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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데일리 [TALK] 덴마트 비디오 아트 특별전, 큐레이터 토크
2019-08-19 11:20:14
NeMaf <> 조회수 726

8월 18일 오후 12시 20분 홍대입구 롯데시네마 1관에서 덴마크 비디오아트 특별전 상영이 진행되었다. <학자의 산>, <MOL>, <내 방에 온 걸 환영해>, <바깥은 존재한다>, <아이 엠 걸>까지 총 5편의 비디오아트가 상영되었다. 이후에는 넷필름메이커스에서 활동 중인 덴마크 독립 큐레이터 루이스 스타이베르가 자리를 함께해 덴마크 비디오아트의 역사와 함께 비디오아트 감독들에 대한 더욱 자세한 설명을 맡아주었다. 특히 이번 덴마크 비디오아트 특별전 같은 경우, 한국과 수교 60주년을 맞이하는 덴마크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비디오아트를 소개하게 되는 자리였기에 더욱 특별했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은 안예지 시네-미디어 큐레이터께서 맡았다. 

 

루이스 스타이베르: 덴마크 비디오아트 특별전에 와주신 모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온라인 플랫폼 넷필름메이커스에서 활동 중인 덴마크 독립 큐레이터 루이스 스타이베르입니다. 우선, 보신 작품들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드리고, 오늘 자리하지 못한 감독들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짧게 덴마크의 영화사에 대해 잠깐 말씀드리겠습니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교에서 1920년도에 처음으로 영화과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전세계적으로 이런 비디오아트와 미디어 교육이 실시된 것은 그리 오래된 역사가 아니지만, 덴마크에도 이런 교육들이 실시되기 전부터 비디오아트를 작업하는 사람들은 있었습니다.

 

오늘도 공적인 교육이 등장하기 전부터 활동을 했던 감독의 작품을 보셨는데요. 바로 <아이 엠 걸>입니다. 조금 전 마지막으로 상영된 수녀들이 나왔던 비디오였구요. 이 비디오의 감독인 뷘케 마이뵐은 젊은 시절 뉴욕 대학교에서 공부를 했었습니다. 뉴욕에서 공부를 하던 시기에 급진적 성향을 지닌 퀴어 커뮤니티와 미팅을 진행하게 됩니다. 마이뵐 감독이 뉴욕에서 공부를 끝마치고 다시 덴마크로 돌아올 때, 뉴욕에서 접하게 되었던 비디오 테이프들을 가지고 돌아오게 됩니다. 그 당시 1980년 말은 펑크가 주류를 이루던 시기인데요. 마이뵐 감독은 이와 관련된 비디오 테이프를 상영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이런 실험적인 비디오 상영은 곧 많은 감독들이 비디오아트에 관심을 가지고 영감을 받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됩니다. 이번 덴마크 비디오아트 특별전에도 그 기회를 통해 영감을 받았던 두 감독의 작품이 함께 포함되었습니다.

 

바로 한느 닐슨과 브리짓 욘센의 <바깥은 존재한다> 인데요. <바깥은 존재한다>는 1990년대까지 있었던 사건들을 소리가 거의 없는 상태로 보여주는 비디오입니다. 이 비디오의 감독, 한느 닐슨은 코펜하겐에서 정식으로 비디오아트와 미디어 교육을 받은 1세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뉴미디어에 관련해서 실험적인 요소를 넣어보는 것이 당시 1990년대의 주류 경향이었는데, 여기서 흥미로운 지점은 이때 주류를 이뤘던 대부분의 비디오 아티스트들이 여성이었습니다.

 

1980년대, 90년대 덴마크의 예술 경향은 큰 규모의 여러 그림을 많이 그렸던 작가들이 이뤄낸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뉴미디어나 비디오아트 감독들은 새로운 언어를 개발하려 했습니다. 기존의 예술 경향도 받아들여 큰 액팅을 비디오 안에 넣기도 했지만, 반대로 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거나 인간과 친밀한 주제를 가져와 기존의 예술과는 다른 주제로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려고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오늘 이런 작품들을 선정하게 된 이유는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슬로건과 관련이 있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작품들을 선정해 프로그램을 구성할 때, 젠더를 좀 더 다른 관점에서 다루는 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젠더에 대해 다루게 되면 대부분 페미니즘, 생물학적 성을 주제로 삼는데, 젠더를 다른 관점에서 보게 되면 우리 신체, 우리의 몸에 대해서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부분에 좀 더 중점을 둬 우리 몸이 어떻게 세상과 소통하는지, 어떻게 우주 밖의 것들과 연결되어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영상물들 위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작품에 대해서 좀 더 설명해보겠습니다. 우선, <바깥은 존재한다>에서 보여주려 했던 것은 전형적인 덴마크의 풍경입니다. 소설 돈키호테의 컨셉을 차용해 비디오 속에서 싸우는듯한 이미지들을 보여주려 했습니다. 하지만 소설과 다르게 조용하고 정적인 장면들로 전개되는데, 돈키호테의 캐릭터를 여성으로 전환하는 데에서 나온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비롯해서 젊은 세대들의 예술가들이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젠더나 여성을 표현하는 많은 방식 중에서 물론 좀 더 직관적이고 직접적인 방법으로 접근할 수도 있겠죠. 이런 직관적으로 묘사된 작품이 바로 마지막으로 보셨던 <노 오존>이라는 비디오입니다. 사막에서 등장하는 <노 오존>의 주인공이 작가와 매우 닮은 것으로 보아 자신의 모습을 캐릭터화해 자신을 투영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디오 속에서 주인공은 방울뱀에게 물려서 어떤 저주를 받게 되고, 센세이셔널한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소설 어린 왕자와도 연결될 수 있다 보는데요. 소설 속에서도 어린 왕자가 뱀에게 물리는 장면이 있죠. 하지만 이 비디오를 통해 만약 그 뱀이 어린왕자를 물지 않았으면 어떻게 됐을까요. 만약 죽지 않고 성인이 된다면 어린왕자는 어떻게 될지. 다양하게 상상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노 오존>의 감독은 코펜하겐 대학교 영화과에서 이제 막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또한, <노 오존> 이전에도 <All>이라는 작품을 만들었는데요. 어떤 소년이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는 내용인 1시간 반 정도 길이의 작품입니다. 실제로 이 감독의 아버지가 감독이 9살 때 살인을 당하기도 했고, 이 사건과 가족 안에서의 비극이나 폭력들이 투영되어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이 감독의 작품이 가지고 있는 중요성 중 하나는 영상물에서 젠더 이슈를 다룰 때, 여성이나 퀴어가 목소리를 내는 이야기가 많은데, 이 작품에서는 남성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페미니즘과 관련해서도 가정사가 불우한 사람들 중 젊은 세대는 어떤 목소리를 내는지 관련해서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물병자리 시대의 <학자의 산>은 십대 소년이 가족과 함께 스위스로 떠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십대의 눈으로 보는 세상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비디오는 소년이 끼고 있는 헤드폰에서 나오는 음악의 리듬과 속도를 따라가고 있습니다. 비디오 속에서 스위스로 향하는 여행 속에서 건축학적으로 지질학적으로 심리학적 장소들을 둘러보게 되는데, 디지털화 된 우주를 관객들이 접할 수 있게 합니다. 또한, 소년의 관점에서 여러 이미지나 아이디어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교육을 통한 학습방식을 제외하고, 여러 사고방식들이 어떤 식으로 구축되는가를 알 수 있는 비디오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 아이가 경험하고 있는 것들이 어떻게 아이의 가치관, 성 정체성 구축에 영향을 주는지 영화를 통해서 볼 수 있습니다.

