 사용한 것도 있고 앞으로 사용할 부채도 꽂혀있는 것이죠.

 

 

 

문호경: 윤지운 작가님께 질문 드리겠는데요. 아까 작품 제작 동기에 대해서 설명하시면서 잠깐 설명해주셨는데 오키나와라는 공간이 역사적으로 복잡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지역이잖아요. 일본 전체 면적에 비하면 아주 작은데도 불구하고 주일미군기지 시설의 75%가 오키나와에 있다고 합니다. 또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는 오키나와 지역에 일본군이 편성되면서 오키나와 전체에 위안소가 설치되었고, 그 중 일부는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로만 구성되었죠. 오키나와는 일본 자체의 역사에서 봤을 때도 아픈 역사가 쌓인 곳이면서도 우리와도 뗄 수 없는 이야기가 있는 것 같아요. 그 오키나와 지역에 특별히 시위 현장을 작품에 담은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윤지운: 관객 분들이 작업을 봤을 때 원래 이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찾아갔다고 생각하시는데 우연히 시위 현장에 가게 되었어요. 오키나와에 가게 되었던 건 미군기지 자체보다는 부대찌개 배경 때문이었어요. 한국에 부대찌개가 있는 것만큼 외국에도 미군기지로 인해 만들어진 음식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리서치를 했는데 은근히 많더라구요. 태국과 필리핀, 하와이 일본에 있었어요. 오키나와에 가게 된 이유는 오키나와 타코라이스라는 음식이 있어서 그걸 취재하려고 간 것인데 우연히 그 시위 현장을 발견해서 같이 머물면서 영상을 촬영하게 되었어요.

 

 

 

문호경: 시위현장을 기록하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작업 하시면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무엇이었나요?

윤지운: 준비가 안된 상태로 가서 통역도 없었고 여건이 제한이 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캠프 사람들이 협조적이어서 촬영할 수 있었죠. 사실 통역이 바로 안되어서 당시에는 무슨 상황인지 잘 몰랐어요. 와서 번역하면서 어떤 상황이었는지 알게 되었고 감정이 공감되기도 했어요.

 

 

 

문호경: 시위에 활용되는 특별한 노래가 있었다고 해요.

윤지운: 제가 유일하게 알아들을 수 있었던 게 ‘we shall overcome’이라는 노래에요. 원래는 흑인 인권운동 노래였는데 일본으로 와서 미군기지를 반대하는 노래로 불린다는 게 아이러니했어요.

 

 

 

문호경: 다음은 설수안 작가님께 질문 드릴게요. 사실 <공부 차>는 다큐이기도 하지만 코멘터리 형식을 취하고 있기도 해요. 감독과 촬영감독의 내레이션이 화면에 비춰지기도 하고 찻집 속에서 차를 음미하는 손님들의 내레이션이 화면에 겹쳐지기도 해요. 저는 보면서 굉장히 연극적인 느낌도 받았어요. 이 작업을 하시면서 혹시 찻집 주인이나 차를 즐기러 오시는 손님들에게 어떤 디렉팅을 하신 게 있으신지 궁금해요.

설수안: 전혀 디렉팅을 하지 않았고요. 말씀을 듣고 보니 연극적인 게 들어간 것 같기는 해요. 제가 사용한 저 장면은 저분이 자발적으로 최고급의 차를 골라서 격식을 갖춰서 음미하는 것을 그걸 보여주어야겠다고 생각하신 거에요. 그래서 연극적인 부분이 보인 것 같아요. 제가 나타내고 싶었던 것 중에 저게 꼭 촬영을 위한 디렉팅이 아니라도 저 상황 자체가 연극적인 요소가 있는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하나의 무대처럼 보여주고, 소품을 갖춰야 하는, 그래서 저 자체가 연극의 장소인 것 같아요. 그 문화 자체가 발현된 것 같기도 하네요.

 

 

 

문호경: 작품을 보면 촬영감독님과 두 분이서 나누는 대화가 굉장히 액티브해요. 그래서 저는 두 분이 겹치는 대화만으로 유/추를 해본 것인데, 두 분이 첨예하게 부딪히신 부분도 적지 않게 있었을 것이라고 예상하는데 어떻게 넘으셨는지 궁금해요.

설수안: 넘지 못했어요. 그래서 혼자 작업을 했죠. 굉장히 오래된 친구인데도 불구하고 작업을 하다 보니 이 친구가 나를 보는 시선에도 오리엔탈리즘적인 시선이 있었다는 걸 새롭게 발견했죠. 그런 걸 나타내고 싶었기도 해요. 그리고 저것보다 더 격하게 대립한 대화가 어느 날 푸티지를 보면서 싸운 적이 있는데 격하게 싸우다 보니 레코딩이 끊어졌었어요. 그래서 안 들어간 상태에요. 그런 간극이 있는데 그걸 꼭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찻집에서도 다른 분위기가 공존하듯이 그냥 그렇게 흘러 가는 것 같아요.

