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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데일리 [GT] 한국구애전 장편3 <지옥도>
2017-08-28 11:51:05
NeMaf <> 조회수 283

 

지난 8월 23일 오후 5시, 인디스페이스에서 <지옥도> 상영 후 감독과의 GT가 있었다. 임창재 공동집행위원장의 진행으로 박기용 감독의 작품에 대한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제17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공동집행위원장 임창재입니다. <지옥도>는 오늘 두 번째 상영인데요. 먼저 작품을 만들게 된 기획의도랄까, 모티프가 있으면 작품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박기용: 작년 상반기에 일어났던 강남역 묻지마 살인 사건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사건을 뉴스를 통해 지켜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고. 저도 제 딸이 대학교 4학년인데, 알바하고 과외하는 입장에서 많은 이야기를 듣습니다. 영화에서 나왔던 것처럼 과외가 당일에 일방적으로 취소당하기도 하고, 과외비를 떼먹기도 하고, 학생 엄마랑 전화하고 싸우고, 이런 일들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그런 문제들과 강남역 살인사건을 결부시켜서 영화를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참고로 이 영화는 단국대학교 영화전문대학원에서 학생들과 연구프로젝트처럼 진행한 작품 입니다.

 

 

 

배우가 몇 명 안 나오잖아요. 주인공 여자와, 주인공 남자, 남자의 형, 그리고 강아지 주인, 그리고 남자가 일하는 가게 사장, 이렇게 딱 네 명인데. 캐스팅은 어떻게 하셨나요.

박기용: 다 저희들 학생입니다. 연기 전공 학생입니다.

 

 

 

연출상 쇼트가 굉장히 길잖아요. 거의 3개 정도인 것 같아요. 부감 샷 까지 포함해서요. 장편영화에서 이렇게 긴 롱테이크로 작품을 하는 게 드문 일인데요. 롱테이크를 사용한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박기용: 이 이야기는 샷을 나누는 게 불필요하다고 생각했고요. 첫 번째 샷은 카메라가 과외 하러 가는 여학생을 쫓아가는데, 이 여자가 과외를 취소 당하고 공원에서 배회하는 걸 쫓아다닙니다. 두 번째 샷은 드론으로 찍은 부감 샷이고 세 번째는 화장실에서 범행을 저지르고 나온 남자를 쫓아갑니다. 저는 샷을 나누는 게 불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이렇게 만들게 되었습니다.

 

 

 

동선이 굉장히 길잖아요. 계속 걷고 움직이고. 사전에 연습을 얼마나 하셨는지요.

박기용: 촬영을 한 공간은 학교가 죽전 캠퍼스가 있는데. 용인시하고 분당시하고 접경에 있는 아파트 단지와 공원입니다. 거기서 전체연습을 했고, 출연한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촬영장소에 가서 연습을 했어요. 촬영은 총 2일에 걸쳐서 촬영했습니다.

 

 

 

호흡이 굉장히 긴 것인데, 배우들이 어려워하거나 하지는 않았나요?

박기용: 학생들이어서 그런지 재밌겠다는 생각을 하고 참여한 것 같아요. 동경대학교와 협력한 작품인데, 촬영하고 동시녹음을 하는 분들이 동경대학교 학생들이었어요. 그 촬영한 친구가 굉장히 고생을 했죠.

 

 

 

관객1: 궁금한 게 두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제가 잘 못 본 걸 수도 있는데 여자가 나오는 씬과 남자가 나온 씬이 화면비율이 다른 것 같더라고요. 여자가 나오는 씬은 4:3정도였고 남자가 나온 건 16:9로 보였는데, 화면 비율을 다르게 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두 번째는 영화 보면서 더운 날 촬영해서인지, 햇빛이 많아서 그런지, 차가 다니는 도로 같은 곳에 화이트 밸런스라고 해야 하나, 명도가 흰 색이 굉장히 많았는데 의도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박기용: 촬영은 16:9로 찍었거든요.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 느낌 상 필요했어요. 여학생의 경우 여학생에게 집중하는 화면 느낌이 필요했고, 남자는 16:9로 촬영하면 이 남자가 정신적으로 혼돈에 빠진 상황을 표현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명암은 의도하기도 했지만 기술적으로 문제가 조금 있던 부분도 있습니다. 한 샷으로 롱테이크를 하다 보니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을 맞추기가 힘들었습니다.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쨍쨍한 햇빛이 필요해서 일부로 그런 날 촬영을 해 그런 점도 있습니다.

 

 

 

작품의 동기가 강남역 사건을 모티브로 하셨는데, 작품 중반에 여학생이 화장실에 들어가고 남자가 여자화장실에 들어가고, 드론 부감이 있고, 그 뒤로는 카메라가 남학생을 쫓아 찍습니다. 그사이의 일은 나오지 않으니 안에서 벌어진 일을 추측해야 하는데, 그런 모호한 지점이 있는데 그렇게 연출을 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박기용: 모호하게 할 생각은 아니었고, 분명하게 전달이 됐을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칼을 버리고 숨기는 게 멀리서 찍어서 크게 보여 지지는 않지만, 어쨌든 화장실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이해하는 일은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관객2: 연구 수업에서 만든 영화라고 하셨는데. 어떤 것을 연구하시는지 주제가 궁금합니다.

박기용: 연구 프로젝트라고 해서 매학기 연구 주제를 정해서 학생들을 모으고 학생들을 참여시키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 주제는 롱테이크였어요. 어떤 것이 먼저였는가, 강남역 사건이 먼저인가 아니면 롱테이크가 먼저였는가, 그렇게 나눌 수는 없고 두 가지 다 중요했습니다.

