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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데일리 [GT] 뉴미디어대안영화 단편
2018-08-17 11:55:45
NeMaf <> 조회수 705

 

8월 16일 오후 5시, 인디스페이스에서 ‘뉴미디어대안영화 단편’ 프로그램 (<멋진 신세계>, <솧>, <적정거리>, <나쁜 마음>, <달, 실>) 상영 후 감독들과의 GT가 있었다. 사회자의 진행 아래 관객들과 <솧>의 서보형 감독, <달, 실> 정섬, 이도 감독, <적정거리>의 박한나 감독, <나쁜 마음>의 명세진 감독이 함께 작품에 대한 고민들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상영된 단편영화 모두 감독님들의 독특한 시각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던 듯합니다. 감독님들이 어떻게 작품을 만들게 되셨는지, 또 어떻게 기획하게 되셨는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명세진: <나쁜 마음> 은 주인공 수연이 스트레스를 받다가, 집에 찾아온 엄마를 피해 창문으로 탈출하고 식물이 된다는 내용의 단편입니다. 현실 톤의 판타지 영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박한나: 저는 일상에서 영상을 수집하고 채집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촬영합니다. 영상을 설정해서 촬영하는 스타일은 아닌데요. <적정거리> 는 관계 간의 적정한 거리라는 것에 대해, 그리고 영상을 제작하는 데에 있어 피사체와 바라보는 사람들의 거리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면서 실험해본 작품입니다.

정섬: <달, 실>은 제 어머님 돌아가시고 난 후에,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상실감을 그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출발하여 제작했습니다.

서보형: ‘캐스팅’ 이라는 말을 찾아보면서 ‘배역이라는 것을 주되 배우를 집어넣는다’ 는 원리가 성립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솧> 은 이런 자신의 이미지에 사로잡혀서 대상을 자신의 프레임 안에 가두려고 하는, 폭력성을 보여주고자 한 작품입니다.

 

 

 

정섬, 이도 감독님께는 두 가지 질문 드리고 싶은데요. 먼저 <달, 실> 이 판타지적인 만큼 장소 로케이션 헌팅이 쉽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로케이션 헌팅을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또 캐스팅은 어떻게 진행하셨는지도 궁금하구요.

 

이도: 로케이션은, 시나리오를 봤을 때 사람들이 다 이야기하기를 적은 돈으로 이런 공간을 찾기 힘들다고 했었어요. 또 제작비를 고려할 때 세트를 사용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구요. 당시 저희 영화에서 그림자 춤 퍼포먼스를 해주신 분이, 제주도에 굉장히 오래된 농가를 고쳐서 직접 살고 계셨어요. 사진을 보다가 저희 영화랑 잘 맞겠다 싶어서 내려가 봤더니 그 자체로 좋은 공간들이 많았습니다. 

캐스팅은, 어린 아이 역이라 힘들었는데요. 많은 아이들을 만난 끝에 결국에는 이번에 연기한 아역배우 아이린 양을 캐스팅했습니다. 아이린 양은 연기를 한 번도 안 해본 친구입니다. 사실 아이린 양의 어머니가 제가 아는 지인인데요. 어머니 스스로 배우이기도 하고, 또 딸이 끼가 있다고 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니 전혀 꾸미지 않은 느낌이 너무 예뻤던 것 같아요. 그래서 같이 작업을 하게 됐습니다.

 

 

 

박한나 감독님께 질문 드리고 싶습니다. 푸티지를 직접 수집한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하시는 건지 궁금합니다.

 

박한나: 우선, 우연적으로 그때그때 흥미를 끄는 많은 푸티지를 모으고, 편집하는 과정에서 끌리는 푸티지를 다시 찾아가기도 합니다. 일상적으로 촬영하고 싶은 순간에 푸티지를 모아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관객 1: <달, 실>에서 엄마가 우는 장면, 또 아이가 아빠를 찾아가는 장면에서 해석이 안 되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정섬: 편집하는 단계에 따라 여러 편집본을 만들면서 아이린 양을 중심으로 만들다 보니 그 과정에서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들이 조금 빠져나간 것 같습니다. 이야기가 여러분 보시기에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많았을 것 같아요. 사실 저희 시나리오 상에서는 엄마 역이, 젊었을 때 사랑했던 남편이 떠나고 혼자 아이를 키우는 아내가 남편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정신적으로 힘들어지는, 어찌보면 약간 미쳤다고 할 수도 있는 설정이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집을 떠나버리고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게 되는 설정입니다. 물론 영화를 이해하는 건 여러분의 선택에 맡기고 싶어요.

이도: 엄마 역할을 맡은 배우님과 상의를 많이 했어요. 배우랑 정확한 소통을 하고 히스토리를 많이 설정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영화 속의 엄마는 젊은 날 목숨 바쳐 사랑한 남자가 떠난 거에요. 죽었다기보다는요. 그래서 남아있는 딸을 보고 견디지 못해 미치기 시작한 상태라고 정의했던 것 같아요.

