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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 CRITCISM - 해파리와 함께하는 비평 웹진

[2017] 트러스트폴(배꽃나래, 이소정) – 임종우 관객구애위원
nemafb 조회수:3695 추천수:4 14.39.255.154
2017-09-04 12:27:01

 

<트러스트폴>은 이별의 후일담을 다루고 있다. 우선 영화 제목의 적절성에 대한 의문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다. 본래 트러스트폴(Trust Fall)은 일종의 유희이자 놀이다. 이는 안전과 신뢰를 확인하거나 증명하는 과정으로서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두 명의 작가가 수행하는 것과 그 수행이 만드는 정서가 '트러스트폴적'인지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트러스트폴의 속성에 대해 재고해보면 안전과 신뢰 이전에 경험하거나 전제하는, 그리고 쉽게 말하지 않는 불안과 위축의 감정을 인지하게 된다. 영화는 이 감정의 지도를 다양한 신호로 채우려 한다. 신호들은 대부분 건조하고 파편적이며 도착 여부를 알 수 없이 출몰했다가 사라진다. 한편 비슷한 유형의 이미지 두 개가 영화 전후반에 앉아있다. 도시의 밤 풍경을 향하는 장면이 그것이다. 이들은 각각 다른 동기와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유사한 시간성을 가지고, 폐쇄적인 프레임에서 이탈하고 있으며, 마치 시점 쇼트처럼 재현되고 있다. 하나가 신호로서 도시를 부유한다면 다른 하나는 산책하는 자들로서 신호를 수집하려 한다. 전자는 진동하지만 후자는 강인하다. 두 개의 이미지는 편재된 신호들 앞뒤에 배치되어 대구를 이루고 행위의 계열을 구성한다. 그리고 신호들은 소멸했음에도 복기되며 이별이라는 결과나 회복의 정서에 포섭되지 않는다. 영화가 행하는 트러스트폴이 보다 복합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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