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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 <글로컬 구애전 단편2> GT 현장
NeMaf 조회수:3378 추천수:9
2016-08-10 11:27:52

 

8월 9일 화요일 오후 3시 30분 종로 인디스페이스에서 경쟁부문의 [글로컬 구애전 단편2]가 상영되었다. 이날 GT 시간은 전성권 모더레이터의 진행으로 <저 소리 부분을 지워 버릴 것입니다>의 전하영 감독, <순환하는 밤> 백종관 감독 그리고 <시력교정 불청객 나비>의 오현진이 감독이 참여했다. 이하는 이날 GT에 대한 기록이다.

 


우선 간단한 감독님들의 자기소개와 작품을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듣겠습니다.

오현진: 안녕하세요. 저는 <시력교정 불청객 나비>을 만든 오현진입니다. 저도 제목이 입에 붙지 않는데요. 원래는 <고양이와 스카이>라는 제목으로 만들었는데, 영화 보신 것처럼 작년에 성북구 정릉동 스카이 아파트라는 곳의 외형과 그 공간이 궁금해 답사를 갔어요. 그러다가 그때 만난 ‘나비’라는 이름의 고양이를 만나서 몇 번 더 찾아가 그 고양이와 같이 이 작품을 만들게 됐습니다.

 

백종관: 안녕하세요. <순환하는 밤>을 만든 백종관입니다. 저는 옛날 사진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오래전 국내 근현대사의 기록사진들을 보다가 꽂히는 부분이 있었어요. 그 사진들을 보면서 ‘큰 스크린으로 옮겨오고 싶다’ 생각했구요. 또 이전부터 품고 있던 여러 생각들을 함께 더해서 영상으로 만들고 싶어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전하영 : 저는 <저 소리 부분을 지워 버릴 것입니다>를 만든 전하영이라고 합니다. 작품은 원래 갤러리에서의 상영 목표로 만들었어요. 나레이터는 윤석남 선생님인데요. 윤석남 선생님은 페미니즘 미술 작가세요.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미술계서는 유명한 분이세요. 선생님이 자신의 관상을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작업하신 2000년대 작품들을 선보이는 전시가 있었는데요. 그때 저도 함께 참여하게 되었어요. 당시에 저는 새로운 작업으로 영상작업을 하고 싶었는데, ‘작가님이 영상작업이 없다’는 소리를 듣고 이번 작품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관객: 영화 잘 봤습니다. <시력교정 불청객 나비>의 오현진 감독님에게 묻고 싶습니다. 제목대로 작품이 세 파트로 나뉘었던 것 같습니다. 첫 부분은 창문과 빛을 가지고 이미지를 나열하는 실험영화 같은 느낌이 들었구요. 두 번째는 철거를 앞둔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을 인터뷰해서 철거민 문제를 다루려했던 것 같았구요. 세 번째는 그 지역을 여유롭게 돌아다니는 고양이를 통해 관객들에게 위안을 주려한 것 같은데요. 그런 면에서 제목과 내용이 일대일로 이어지는 것 같았는데, ‘시력교정’은 무엇과 이으려했는지가 궁금합니다.

 

오현진: 질문하신 관객분께서 말씀하신 게 꼭 제가 말하고 싶었던 것인데요. 말씀해주신 대로20분의 단편 다큐멘터리이지만, 세 가지 챕터의 구성으로 만들었어요. 제목은 작품이 완성되고 지었는데요. ‘시력교정’ 이란 것이 멀리보이는 것을 잘 보이게 하는 그런 교정의 과정이잖아요. 저는 작품을 만들면서 일 년 전의 이미지를 일 년 후에 보았을 때 ‘내가 이 부분에 대해서 더 주목하고 싶은데 그때는 그렇지 못했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저는 그 거리감을 보안하려 영상을 다시 찍기보다는 제가 보고 싶은 부분을 확대해서 ‘나는 이런 거리감을 가지고 대상을 바라보고 싶었다’라고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백종관 감독님이 질문이 있다고 하시네요. 

 

 

백종관: <저 소리 부분을 지워 버릴 것입니다> 잘 봤는데요. 제가 이미지에 특수효과를 주는 과정에 미숙한데요. 작품설명을 보니 ‘제너레이션’ 작업을 하셨다는데, 어떠한 과정의 작업이었는지 궁급합니다. 

 

 

전하영 : 제가 이런 방식의 작업을 어떻게 작업했냐면, 처음 촬영한 장소는 윤석남 선생님의 작업실이었어요, 무엇을 할지는 몰랐지만 우선, 그곳에서 간단히 사진과 영상으로 스케치 작업부터 했는데요. 스케치 작업을 DSLR로 하고나서 저의 작업실에서 프로젝터로 띄웠는데, 당시 제 작업실 벽지가 픽셀처럼 되어있었어요. 그 무늬가 재밌어서 ‘언젠가 활용해보고 싶다’ 생각하다가 활용하게 됐구요. 작업의 과정으로는 먼저 프로젝터를 쏘고 ‘DV(Digital Video)’로 다시 찍는 과정을 반복해서 6번을 반복하면 보신 것과 같은 이미지가 되요, 이런 과정의 작업을 하고나면 영상에 흑백과 컬러의 경계가 생기는데 저는 그 경계를 만들고 싶었구요. 그 당시에 제가 고민한 부분으로, 저는 필름부터 작업을 해서 매체, 물질에 대한 고민이 많았었어요. 그리고 최근 20대 작가들을 보면 디지털의 거부감 없이 작업하는데 저는 ‘영화는 필름’인 세대여서 디지털의 매끈한 이미지가 껄끄럽거든요. 그래서 그런 매끈한 디지털 이미지를 뭉개는 표현으로 작업을 한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최근에 스스로에 대해서 드는 생각으로 이미지를 그 자체로 보기보다 그것을 ‘물질적’ 혹은 ‘조형적인 것’으로 보고 싶은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모더레이터: 저는 개인적으로 윤석남 선생님을 잘 몰랐는데요. 원래 미술작품은 보는 건데 이번 영화에서 들린 선생님의 목소리를 통해 그분의 작품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제너레이션’ 작업을 통한 추상화의 과정이 제 생각에는 ‘내레이션과 상관성이 있다’ 생각이 들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어서 관객질문 받겠습니다.

