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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 CRITCISM - 해파리와 함께하는 비평 웹진

[2019] Das Ding(정현석)-장유경 관객구애위원
nemafb 조회수:1656 추천수:5 222.110.254.204
2019-09-06 13:13:07

 

저기 화면 가운데 무언가가 있다. 사람의 형상을 한 물건인지, 죽은 물건처럼 누워있는 사람인지는 모르겠다. 그 미동 없는 스크린 속 오브제를 들여다 보던 중, 화면은 갑자기 발광하는 빛과 어둠으로 대체되며 그 발광은 점차 빨라지고 사람의 형상은 화면에서 사라진다. 이 영상은 사회에서 소외된 존재, 노숙자를 바라보고 있다. 노숙자는 그 옆의 나무와 도로처럼 그곳에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자세로 있었던 것만 같이 느껴진다. 그 누구에게 어떤 신호도 보내지 않고 그저 누워있는 그 노숙자는 동시에 가장 강한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풀-스케일로 봤을 때 는 느낄 수 없었던 움직임이 화면을 최대스케일로 들여다봤을 때, 이미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하였을 때에서야, 화질을 모두 다 내려 놓고 비로소 그 속의 숨가쁜 움직이는 신호를 볼 수 있다. 기능을 상실한 이 이미지는 사회에서 역할을 상실한 노숙자를 대변하는 것만 같다. 그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거리 한 복판에서 우리 모두에게 소리 없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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