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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 한국구애전 단편 5
NeMaf 조회수:2476 추천수:3
2017-08-23 16:24:29

 

8월 21일 2시 30분 '한국구애전 단편 5'가 인디스페이스에서 상영되었다. '한국구애전 단편 5'는 김원봉 감독의 <이상한 영화>, 임혜영 감독의 <37m/s>, 정세음 감독의<아가방>, 조아라 감독의 <인터뷰>로 구성되었다. 한편 상영 후 권은혜 모더레이터, 감독들과 함께 GT가 진행되었다. 관객과 감독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던 현장의 기록을 풀어보고자 한다.

 

 

 

각 영화에서 보이는 형식을 선택하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정세음: 맨 처음에 아가방을 만들게 된 계기부터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예전에 나이지리아의 아기 공장에 관한 기사를 봤어요. 17명의 소녀를 가둬두고 반복적으로 출산을 강요했고 그 행위가 적발되었다는 기사였죠. 인간이 인간에게 행한 행위이기 때문에 충격을 받았어요. 그래서 우리가 말하는 인간다움이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던졌어요. 미래에 아기 공장이 이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시대가 온다면, 그리고 그 일을 로봇이 행한다면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죄책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어요. 그러한 생각에서 형식을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김원봉: 영화를 만들 당시 온라인상에서 데이트 폭력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서 만들게 되었습니다.

 

조아라: 이 영화를 만들 때 데이트 폭력이 수면에 떠 올랐어요. 그리고 문제를 담은 영화들이 대부분 여성에 시각에서 담아지지 않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여성으로서의 시각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어떻게 보면 데이트 폭력 이후에 주변에서 겪는 시선들이 피해자들에게 더 폭력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것 같아요. 2010년도에 해외 매체에서 인터뷰 호스트 일을 하면서 인터뷰 자체가 폭력적인 행위인 것 같다고 느꼈어요. 인터뷰어와 인터뷰이 사이의 긴장감. 그리고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을 말하게 하는 행위들이 그렇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인터뷰라는 포맷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임혜영: 마음을 다친 젊은 여자의 내면을 시각화하여 보여주고 사운드로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언어로 이야기하면 표현이 국한될 수도 있어요. 예를 들면 힘들다, 절망적이다, 이러한 부분들을 시각과 청각으로도 느끼게 해주고 싶은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이상한 영화> 감독님께 질문하고 싶습니다. 영화 속의 영화감독이 극장에서 자신의 영화를 보면서 웃고 있어요. 웃음의 의미가 무엇인가요?

김원봉: 영화의 맨 처음과 맨 마지막에 인터뷰를 당하는 장면에서 어리바리한 척하며 본인을 방어하려고 하잖아요. 방어 수단으로서 다른 사람을 이용하죠. 저도 살다 보면 그런 순간이 있고, 누구나 완벽하게 도덕적이지 않다는 것을 묘사하고 싶었습니다.

 

 

 

관객 1: <아가방> 감독님께 질문드립니다. 라디오에서 자유를 외치던 목소리는 왜 목소리만으로 그쳤나요? 여주인공이 탈출한다거나 다른 사람들이 등장해 이 상황을 깨부술 수도 있었을 텐데요.

정세음: 초고에는 여성이 행동하고 탈출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제작 과정의 현실적인 문제도 있었고, 메시지를 던지는 것보다 우리가 수많은 길로 떨어질 수 있는 한 미래의 모습을 이 이야기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어요. 제가 어느 한 편에 서기보다 상황을 던져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영화 속의 의사나 엔지니어들의 대사가 지금은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시대의 사람들에게는 자랑스러운 직업일 수도 있죠. 이런 예시를 보면서 각자 생각해 볼 수 있는 지점들이 있길 바랐어요. 그래서 탈출보다는 다시 순환되어서 반복하는 여주인공이 이런 의도들과 같아서 초고와 다르게 결말을 바꿨습니다.

 

<37m/s >감독님께 질문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면서 마지막에 여주인공이 다시 눈을 감긴 했지만 차라리 눈을 뜨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또 사운드에 중점을 두셨다고 했는데, 현악기 중 비올라를 선택하신 이유와 어떤 느낌의 음악을 원하셨는지 궁금해요.

임혜영: 말씀하신 것처럼 죽은 게 차라리 낫겠다, 싶은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사운드의 경우,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었어요. 그래서 이승준 음악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죠. 그래서 현악기로 결정이 났어요. 처음에는 영화의 분위기처럼 어두운 음색의 첼로로 할까, 오히려 찢어지는 느낌의 바이올린으로 할까 고민했어요. 그러다 결국 두 가지 면모를 다 가진 비올라가 낫겠다고 생각해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뷰> 감독님께 질문드리고 싶어요. 영화 속 여배우가 너무 사랑스럽고 애교도 많으세요. 어떻게 캐스팅과 디렉팅을 했나요?

