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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 CRITCISM - 해파리와 함께하는 비평 웹진

[2019] 유언(김성은, 제니조)-전규연 관객구애위원
nemafb 조회수:3722 추천수:3 222.110.254.205
2019-10-07 15:45:01

 

대상이 명확하지 않은 분노와 허망감, 절망이 스크린을 가득 메운다. 2016년 박근혜 탄핵 촉구 집회는 ‘촛불시민혁명’으로 명명되었지만, 그것은 586세대 남성의 정체성을 유효한 정치적 대표성으로 채택하였다. 그 속에서 여성과 청소년 등 여기서 벗어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대의를 이룬다는 명분으로 ‘나중’을 기약하며 손쉽게 봉합되기도 하였다. 사실 극장에서 작품을 감상한 직후엔 다소 당황스러웠다. 어떤 것을 느꼈는지, 이 작품을 통해 무엇을 얘기할 수 있을지 감이 잡히지 않아 막막했다. 그러나 이내 <유언>이 촛불집회와 탄핵 이후 당장 언어로 정리해 설명할 수 없는 덩어리진 감정들을 영상을 통해 표현했음을 깨달았다. 물론 관객으로서 아쉬웠던 점들은 있다. 작 중 퍼포먼스 장면들은 지나치게 경직된 것처럼 보였는데, 몸의 역동성이나 고착된 상태가 돋보이도록 촬영되었으면 퍼포먼스로의 특성이 더욱 강조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극장상영보다는 상대적으로 컨텍스트를 명확하게 제공할 수 있는 전시에 더 적절한 형식이 아니었나 싶다. <유언>은 그 제목처럼 ‘국민이 이루는 정의’라는 명분 아래 지워졌던 감정들을 복원한다. 이 작품이 단순히 패배감과 허무주의에 젖어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앞으로도 주류 담론에 저항하고 역동하는 대안영화들이 많이 제작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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