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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8일 월요일 오후 3시 30분 종로 인디스페이스에서 경쟁부문의 [글로컬 구애전 단편4]가 상영되었다. 이날 GT시간은 맹수진 영화평론가의 진행으로 <광화문의 어떤 하루>의 김경만 감독 외 <고구마 가족>의 박중하, <너는, 어디에도 없을거야>의 김숙현, <순례>의 김수진, <EOW>의 語孟浪, <그 누구의 딸>의 김창민 감독까지 총 6인이 참여하였다. 이하는 이날 GT에 대한 기록이다.
우선 감독님들에게 직접 작품과 자기소개 간단히 듣고 본격적인 GT 시작하겠습니다.
김수진: 네 안녕하세요. <순례>를 만든 김수진입니다.
박중하: 안녕하세요. <고구마 가족>의 박중하입니다
김숙현: 안녕하세요. <너는, 어디에도 없을거야>를 만든 김숙현입니다.
김경만: 안녕하세요. <광화문의 어떤 하루>의 김경만입니다.
語孟浪: 안녕하세요. <EOW>를 만든 語孟浪입니다.
김창민: 안녕하세요. <그 누구의 딸>을 만든 김창민입니다.
간단한 소개만 부탁드렸는데 정말 간단히 소개해주셨네요. (웃음) 첫 질문으로는 어리석은 질문일지도 모르지만 효율성을 위해서 감독님들에게 영화의 제작의도와 하시고 싶었던 이야기 간단히 듣겠습니다.
김수진: 네 저는 ‘마더푸어’라는 외국인 노동자와 관련한 실화를 접하게 되었는데요. 그 분께서 한국에 오셔서 생활하던 중 급작스럽게 숨을 걷고 가족들의 애도哀悼없이 정리됐어요. 그분의 사연을 보면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자’ ‘과연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게 되었구요. 그때의 느낀 점들을 영상으로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박중하: 제가 2년 전에 지방으로 귀농을 하고 싶었는데요. 그래서 귀농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어봤어요. 영화 속에서는 귀농의 직접적인 이야기는 안 나오지만요. 그래서 귀농인들이 갖는 갈등상황을 다루려다 보니 ‘멧돼지’도 하나의 소재가 될 것 같아 만들어보았습니다.
김숙현: 저는 <이상한나라의 앨리스> <거울나라의 앨리스>이야기들을 참 좋아하는데요. 이 작품들을 표현하기위해 다양한 방법을 이용해서 연출해보았고 또 무언가 나타날 것 같은 상상력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김경만: 제작당시, 저는 인터넷에서 새누리당의 공개 퍼포먼스 소식을 보고 화나서 광화문에 갔어요, 그리고 그곳에서 사람들을 만나게 되어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語孟浪: 저는 스크린 화면을 통해 보는 많은 이미지와 영상들이 대게 하나의 렌즈로 보여진다고 생각했어요. 그치만 지금 시대엔 우리 모두가 핸드폰을 통해 하나씩의 렌즈는 가지고 있잖아요. 그리고 사람들이 그 렌즈를 이용해서 각자가 인터넷에 이미지들을 올리는데, 다큐멘터리건 영화건 어떤 매체이건 ‘편집자, 작가, 감독의 눈 바깥에 있는 외부를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생각을 했구요. 그것을 얘기해보자는 생각 끝에 인터넷에 올라온 사람들의 영상을 편집해서 제작해보았습니다.
김창민: 우연치 않게 성범죄자 고지서를 받고 이야기가 시작되었는데요. 원래 그 고지서는 다른 것들과 함께 제 책상위에 쌓여있었어요. 그러다가 문득 고지서를 보는데, ‘그 범죄자의 개인사라던가 가족들의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구요. 그래서 범죄자의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고 싶어서 제작하게 됐습니다.