 

 

 

이전 작품도 궁금한데요.

박기용: 극영화도 만들었었고, 에세이 영화라고 개인적인 다큐멘터리도 만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관객3: 첫 번째로 강남역 살인사건을 모티프로 하셨으면서, 직접적인 소재로 영화를 만드신 것이 아니라 이렇게 은유적으로 연출하신 의도가 궁금합니다. 두 번째는 헬조선이라던가, 탈조선 그런 말이 영화 속에 등장해요. 또 제목도 지옥도입니다. 남자가 살인을 저지를 때, “왜 웃느냐” 이런 식으로 정신병적인 측면을 드러냈는데, 결국 남자가 사회에서 당했던 일들 때문에 이런 일을 저지르게 되었으며, 따라서 이것이 남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임을 말하고 싶으신 건지 궁금합니다. 단순히 남자가 싸이코패스인 것이 아니라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이 있었는지 궁금해요.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실제 사건을 그대로 영화로 만드는 건 너무 집착적이고요. 희생자가 있고 희생자가 난데없이 살해를 당한 거죠. 그 분을 생각해서도 당연히 그대로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그 사건을 보고, 영화를 만들면서 한국에서 살기 힘든 헬조선, 탈조선 식의 문제들이 피부에 와 닿는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또 그런 문제들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사회적 문제라는 생각을 했어요. 어떤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악인일수도 있고 정신문제가 있을 수도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접근하는 게 맞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관객4: 첫 번째 질문을 드린 이유는, 강남역 사건에 대한 다른 영화인 <토일렛>이 나왔는데, 비판을 받았습니다. 저도 이렇게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게 옳다고 생각해서 의도를 여쭤본 것입니다.

감독: 다음 작업으로는, 세월호 참사에 관한 영화를 옴니버스로 학생들과 작업 중입니다. 처음 주제를 결정할 때도 가볍게 결정내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유가족들을 만나고 하면서 훨씬 조심스럽게 접근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정 사건에 대해서는 외부인이 함부로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관객5: 여자 주인공이 과외를 취소를 당한 후 다음 타임 학생의 과외시간을 일방적으로 당겨달라고 부탁하거나, 커피 잔을 공원에 버리고, 강아지 사진을 허락 없이 찍는 등 그런 모습들이 부정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반대로 후반부에서는 가해자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술집 사장과의 관계, 주방장 형과의 관계 등 그런 것들이 뭔가 범행 동기가 된 것처럼 느껴져서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여성혐오 범죄가 일어난 게 강남역 사건이잖아요. 이 영화가 그러한 점이 강조될 수 있는 방식이었나 의문이 들었습니다. 범죄에 대해 어떤 말을 하고 싶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감독: 여학생을 부정적으로 그린 건 아닙니다. 보통의 평범한 여학생이라고 설정했어요. 덥다고 짜증도 내고 일방적으로 바람을 맞은 것에 화도 내고, 욕도 하고 보통 사람들이 그렇게 하듯이 말예요. 당연히 앞 과외가 펑크가 났으니까 그 다음 과외 시간을 당기면 훨씬 좋으니까 그걸 부정적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을 것 같고요. 저는 오히려 그 사람을 긍정적인 모습으로 그리려고 했습니다. 해외에 가고 싶어도 여건이 안 되는 사람, 친구처럼 워홀을 간다던지 이럴 수 있는 여건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나라를 지켜야한다는 말도 하고요. 남자 같은 경우에는 동정심 같은 것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옹호하려는 마음이 있었던 건 아니고요. 결과적으로는 제가 동정하는 듯, 피해자로 그린다는 느낌을 받으셨을 것 같아요. 저는 그 사람도 피해자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크게 보자면 사회의 시스템에서 낙오한 피해자라고 생각을 했고요.

 

 

 

관객6: 연구 프로젝트 중 하나이잖아요. 앙드레 바쟁은 롱테이크가 관객이 영화의 현실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도움 주는 장치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관객으로 하여금 롱테크라는 장치는 영화를 보기에 지루한 점도 있어요. 굳이 지루함을 감수하고 이런 형식을 차용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박기용: 지루하다는 감상을 방어할 생각은 없고요. 지루하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 있을 겁니다. 연출, 연기, 촬영의 문제점도 있을 텐데, 아마 그건 복합적 문제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것 못지않게 말씀하고 싶은 건 영화에 우리가 너무 고정관념이 있다고 생각해요. 쉽게 비유하자면, 떠먹여주는 데 익숙하고 자기가 찾아서 먹어야 하는 경우에는 되게 불편해 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물론 제가 이에 대해 방어하고 변명하는 건 아닙니다.

 

 

 

보통 제목 타이틀이 맨 앞에 나오잖아요.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중간, 마지막 두 차례에 걸쳐서 <지옥도>라는 제목 타이틀이 등장합니다. 지옥도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그렇게 하신건지, 의도가 궁금합니다.

박기용: 그런 의도였던 것 맞습니다.

 

 

 

앞으로의 작업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감독: 이런 식의 실험적인 영화는 연구 프로젝트로 계속 진행할 생각입니다. 개인적인 작업도 이렇게까지 실험적이지는 않겠지만, 매번 연구 주제를 정하고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영화를 하려고 합니다. 

 

 

 

 

취재 | 뉴미디어루키 홍보팀

사진 | 변지혜 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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