 

 

 

문호경: 다음 백기은 작가님께 물어보자면 이전 인터뷰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 영상작업을 하겠다고 말씀하셨어요. 이번에 영상작업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욕구가 해소가 되었는지를 여쭙고 싶어요.

백기은: 아니요. 저걸 끝내고 새로운 작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공부하고 있어요. 얀 슈반크마예르의 작업도 보고 스탑모션의 방법이나 이야기를 푸는 형식에 대해 공부하고 있어요. 다음 작업을 위한 드로잉을 계속 그려가고 있어요.

 

 

 

문호경: 이번 작업에서 중요한 게 피아노 연주인 것 같아요. 궁금한 건 영상작업을 보시면서 피아노를 즉흥 연주로 하신 건지 궁금해요.

백기은: 거의 저 작업에 드로잉부터 시작해서 다 작업했는데 피아노가 아니라 어플이에요. 어플로 작업하고 녹음하고 핸드폰으로 찍은 영상을 조합해서 진행했어요.

 

 

 

문호경: 차지량 작가님에게 질문 드릴게요. 작업을 보면서 작가님의 세계관이나 미래에 대해 생각하시는 게 가장 궁금했어요. 미래에 대한 세계관이 궁금해요.

차지량: 미래 자체에 대한 세계관을 이야기하기보다는 그에 대한 소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요.

 

 

 

문호경: 2014년에 처음 작업을 시작하셨는데 지금은 2017년이에요. 만약 2017년에 작업을 시작한다면 무엇을 해보고 싶으세요?

차지량: 천천히 생각하고 싶은데요. 2014년에 시작한 프로젝트에서 보여주는 현장은 2015년 4월 17일인데 그때 작업을 같이 나눴던 친구가 25분동안 미래의 난민에 대한 체념사가 등장해요. 그 당시 체념한 사람들에 의해 쓰여진 텍스트가 주를 이뤄요. 그들이 생각한 미래가 지금과 얼마나 다른지는 여기 있으신 분들의 감정상태와 비슷할 것 같아요. 실제로도 불확실한 분위기를 띄고 있는데 무엇이 달라지고 무엇이 계속되는가를 판단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작업한 것이에요. 이 작업에 등장하는 사이트에 들어가보시면 가상의 2년 후 이야기가 있으니 시간 되시면 보시면 이해가 쉬우실 것 같습니다.

 

 

 

관객1: 모두에게 궁금한 점이에요. 네마프가 워낙 작품이 많으니 몰입해서 본 것도 많고 재미있게 본 것도 많지만 제가 궁금한 건 왜 이걸 전시공간으로 끌고 올 생각을 하셨는지에요. 전시장으로 끌고 나왔을 때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는지가 듣고 싶네요.

홍민기: 저는 이게 게임의 형식을 띄고 있어요. 제목도 그렇고요. 튜토리얼이라는 게 게임이나 사용법에 대해서 알려주는 것이죠.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게임인데 그 게임을 어떻게 사용하거나 경험할 것인지에 대해 알려주는 작업이에요. 제가 굳이 전시의 형태를 들고나온 이유는 제가 이걸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 자리를 게임을 홍보하는 프로모션 자리라고 상상했던 것 같아요. 벽에 스크리닝이 되는 게 아니라 이게 게임이고, 그 게임이라는 정체성을 구체적으로 하기 위해서 조형물처럼, 프로모션을 꾸미는 구조물처럼 생각을 했었죠. 게임이라는 정체성을 구체화하기 위해서 전시장 형태를 사용하게 되었어요.

 

차지량: 저도 비슷한 것 같아요. 예전에 동일한 곳에서 공연을 한번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장소성 자체를 드러내는 방식이 필요했어요. 저는 네마프에서 꽤 오랫동안 상영에서 했던 작가인데 전시를 기피한 이유는 포지션이 안좋거나 지원이 없는 이유가 컸죠. 하지만 이 작업은 시야 자체가 넓게 보는 형태여서 캠프장으로서 존재할 형태를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어서 전시로 진행했어요.