이번엔 語孟浪 감독님에게 질문 드리고 싶은데요. 작품 <EOW>의 제목의 의미가 궁금하구요. 그리고 다른 감독님들은 모두 한글이름이신데 감독님만 유일하게 한자이름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語孟浪: 사실 제가 다른 영역에 있다가 우연히 영상, 영화매체로 들어오게 됐어요. 그래서 작품의 제목정도는 정해져 있었지만 어떻게 출품해야할지는 잘 몰랐구요. 다음으로 제가 작가명에 대해 말씀드리면, 일종의 반박이라 생각해요. 하나는 제가 만든 이야기가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측면이 있는데 그 논쟁에서 도망치기위한 부분이 있구요. 다른 하나는 한자를 발음하면 ‘엄앵란’이라고 발음되는데 저는 그 뜻을 ‘맹랑한 말’이라고 생각해요, 이번에 제가 만든 작품에 대해서 스스로도 ‘맹랑한 말’ 같이 느껴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김수진 감독님께 질문 드리고 싶은데요. 저는 처음에 영화 속 무용수가 감독님일 줄 조금도 생각을 못했어요. 나중에 무용수가 본업이신걸 알았는데요. 어떤 이유로 카메라를 직접 들고 연출까지 하실 생각을 하셨는지 그리고 앞으로도 무용과 영상을 함께하는 작업을 하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김수진 : 우선, 무용수로서의 제 경력은 20년 정도가 됐구요. 현제는 클래식 발레에서 현대무용으로 전향해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카메라를 잡게 된 계기는 무용이라는 장르를 통해서 좀 더 많은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는데요. 무용이라는 장르자체가 무대 위에서 보이고 나면 사라지는 속성이 있어요. 무용과 같은 현장예술의 그런 단점을 보안하기 위해 카메라를 이용했구요. 그래서 카메라를 통해 좀 더 다양한 각도에서 보고 이야기를 더 얹히고 하는 방법으로 제 나름대로의 표현을 하고 싶었어요. 영상은 저에게 무용의 단점을 보안해주고 표현의 범위를 넓혀준 고마운 장르죠. 그래서 앞으로도 무용과 필름 두 가지다 병행하고 싶습니다.
이번에는 김숙현 감독님의 작품 <너는, 어디에도 없을거야>에 질문 드리고 싶은데요. 저는 이번 상영에서 감독님의 작품이 제일 어려웠어요. 소설 엘리스 시리즈를 기반한 작품인데, 제가 보기에는 감독님이 작품 속 ‘원더랜드’라는 명칭에 ‘한국’이라는 공간을 대입하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그리고 작품의 도입부분에서 소녀가 내레이션 동화를 읽잖아요. 그 다음에 자막으로 <너는, 어디에도 없을거야> 라고 나오는데 스스로 질문과 답변을 한 느낌이 들거든요. 소설 앨리스도 사실 굉장히 철학적이고 논리적인 동화인데, 감독님이 작품에서 답변까지 제시하는 모습 그리고 작품을 통해 보여진 한국사회의 모습과 나비, 벌, 개구리 등의 군상들에서는 어떤 부조리한 느낌도 들었는데요. 이런 질문이 감독님께서 답하기 껄끄러우실까 어렵지만 그래도 여쭈어본다면 엘리스라는 동화를 한국사람, 사회와 엮어서 보여주고 싶었던 감독님만의 비전이 있었다면 무엇이었을지 묻고 싶습니다.