 

다음 영화는 <MOL> 인데요. 헬렌 니만 감독이 덴마크에서 박사 과정을 밟는 중에 만든 영화입니다. 이 비디오는 우리의 기억과 몸이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기억에 대한 테크닉을 다루고 있는데요. 우리가 기억을 시작해서 어떤 방향으로 기억을 뻗어가는지, 다른 영역에 있는 기억들로는 어떻게 향하는지등을 다루는 기억을 하는 것에 대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하게 기억을 하려 할 때 쓰는 방법 중 하나가 공간을 나누고 그 공간에 하나씩의 기억을 두고 나오는 방법인데요. 이걸 집이라는 공간으로 시각화해 보여주는 영상입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영화는 마리아 메인이르드의 <내 방에 온 걸 환영해>입니다. 보셨다시피 인형 조종사들의 워크샵에 대한 영화입니다. 그 워크샵에서 인형 조종사들은 어떻게 인형을 움직일 것인지, 어떻게 하면 인간처럼 보일 것인지 배우는 게 되는데요. 인간성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도 인간과 기계, 인간과 사이보그 간의 인터페이스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사전에 워크샵에서 인형을 조종하는 방법을 배운다는 점이 젠더와도 관련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관객 1: 온라인 플랫폼 넷필름메이커스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루이스 스타이베르: 저랑 다른 동료 하나가 이 플랫폼을 구성했는데요. 1980년 말부터 운영 중입니다. 소셜 미디어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시절에, 작가들은 작품을 내보이고 싶으면 상영 프로그램을 따로 찾거나 본인이 상영하는 기술에 전문가여야지만 관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처음에는 큐레이터들이 아티스트를 섭외해서 선보이는 방식이었지만, 요즘은 상영을 위한 자리 마련보다는 아카이빙에 조금 더 힘을 써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관객 2: 독립 큐레이터의 운영 방식과 코펜하겐 작가들의 제작비 지원을 받는 방식이 궁금합니다. 또한, 작품을 설명하실 때 비디오라는 단어를 많이 쓰셨는데, 필름(영화)가 아니고 비디오라는 단어를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루이스 스타이베르: 현재 넷필름메이커스는 비영리 단체로 연간 10회 이상의 상영을 하고 있고요. 재정 충당은 어려운 실정입니다. 스타트업 같은 경우, 2년 동안 지원을 받을 수 있고요. 그 이후에는 사기업이나 개인적으로 재정 지원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덴마크에서는 비디오 아트와 필름(영화)는 구별되어서 다루어집니다. 비디오아트 경우 조금 더 현대의 (contemporary) 영상을 다루고, 필름은 좀 더 시네마적인 요소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비디오아트를 큐레이팅하기가 어렵기도 합니다. 영화관에서 상영될 수준의 비디오아트 작품들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비디오아트 제작비 지원은 퍼블릭 펀딩을 통해 이뤄집니다. 덴마크는 그런 시스템이 잘 갖춰져있는 편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작품에 관심을 가지는 사기업을 찾거나 특정 전시에서 상영이 된다면 그 참여비를 받아 작품 제작비를 충당하기도 합니다.

 

관객 1: 온라인 플랫폼에 관한 질문인데요. 큐레이터들이 컬렉션을 구성하는 건지, 아니면 작가들을 컨택해서 작품을 올릴 수 있게 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루이스 스타이베르: 현재는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 중입니다. 1980년대에 비디오를 수집하려는 차원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정형화된 방식이 있다고 말하긴 어려울 거 같아요. 오늘날은 여러가지 형태의 계약을 하고 있습니다. 작가들마다 전체적인 상영을 할지, 트레일러만 상영을 하고 다른 플랫폼을 통해 전체 작품을 상영할지 각기 다르게 계약을 하고 있습니다.

 

취재 │ 김하영 루키

 
사진 │ 안진영 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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