 

엄지은: 저는 극장과 전시장의 영상작업을 봤을 때의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내러티브의 감각이 굉장히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처음부터 전시장에 프로젝션되는 작업을 구상했었어요. 전시장 같은 경우에는 나갈 수도 있고 돌아다닐 수도 있어서 몸에 익히면서 몰입할 수 있는 감각이 짧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짧은 순간들이 겹쳐서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것과 전시장이 더 잘 맞는 것 같아요. 애초에 그렇게 설계를 했었죠. 영화관처럼 한 자리에 앉아서 몰입해서 그 이야기를 완전히 따라가며 볼 필요가 없어요. 텍스트도 형식이 계속 달라져서 어떤 곳에서 시작해도 다시 이어나갈 수 있거든요. 제가 작업한 방식도 순차적으로 하고 전체적으로 구조를 짠 게 아니라 장면장면을 만들고 짜집기를 한 거라서 영화의 방식과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설수안: 내러티브 이야기 뒤에 덧붙이자면 제 건 아마도 영화에 가장 가까운 작업인 것 같아요. 저걸 처음 촬영할 때 저 친구가 말하는 감각적인 아름다움에 집중했었는데 그걸 하면서 제가 생각하는 그에 부여된 다른 의미들을 드러내는 방식을 구상했었어요. 또한 보는 사람이 스스로 여러 채널을 섞어서 생각하도록 구상했기 때문에 전시로 놓았죠. 전시에 놓으니 내러티브가 있어보이는데 또 영화관에서 보는 걸 상상해보면 내러티브가 파편적이고 시각적으로도 아름답지는 않을 것 같아요. 이게 어디쯤일까 고민해봤지만 여러 이유로 전시를 선택했어요. 전시는 보는 위치나 보는 자세를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는 점 덕분에 저 분위기를 더 느낄 수 있겠죠.

 

 

 

관객1: 채널을 섞으니 아쉬운 점이 있었는지 궁금해요.

설수안: 아쉬운 부분은 아무래도 혼란스러울 수도 있는 점 같아요. 세 소스에서 흘러나온다는 걸 인지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 그게 장점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너무 나누어져 있는 게 그 의도를 도식화해서 보여주는 것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스스로 혼합해서 보는 것보다는 각 채널의 관점을 나눠서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윤지운: 상영관의 상영은 일회성에 귀속된다고 봐요. 제 영화에서는 주요 소재가 시위현장이다 보니까 시위 현장이 가지는 지루하면서도 끝나지 않는 그런 감각을 고려했을 때 전시장이 맞다고 생각했었죠. 관객들이 또한 자신의 경험과 전시를 혼합하고, 흥미가 없다면 전시장을 떠나는 자율성을 부여하기에는 전시장이 맞다고 생각했어요.

 

 

 

관객1: 두 채널을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있나요?

윤지운: 싱글채널로 하면 굉장히 그 사건이 집중이 되는데 투채널로 하면 그 둘이 루즈한 연결관계를 가지면서 더 다층적인 의미가 형성되더라구요. 싱글은 의도한 것만 드러나는데 투채널은 자율성이 드러나는 게 있어서 투채널로 고안했어요.

저는 애초의 소스 자체도 손가락, 움직임, 느끼는 감각과 같이 사소한 것이었어요. 그것들이 재조합되면서 캐릭터가 되거나 공간을 조합하거나 몸을 만들어가는 수많은 가능성들이 오브제였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설치와 같이 가는 게 가장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관객2: 홍민기 작가님께 질문이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겨울에 온도를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곳에서는 부채를 나눠주는데 바람을 나눠준다는 생각을 했죠. 그런 것들이 인상깊었고 반대로 작가님이 받은 게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해요.

홍민기: 제가 흥미로웠던 경험 중 하나가 광화문 현장을 응원하러 간 적이 있었어요. 그때 쓰레기통을 등에 매고 이동식 쓰레기통이 되어서 쓰레기를 모았죠. 두 가지 장소를 함께 갔었는데 서울역의 박근혜 대통령 하야 반대 집회와 광화문의 하야 집회였어요. 흥미로웠던 건 서울역과 광화문 모두에서 저에게 선물도 주시고 수고한다고 말씀해주셨다. 흔히들 그 현장이 대립하고 반대의 공간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공간에서 동일한 경험을 한 게 흥미로웠어요.

 

 

 

관객3: 오키나와 타코라이스가 어떤 음식인지 궁금해요.

윤지운: 타코가 원래 또띠아 위에 고기와 채소를 올려서 먹는 멕시칸 음식인데 미국에서 대중적인기를 끓었고, 그게 일본으로 전파된 것이에요. 오키나와 타코라이스는 거기에서 또띠아가 라이스로 바뀐 거에요. 아주 맛있습니다.

문호경: 루키분들이 질문 주신 것 중에 백기은 작가님께 질문이 있었는데 드로잉의 형태를 어떻게 구상하셨는지 궁금했어요.

백기은: 끝으로 갈수록 조직들이 재조합 되는 것들을 많이 보여주고자 했었어요. 기본은 손가락 마디에서 시작했어요. 스스로 움직이는 상태가 되려고 하면 프로펠러 날개처럼 묶여진 모양이에요. 그게 회전을 하게 되면 날게 되잖아요. 그렇게 해서 조합된 것 같아요. 단순하지만 놓는 방식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죠. 그게 길게 이어지다가 몸들이 분리되고 다시 만들어지는 게 즐거웠죠.

 

 

 

기록 | 김혜림 루키

사진 | 김지원 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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