김숙현: 어떤 명확한 비전이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구요. 그래도 영화를 만들 때 여러번 책을 곱씹으면서 소화하려고 노력했어요. 철학적인 문맥들이나 그런 것들에 대해서 말이죠. 원작 소설만 본다면 그저 소녀의 꿈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그 안에는 굉장히 섬세한 재미, 장치들이 있다고 보았어요. 그런 것들을 무용이나 연극적인 기법을 통해 시각적으로 보여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헀구요, 책의 주제는 소녀의 성장이야기 그리고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작품을 보면서 등장인물들이 무용을 통해 몸의 언어로 이야기를 표현하는데, 그것에 대해서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감독님의 의도라고 생각하구요. 또 재밌는 상황인 게 바로 옆에 무용을 전공하신 김수진 감독님이 계신데 감독님은 이 작품을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웃음)
김수진 : 저도 무용이 나와서 깜작 놀랐는데요. 제 생각에 춤의 매력은 명확한 내용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고 봐요. 춤은 보여지는 것이기 때문에 해석은 보는 이의 몫이라 생각하구요. 그래서 저는 감독님이 보여주신 것을 통해 제 나름대로 마음껏 상상했습니다.
박중하 감독님께 마이크를 드리고 싶은데요. 작품 <고구마 가족>은 작년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관객상도 받았죠. 작품의 흥미로운 점이 맨 처음 이 가족이 멧돼지 가족일지 생각을 못 했어요.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부분이 있지만 특이하다고 생각만 했죠. 그래서 이제 질문으로는 작품을 만들면서 배우들의 연기에 어떻게 요청하셨는지 궁금하구요. 다음으로, 영화 후반 아이가 새끼 멧돼지로 변하고 엄마 아빠가 멧돼지가 되어 트럭에 실려 가는 장면들을 통해 이 가족의 정체가 드러나지만 그 전환의 시점을 어디로 계획하셨을지 궁금합니다.
박중하: 방금 질문해주신 두 가지가 작품을 만들면서 가장 많이 고민된 부분인데요. 연기 디렉팅의 경우 제 머릿속에는 추상적 장면들 밖에 없었어요. 어떻게하면 동물적인 느낌과 인간의 느낌을 동시에 드러낼 수 있을까 많이 고민을 하다가 멧돼지들은 진흙 속에서 뒹구는 때 행복해 하는 것 그리고 고구마를 캐는 장면에서는 먹이를 찾듯이 호미질을 해달라는 것 밖에 배우님들에게는 전달 못 해드렸어요, 그리고 가족의 정체를 드러내는 시점인데요. 연출적으로 서서히 드러나게 하려했는데, 아이가 밧줄에 끌려오다 멧돼지로 변하는 순간이 결정적인 장면이라 생각합니다.
<광화문의 어떤 하루>의 김경만 감독님에게 여쭙고 싶습니다. 오랫동안 다큐멘터리 작업을 해오고 계신데, 이제까지 감독님의 작품들을 보면 처음 보여준 이야기와 의미를 자연스럽게 반전시킨 것들이 많았습니다. 이번 영화를 보면서 흥미로운 점도 맨 처음 ‘도와주세요’ 라는 피켓을 들고 거리에 나온 무표정한 인물들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광화문인가? 새누리당인가? 암시만이 들다가 나중에 드러난 그 사람들의 정체와 그 옆에 서있는 세월호 피해자들의 모습이 극단적인 충돌을 일으키면서 그 사람들에 대해서 정말 후안무치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는데요. 요즘의 다큐멘터리들을 보면 사람의 진심을 보여주기 위해 말 대신 표정을 잡는데요. 작품 속 그 사람들의 표정을 오랫동안 카메라에 잡을수록 어색함이 보였어요. 그래서 궁금한게 그 사람들을 찍을 때 감독님께서는 처음에 뭐라 말하고 촬영 하셨는지 궁금하구요. 그리고 촬영 당시 그 사람들과의 심리갈등이 있었는지 어땠는지 듣고 싶습니다.