 

 

 

관객 2: <솧>에서 배우 이미경은 손에 단추를 쥐고 있었는데요. 이미경은 그 단추가 현실을 자극하기 위해서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했지만, 나중에는 손에 단추가 없었습니다. 이것이 캐스팅 장면과 시나리오가 하나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현실이 아니다 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단추가 의미하는 게 뭔가요?

 

서보형: 단추는 두 가지 측면이 있을 것 같아요. 감독 입장에서, 단추는 자기가 쓰는 시나리오 안에서 현실로 떨어져 나온 픽션의 한 조각일 것 같습니다. 배우 이미경 입장에서는 오히려 현실임을 증명할 수 있겠죠. 말하자면 단추에는 서로 상반된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관객 3: <나쁜 마음> 속 화분을 보면서 의문이 하나 들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시든 화분을 집는 것처럼 보였는데요. 혹시 제가 본 게 맞다면, 시든 화분을 집어드는 것으로 설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명세진: 보셨던 게 맞습니다. 여러 가지 꽃도 피어있고 열매도 열린 화분 사이에서, 죽어가는 화분을 보면서 ‘얘가 제일 불쌍해보인다’, ‘물을 한 번 줘볼까’ 하고 가져왔다가 ‘내가 물을 안주더라도 어차피 죽을 건데’, ‘죽으면 어때’ 라는 불편한 감정이 스스로를 옭아먹는 상태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또, 저는 공무원 준비는 한 적이 없지만 수능을 세 번 봤기 때문에 저런 심리상태를 잘 이해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소재로 설정하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나쁜 마음> 에서는 식물의 질감, 미술작업도 중요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미술작업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명세진: 먼저 화분 속 풀은 마를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방 안에 달린 풀들은 인터넷에서 구매한 조화와 근처에 버려진 넝쿨들을 섞어서 달았어요.

 

 

 

박한나 감독님께 질문 드립니다. <적정거리>는 작품 속 음악이 참 인상 깊었는데요. 사운드 설계를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박한나: 이미지와 마찬가지로 사운드 역시 수집이라는 방식을 통해 작업했고, 몇 가지는 실제 사운드로 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믹싱 작업에서는 정서적인 측면을 생각하기도 했었구요. 어떤 ‘정서’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관객 4: <솧> 의 배우가 중간까지는 화면의 중간 하단 쪽에 굉장히 작게 위치하다가, 중간 이후 새롭게 배치되었는데요. 그 배치의 의미나 이유가 궁금합니다. 또 나중에 조명이 켜졌을 때 배우의 공간감이 느껴지지 않았는데, 공간감이 사라지는 것을 의도하신 것인지, 그렇다면 후반부에 감독이 나오고 난 뒤 다시 질감이 살아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서보형: 화면 하단에 배우를 위치시킨 것은, 프레임이 컷의 역할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 자신의 프레임 안에 배우를 가두려고 하는 행위 자체가 일종의 억압으로 작용했겠다, 하는 생각도 있어요. 후반부에 공간이 달라지는 것은, 실제 촬영할 때도 공간이 달라지기도 했고 연결성을 신경 쓰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본인 스스로가 사라지면서 배역으로 변해가는, 영화를 만드는 과정 속에서 하나의 개인이 어떻게 이름을 얻나 하는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에 후반부에서는 공간이 변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감독님들께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에 참여하신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명세진: 저는 영화를 같이 만든 친구들과 씨네필동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지금 <하얀 악마> 라는 새로운 공포 영화를 준비하고 있어요. 이렇게 한 편 한 편 찍을 때마다 많은 친구들의 노력, 예산이 느껴지는 반면에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적어서 항상 아쉬운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단편영화를 만날 수 있는 곳이 영화관뿐만 아니라 더더욱 확장되었으면 하는, 더 좋은 영화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박한나: 저는 작년에 네마프에 참여했었는데 올해도 참여하게 되어서 좋았고, 개인적으로 느끼기로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저는 실험영상 작업을 혼자서 하고 있구요. 전시나 상영의 경계선에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도: 네마프 영화제는 제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데, 2회 때 첫 영화를 상영한 곳입니다. 그 다음에는 영화를 만들 때마다 인연이 지속됐던 것 같아요. 항상 영화를 만드는 게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수많은 사람들의 고단함, 애정, 열정 때문에 작품이 만들어졌다고 생각이 듭니다. 오늘 오신 많은 스탭분께도 마음깊이 감사드리고, 우리가 무언가 하나 만들어냈다는 것에 대해서 기쁘고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정섬: 네마프에서 영화를 선택해주시고, 여러분을 만나서 소통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고 좋습니다. 옆에 있는 이도 감독님과 저는 18년동안 3년에 한 편씩 함께 작업을 해왔는데요. 물론 서로 빚지고 이번에는 제가 신용불량자가 될 상황에 처했지만(웃음). 영화가 만들어놓고 보면 너무 좋아요. 앞으로도 극장에서 여러분들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서보형: 네마프는 참 고마운 영화제이기도 합니다. 어찌 보면 이상한, 특이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작품들을 세상에 공개할 수 있게 해주는 영화제이기에 항상 고맙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솧>의 revenge 버전을 찍었는데 내년에도 상영할 수 있을지 싶네요.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취재 | 전동현, 이혜은 루키

사진 | 전해라, 지서영 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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