조아라: 60~70명의 여배우가 오디션을 봤어요. 영화 속 여배우는 송예경이라는 분이세요. 연기에 대해서 대략적인 가이드라인은 있었지만, 실제 인터뷰처럼 진행하게 되었어요. 정해진 대사가 있다기보다는 즉흥연기에 가까운 연기였어요.

 

 

 

관객 2: <인터뷰> 감독님께 질문드립니다. 인터뷰어 목소리와 남자친구 목소리가 같은 분인가요? 그렇다면 그 의도가 무엇이었나요?

조아라: 아니요. 헷갈리게 하고자 한 연출이었습니다. 인터뷰이의 목소리를 제가 했어도 됐지만, 짧은 영화 안에서 이차적인 표명을 표현하기에는 여자 목소리로 잘 전달이 될지 의문이 들었어요. 남성들이 각기 다른 목소리를 가지고 있고,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제가 영화에서 집중하고 싶었던 것들을 가릴수 있을 것 같아서 티가 나지 않게 하려고 연출을 했던 것 같아요. 크레딧에는 없지만 인터뷰이의 목소리는 조연출이 맡았습니다.

 

 

 

관객 3: <인터뷰> 감독님께 질문하고 싶어요. 소재가 어둡고 무거운데 연출은 밝고 예쁘게 하셨어요. 그런 부분에서 아이러니한 느낌을 받았는데요, 그렇게 연출하신 이유는 뭔가요?

조아라: 폭력을 다루는 영화들은 주로 어둡게 연출을 해요. 제가 표현하고 싶었던 것들은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사랑에 대한 설렘이었어요. 그리고 그 설렘의 변화들을 보여주고 싶어서 예쁜 색으로 표현하려고 했어요.

 

 

 

관객4: <이상한 영화> 감독님께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이 같다. 수미상관을 만드신 이유가 뭔가요?

김원봉: 수미상관은 처음에 쓸 때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 해서 넣은 것이었습니다.

 

<아가방> 감독님, 영화를 보면서 모성에 대해 비판을 하고 있다고 생각도 했어요. 그런 것이 있었나요?

정세음: 포괄적으로 인간적인 것에 대해서만 시작했어요.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런 얘기도 할 수 있구나 하고 생각했네요.

 

 

 

관객 5: <37m/s > 감독님께 질문드립니다. 먼저 흑백과 컬러를 병행하여 사용한 점이 궁금합니다. 또 주인공이 텔레비전을 보는 장면이 나오는데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인 생각이 담긴 건가요? 그리고 왜 신년과 스파게티를 먹는 장면을 넣었나요?

임혜영: 컬러의 장면들은 현재의 모습 담았고, 흑백의 장면들은 여자 내면을 관객에게 보여주고자 했던 부분이에요. 미디어의 경우 심오한 것은 아니고, 보통 무기력한 상태일 때 우리는 텔레비전을 보죠. 그러나 진짜로 텔레비전을 보고 있지는 않아요. 그냥 틀어놓고 앉아 있는 거죠. 그것처럼 여자 역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먹는 장면은 먹는 것에 대한 대조적인 모습을 담고 싶었어요. 마찬가지로 신년은 새해의 시작이고, 많은 사람이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이 여자에게 그런 것은 무의미하고 사람들과 동떨어져 혼자 있는 모습을 대조하고 싶었어요.

 

 

 

마무리로 상영 후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계획하고 있으신 다음 작품, 그리고 하고 싶은 홍보가 있으시다면?

임혜영: 사전에 밝게 틀어달라고 요청했는데 어둡게 나와서 너무 아쉬웠습니다. 금요일에는 인디스페이스에서 상영될 예정이니 혹시 괜찮으시다면 다시 한번 더 봐주세요. 단편영화 같은 경우에 관객들과 만날 기회가 별로 없는데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조아라: 한국에서 관객들에게 보여드리는 게 처음이라서 굉장히 새로워요. 이 작품을 2016년 초에 만들었는데, 그 시기에 여성 문제가 알려지고 운동이 시작됐던 것 같아요. 그런데 2017년이 되니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바꾸려고 하는 것 같아서 많이 달라졌다고 느껴요. 여성 문제에 관한 영화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고, 여성 감독님이 많아진 것 같아서 기쁘네요. 이 자리에 오게 된 것 자체가 너무 기쁘고요, 괜찮으시면 25일에 또 보러 와주세요.

 

김원봉: 여성의 권리와 사회적인 이슈들이 많이 알려지고 더 좋아졌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정세음: 극영화 연출이 처음이고, 큰 화면으로 제 영화를 상영하는 것도 처음이고, 또 관객분들을 만나는 것도 처음이에요. 새롭고 좋은 경험을 하게 돼서 너무 좋았습니다. 다만 사운드가 잘 안 들려서 아쉬웠습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또 보러 와주세요. 감사합니다

 

 

 

기록 |  신민정 루키

사진 |  이자인 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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