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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 CRITCISM - 해파리와 함께하는 비평 웹진

[2018] 호접몽(이승엽)-유나혜 관객구애위원
nemafb 조회수:2071 추천수:2 222.110.254.204
2018-08-29 17:00:36

 

어느 한 작가는 '꿈'을 내게 아직 다가오지 않은 나의 이야기이자, 내가 겪어보지 못한 이야기이며, 내가 모르는 나의 이야기라고 표현했다. ‘꿈’은 무의식의 지배를 받는 공간이며 나의 욕망이 제약 없이 분출되는 곳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의 주인공인 소녀는 회색 세상에서 무엇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소녀가 눈을 뜬 회색의 세상은 앞뒤로 길게 늘어진, 조금은 압박이 느껴지는 길의 한복판이었고 그 길의 끝엔 괴기한 가면 쓴 낯선 누군가가 서 있었다. 모든 면을 검은 천으로 가린 그에 대한 파악은 어느 것도 쉽지 않다. 그를 알 수 있는 건 오직 그의 ‘몸짓’뿐 이였다. 그것마저 알 수 없는 몸짓을 보여주지만, 새로운 생명체를 낳는 몸짓을 통해 우린 '그녀'라는 사실을 알 수 있고 그녀의 몸짓은 마치 곤충의 ‘완전변태 과정’을 보여주듯 하여 그 존재가 사람인지 곤충인지 헷갈리게도 한다. 하지만 거추장스러운 허물을 모두 벗어버리고, 가면까지 벗어버리는 끝에 도달했을 때 드러나는 그녀의 표정은 처음으로 그녀의 진짜를 느끼게 해준다.
장자가 꿈에서 나비가 되어 날아다니며 자유로움을 느끼며 자신과 나비와의 구별이 없다는 깨달음을 얻은 호접몽처럼 소녀가 꿈속에서 만난 누군가는 소녀의 욕망이 투영된 누군가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소녀이기에, 어느 것이 가짜이고 진짜라는 구별은 무의미하며 마지막 장면에서 소녀가 똑같은 가면을 쓰고 나온 이유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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