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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데일리 [GT] 젠더X국가 단편
2019-08-21 13:03:25
NeMaf <> 조회수 423

8월 20일 오후 12시 20분,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2관에서 젠더X국가 기획전 단편 프로그램을 통해 <거리측정>, <검은 악어>, <당신의 젠더는?>, <더블 럭키>, <바뀌지 않을 것이다>까지 총 5개의 작품이 상영되었다. <바뀌지 않을 것이다>의 서진 감독이 참석해 작품 설명과 함께 관객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진행은 김장연호 집행위원께서 맡았다. 

 

김장연호: 영화를 보면서 속이 확 풀리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괜히 울컥하기도 했는데 감독님께서 <바뀌지 않을 것이다>를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극 중에서도 나왔듯이 썼던 글에 대해서 고소를 당하게 되면서 더이상 어떤 글도 쓰지 못할 거 같다는 두려움을 느꼈어요. 이런 두려움이 아마 나만 느끼는 그런 감정은 아닐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 두려움을 기록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사적인 두려움을 공적인 언어로 풀어낼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며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김장연호: 저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가 가지고 있는 스펙트럼. 젠더를 바라보는 스펙트럼이 개인적으로 참 너무 마음에 들었는데요.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군기, 군대 문화나 전체주의적인 분위기에서 시작해서 세월호 사건, 강남역 살인사건, 그리고 미투와 같은 성폭력 공론화를 모두 관통해서 보여주셨잖아요. 세월호랑 강남역 살인사건, 미투를 연결하시는 감독님은 처음 뵌 거 같은데, 혹시 어떻게 이렇게 연결을 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연결 지점은 타인의 고통이라는 키워드로 시작했던 거 같아요. 일련의 사건들이 5년 동안 연달아서 터지게 되면서 굉장히 무겁고 죄책감이라는 감정이 이어지는 날들을 (저희가) 살아가고 있었잖아요. 그러면서 ‘내가 지금 이렇게 웃고 있어도 되는가?’, ‘행복해도 되는가?’ 이런 질문들을 하게 됐어요. 또 그 사이사이에 계속 피해자. 분들과 만나고, 대화하러 가고, 연대하러 가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다 가끔은 지쳐서 집에만 있어 보기도 했고요. 그러면서 도대체 피해자란 무엇인가. 피해자는 어떠해야 하는가. 이 피해자들이 사회에서 어떤 식으로 고립되어가고 있고, 그 고립을 내가 나의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때에 대가는 무엇이 될까. 그리고 또 내가 피해자가 됐을 때, 나는 똑같이 고립이 될 텐데 그대로 사라지려나 하는 질문을 하게 됐던 거 같아요. 제 자신의 피해자성을 깨달으면서. 그래서 피해자들이 숨쉴 수 있고, 억울하지 않고, 같이 살 수 있는 사회는 불가능한가? 바뀌지 않을 것인가? 이런 질문을 하게 되어서, 영화를 보셨듯이 이 영화가 질문으로 이어져요. 질문이 한번에 해결되진 않지만, 질문이 또 다른 질문을 낳고, 그 질문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과 같이 대화를 하면서 만들어갔던 내용이어서 연결 지점들이 그런 곳에서 나왔을 거라 생각합니다.

 

김장연호: 작품에서도 나와있듯이 실제로도 젊은 세대들이 집회뿐만이 아니라 SNS 같은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그런 점에서 이제 상영을 했을 때 감독님은 어떤 지점에서 보람을 느끼시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영화제를 다니면서 보람보다는 무거운 마음을 많이 안고 나가는 거 같아요.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우세요. 그리고, 공기처럼 보이지만 (혐오는) 존재한다, 이거에 대한 담론을 어떻게 이어가야 할지 모르겠다는 평을 남겨주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사실 <바뀌지 않을 것이다>의 지도 교수님이 다 남성 분이셨는데, 처음 트리트먼트를 보여드리니까 이 이슈들이 이렇게까지 문제가 될 일인지 모르겠다고 하셔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분들에게 지도 받으러 가는 걸 멈추고, ‘분명히 이건 존재하는 것이다’ 는 생각으로 혼자 제가 느끼는 것을 말하려 했어요. 물론 힘들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여러 영화제에서 불러주시는 것을 보면 현재 실존하는 문제임은 분명한 거 같습니다. 이걸 어떻게 살아있는 언어, 정치적인 언어, 힘을 있는 언어로 만들어야 할 것인가를 계속 고민을 하다 보니 발화는 해야 한다는 점을 깨닫긴 했지만, 이 발화를 어떤 식으로 해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아직도 진행 중인 거 같아요. 그런 고민들을 나눌 때 관객들이 각기 다른 지점에서 이야기를 해주시고, 또 제 스스로도 ‘아, 이런 지점에서 또 시작하면 되겠구나’ 하며 확인하고 다시 나아가는 부분에서 많은 보람을 느끼는 거 같습니다.
 

김장연호: 발화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번 <바뀌지 않을 것이다> 전체 나레이션을 영어로 하셨잖아요. 그거에 대한 이유가 있을까요?

 

첫째는 제 한국어 나레이션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둘째는 한국 사회에서 영어가 가지는 위신이라고 해야 할까요. 허구적이지만 지식인 사이에서도 버리지 못한 식민지성이나 그것이 가지는 객관성 혹은 우월함 같은 것이 있다는 것을 분명 느꼈습니다. 제가 어릴 때 외국에서 잠깐 살다 한국으로 들어왔을 때 그 부분에 대해 굉장히 많이 느꼈거든요. 이 다큐가 한국에서 틀어질 때와 캐나다에서 한번 틀어진 적이 있는데, 캐나다에서 틀어졌을 때의 그 느낌은 굉장히 다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장연호: 저는 구글에서 길거리를 한번도 쳐본 적이 없었는데 그 부분도 깜짝 놀랐습니다.

 

street와 길거리를 쳤을 때 결과가 완전히 달라요.

 

김장연호: 마지막으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 작업 이후 차기 계획에 대해 여쭤봐도 될까요?

 

<바뀌지 않을 것이다>는 나와 사회와 타인의 연결고리를 찾아가는 그런 다큐였는데, 기록만 5년을 걸쳐 하게 되어서 제 스스로 소모되고 지친 부분이 조금 있어요. 그 소모되어 있는 것을 달래서 계속 싸워나가자고 마음 먹다가도 갑자기 ‘이렇게 해서 바뀌는 게 뭐지, 남은 게 뭐지’ 하는 회의감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사실 영화는 되게 한줄기의 희망을 찾은 것처럼 마무리하긴 했지만, 그 뒤에 남는 공허함에 대해서 작업을 해야 하지 않을까, 이제 좀 내면으로 들어가는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 외에 발화 같은 경우, 더 넥스트나 개인적인 공동체 안에서 토론이나 스터디를 이어나가고 있어요.

 

취재 │ 김하영 루키

 
사진 │ 안진영 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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