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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GT] 뉴미디어대안영화 장편 <기억의 소리>
NeMaf 조회수:2340 추천수:3
2018-08-20 16:01:53

8월 19일 오후 7시 30분, 인디스페이스에서 진행된 [뉴미디어대안영화 장편] <기억의 소리>가 상영되었다. 상영이 끝나고 임창재 감독 진행 아래 이어진 GT시간에는 이공희 감독이 참석하여 관객들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감독님은 70년대부터 활동을 하셨습니다. 꾸준히 작업을 하며 관객들과의 만남도 가지고 있으신데요.

이공희: 대학생 때부터 시나리오를 썼어요. 그 당시에는 시나리오를 쓰는 영화과 학생이 없었어요. 저는 문학을 했기 때문에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영화를 만들었던 것 같아요. 제 작품 스타일은 1920년대 유럽의 전위예술가, 아방가르드 작가들의 영상시, 시네포엠 형식의 영화들과 공통점이 많습니다.

 

 

 

계속 영화와 영상을 만들어 내고 탐구하시는 것이 존경스럽습니다. <기억의 소리> 기획의도와 배경 궁금합니다.

2010년에 오프앤프리국제영화제에서 기획공연으로 미디어퍼포밍아트를 공연하면서 영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처음부터 계획한 것은 아니었고 ‘기억의 소리’라는 제목과 도마질 소리가 떠올랐고, 떠오른 것을 바탕으로 무의식을 따라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오랜만에 보며 느껴지는 것은 스토리텔링보다는 무의식의 혼재가 관객들을 어지럽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생이라는 주제도 다루었는데 극영화 <신과 함께> 등이 유행하는 시대이다 보니 좀 더 이해가 수월할 것 같아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할 때, 너무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어린시절 장면을 추가했습니다. 특이한 점이라면, 제가 만든 단편 실험영화 <거울>, <착시렌즈> 영상을 부분적으로 삽입하여 소재와 이미지를 확장시켰습니다. 사람의 무의식 속 원죄를 논하고 싶었고, 인간 속에 있는 트라우마가 단순히 어린 시절에서 온 것도 있지만, 영화 속 동굴이라는 코드처럼 전생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넣게 되었어요. 과거의 생은 분명히 있을거라 생각해요.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했고 상업적인 코드는 전혀 넣지 않았어요.

 

 

 

관객1: 요즘 디지털 영화가 많이 상영되고 있는데, 화면이 독특하고 편안하고 질감이 깊었습니다. 디지털 영화 하고 다른 것 같아요.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마지막으로 만든 35mm 필름 영화예요. 저는 필름세대이며, 필름이 인간적이고 아날로그 적이라고 생각해서 필름으로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질감 차이로 보았을 때 디지털은 너무 가볍고 스마트한데 필름은 확실히 질감이 깊어요. 경상북도 청송군의 주산지 일대에서 촬영을 하였는데 이런 아름다운 풍경이 인물의 심리와 어울려서 더 아름다웠던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은 여건이 너무 안좋았어요. 시간과 예산이 충분했더라면 자연과 풍광을 많이 담았을 텐데 그런 점에 있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관객2: 주인공을 외로움 속에 가둬놓고 빛을 못 찾게 하는 것이 관객으로서는 보기 힘들었습니다. 주인공인 감독이 비극을 다루는 방식이 너무 끔찍하다고 느껴졌는데요. 상업영화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빛이 있었으면 한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어둠이 현실을 보여준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연출하게 되었습니다. 후에 속편을 제작하게 된다면 빛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습니다.

 

 

 

관객3: 영화 속 ‘감독’ 역할이 스토리를 이끌어간다고 생각했는데, ‘점성술사’의 헤어스타일이나 복장을 보면서 감독을 초월하는 존재 같다고 느꼈습니다. 점성술사는 감독을 초월하는 존재인지 아니면 단순히 맥거핀인건지 궁금합니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감독의 맥거핀으로도 볼 수 있고, 또는 점성 술사를 통해 윤주가 가지고 있는 상처를, 감독이 할 수 없는, 인간적으로 보듬는 캐릭터로도 볼 수 있어요. 윤주의 불안과 카르마를 끄집어내기위해 자연스럽게 점성술사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관객4: 아역으로 나온 배우들은 추가된 장면이라고 들었습니다. 아역배우들에게 메소드의 연기를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지나치게 어색해서 아역들이 나올 때마다 몰입도가 깨졌습니다. 아역에 대한 연기 디렉팅은 어떻게 했는지 궁금합니다.

영화의 주제를 이해시키기가 어려워서 장면에 대한 기초내용만 알려주었습니다. 영화의 스토리텔링화를 위해 추가된 부분이었고, 관객의 이해를 위해 넣었는데, 오히려 이해하기가 쉬웠고 좋았다는 평들이 많았습니다.

 

 

 

관객5: 카르마라는 요소가 나오는데 아주 흥미로운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에 답을 주지 않고 관객의 몫으로 남겨 놓았는데 카르마와 윤회, 전생이 작품 속에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둘이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생과 윤회에 대해 믿고 있고, 그래서 저는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중요한 요소라고 믿었습니다. 깊이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관객6: 동양적인 운명에 대한 메시지와 음악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일반 대중화된 영화보다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불교와 샤면틱한 색채를 더욱 발전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저 역시도 관심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샤머니즘에 매료되었고 작품의 배경인 청송과 어울리기에 이러한 방향을 택했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밝은 작품을 제작하고 싶습니다.

 

 

 

관객7: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엔딩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모범 답안이겠지만 하나의 주제를 관철하다 보니 어두운 방향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또다른 주제를 탐구하는 것을 앞으로의 과제로 생각하도록 하겠습니다.  

 

 

 

관객8: 눈이 머는 자매를 보며 ‘오이디푸스 왕’이 떠올랐습니다. 운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인간의 모습을 다루는 것 같은데요.

고려한 부분은 아니구요. 본래는 40분짜리 중편으로 생각해서 만든 작품이었어요. 시각에 대한 것만 고려하고 기획했는데 장편으로 변경되면서 내용이 확장되어 추가된 설정입니다. 영화를 만들다 보니 점점 달라지는 부분이 생겼어요. 눈의 상처는 심리적인 상처로 기억과 환청과 연결되는 매개체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자본만 있다면 제가 가진 능력에서 마음껏 펼치고 싶습니다. 최근에는 영화와 문학을 접목시키는 ‘시네 에세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글을 쓰고 후진을 양성하고 있는데, 시네포엠, 시네 에세이 장르로 뉴미디어 대안 영화의 제작에도 또다른 접근을 하고 싶네요. 또한  영화 <기억의 소리>를  연극, 춤, 영상과 함께 융복합 공연으로 무대에  새롭게 올리고 싶습니다. 영화에서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  주제와 표현을 보다 감성적으로 형상화시켜서 관객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합니다. 어쩌면 이런 방식들이 훨씬 폭넓은 대중성을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록│ 이혜진, 홍수진 루키

촬영 │ 전해라, 지서영 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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