김경만: 일단 아무런 말없이 촬영했습니다. 당시, 그 사람들에게는 따로 중계를 위한 팀이 있어 촬영하고 있었는데요. 저는 그 옆에서 나란히 촬영하고 있었는데 굳이 그 사람들에게 동의를 얻어야 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어요. 물론 얘기를 할 생각도 없었죠, 그 사람들의 표정을 길게 찍은 건 말씀하셨듯이 저도 그 사람들이 후안무치하다는 생각에서였어요. 그래서 그 사람들의 표정을 전반부에 길게 보여준 것 이구요. 세 번째 나온 사람의 표정은 저도 의외였어요. 다른 사람들보다 자연스럽고 좋은 사람처럼 보이는 표정이었거든요, 근데 그 사람이 최근에 여성가족부 장관이 됐더라구요.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그 사람이 위안부재단으로 위안부 할머니들을 회유하기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는 사람인데, 그 사람을 보고나니 ‘표정으로 모든 걸 다 믿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누구의 딸>에 대해 질문 드릴게요. 몇 년간 본 영화에서 범죄자의 입장을 보여주는 영화들이 많았는데요. 사실 저는 잘 공감이 안왔어요. 그치만 이 영화는 저에게 설득력이 있었는데요, 기독교적인 교리와 인권의 결합이 쉽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앞서 여쭈었지만 추가 질문으로, 왜 주인공인 딸이 남장을 했어야 했을까? 그리고 아버지의 죽음이후 가발을 쓴 행위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김창민: 이번 영화는 범죄자들의 자식 입장에서 생각해보았는데요. 성범죄가 가벼운 범죄가 아니잖아요. 또 아버지를 모시고 같이 살아야하는 자식인 딸의 입장에서 생각하다보니 여자보다 남자의 모습을 하는 것이 주위의 비판을 덜 받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이야기적으로 큰 효과를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구요, 다음으로 마지막에 가발을 쓰고 벗는 행위는 아버지의 죽음이후인데요. 주인공은 아버지의 죄이지만 자기의 죄 같은 삶았는데 아버지의 죽음 이후에도 지울 수 없는 아픈 삶의 표현이었습니다.
가족 중 엄마가 없는데요. 왜 그렇게 설정하셨나요?
김창민: 어머님의 부재가 제일 많은 질문이었는데요. 개연성이 있는가라고 생각하면서 “이 상황에 딸이 아버지를 모시고 살 수 있겠냐?”고 다른 여성분들에게 질문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그럴 수 있다’라는 분들이 꽤 있더라구요. 그래서 어머님은 없는 설정으로 하려고 기획 단계부터 염두 해두었습니다.
‘왜 딸은 자기의 성별의 숨기가’, ‘왜 어머니의 부재 하는가’가 어떤 관객의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성범죄가 갖는 특성을 고려했을 때, ‘여자가 없는 남자로 해서 불가피성과 우연성이 주어진 것이 아닌가’ 질문 받은 적은 없는지 궁급합니다.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질문이라 당황스럽네요. 일단 범죄자의 옹호를 위한 영화는 아니구요. 그저 범죄자 가족의 입장에 포커스를 맞춘 영화였습니다.
관객: 작품 중 딸의 이름 은혜와 작품 제목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창민 : 일단, 제가 독실하지는 안지만 기독교인이구요. 이야기 설정상 그 아이가 ‘은혜’받았으면 싶어서 그렇게 지었습니다. 그리고 작품 제목은 우연치 안게 나왔어요. 처음 고지서를 받았을 때 그 사진 속 누군가와 그 가족들을 생각할 때 오는 아이러니함에 <그 누구의 딸>이라는 제목이 된 것 같습니다.
관객: <그 누구의 딸> 김창민 감독님께 질문 드립니다. 마지막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제사 장면으로 끝나는 비극적 결말을 보이는데요. 그런 결말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김창민: 좀 불편한 결론이죠. 하지만 그렇게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 역량의 부족일 수 도있지만, 관객들에게 홀로 남은 은혜의 모습을 보임으로서 한번 즈음 생각해보시길 의도했구요. 그나마 나름 밝게 표현해보기 위해 은혜가 페인트로 벽을 깨끗이 칠하는데 그런 모습으로 희망적인 메시지도 전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2016.08.08
진행 | 맹수진 평론가
기록 | 최상규 루키
사진 | 강보람 루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