 

 

관객: <순환하는 밤>의 백종관 감독님께 질문 드리고 싶습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장면을 보여주신 작품인데, 햄릿을 주인공으로 설정하시고 진행하셨어요. 작품에서 햄릿을 주인공으로 설정하신 점이 궁금합니다. 

 

 백종관 : 말씀해 주신 대로, <햄릿>의 텍스트들을 많이 가져왔죠. 하지만 정해진 주인공이 있는지는 안구요. 이번 작업에서 햄릿을 가져온 이유는 작업을 하면서 연결에 대해 많이 생각했어요. 앞에 전하영 감독님이 필름과 디지털의 이야기를 하셨듯이, 같은 사건을 필름과 디지털로 기록했을 때 ‘그 둘 사이 차이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차이를 느끼는지’ 생각을 했죠. 그리고 보신대로 과거 거리 집회사진과 제가 직접 찍은 집회사진들이 있는데, 과거와 현재의 시간들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 고심하다가 대게 일반적인 연대기적 시간의 연결성을 넘어서는 대안적 시간을 논할 때  <햄릿>이란 텍스트가 그런 담론들안에선 자주 인용되는 것이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이번 작품을 만들면서 <햄릿>을 정독했는데 저희가 잘 아는 구절 말고도 영화에 쓰일 수 있는 여러 인용구가 있는 것 같아 가져왔습니다. 

 

 

저도 햄릿의 원어와 번역본이 있어서 궁금한 점이 있는데요. <햄릿>이 원래 고대영어와 중세영어의 버전이 있다가 현대영어로 번역이 되었고 국문 번역본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잘은 모르지만 특히 영화 속에서 나오는 ‘뒤틀린 세월’이란 구절은 <햄릿>의 핵심적인 대사이기에 그 구절과 관련해 번역에 관한 부분이 궁금하구요. 그리고 역사라는 것이 필연적이고 반복해서 도래하는 속성이 있는데, 그런 것이 근대이후 작품 속 망령에 관한 그런 개념과 맞닿아 있는 것 같아 역사에 관한 리서치가 많았던 작품이라 생각됐는데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백종관 : 대학원 졸업 작품이여서 리서치는 굉장히 많이 했구요, 텍스트도 많이 참고했어요. 우선, 번역에 대해서 좋은 질문을 해주신 것 같아요, 왜냐면 <햄릿>의 국문 번역본이 여러 버전으로 있는데 그 번역본들에 대해서 학자들이나 독자들의 의견이 갈리거든요. 저도 그런 점 때문에 처음에는 십여 권의 <햄릿> 번역본을 준비했어요. (웃음) 그 번역본들을 찾아보고 그중에 다섯 권 정도를 추린 다음 그 안에서 작품에 적합한 것들로 선택을 했구요. 또 제 수정한 부분도 있구요, 그리고 처음 모니터링에서 고대 영어를 쓰기도 했는데 원어민도 이해하지 못 하는 부분이 있어서 현대 영어를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디지털 이미지가 어떻게 읽힐 수 있는가’ ‘미학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까’ 또 ‘어떻게 정치적 차원에서 해석 할 수 있을까’ 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구요. 그래서 <햄릿>이외 여러 텍스트를 읽었고 ‘자크 데리다 Jacques Derrida’의 언어들도 빌려왔구요, 그 텍스트들을 통해 작품의 이미지들을 좀 더 부연설명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빌려왔습니다.

 


마지막으로 감독님들의 향후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오현진 : 저는 이후 ‘스카이 아파트’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만 짧게 말씀드릴게요. 1999년에 아파트가 생기고 나서 재개발지정이 됐었는데, 저곳이 ‘경관지구’라고 자연경관을 보여야하는 지역에 속해져 민영건설사들의 투자가 없었었어요. 그런 난항을 겪고 있는 와중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파트가 안전진단에 걸리다 보니 대부분의 주민들이 나가셔서 15가구만 남아있었는데요, 이익적으로 잘 되지가 않아서 올해에 서울시가 ‘직권해제’ 재개발 지정지역으로 되돌린다는 결단을 했구요. LH공사에서 공공임대 주택, 행복주택을 예정에 두고 있다 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재개발’ 같은 도시문제에 휩싸인 사람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할 것 같구요. 또 다른 기회를 통해 만나 뵙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백종관 : 이번 영화는 저의 다른 작업들에 비해서 말이 많은 편이었는데요. 이제는 순서상 이제 말이 없는 하지만 재밌는 영화를 만들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하영 : 저는 하고 있는 일이 많아서 GT때마다 다른 것들을 말하는데요. 오늘은 내일 6시에 상영할 <도큐멘트 70>에 제 단편도 있어서 내일 시간이 된다면 보러 와주세요. 감사합니다.

 

 


2016.08.09

 

진행 | 전성권
기록 | 최상규 루키
 사진 | 손지은 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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