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봄날, 퍼포머들은 일상공간에서부터 그들의 몸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한다. 장소가 바뀌어가고 퍼포머들은 매혹적이지만 어쩐지 슬픈 춤을 계속해서 이어나간다. 그들의 춤은 거꾸로 플레이되며 기묘하지만 눈을 뗄 수 없다. 이어 화면이 바뀌고 한 남성의 수화와 5.18 광주항쟁에 관련된 영상이 오버랩 되며 그들이 채우는 공간과 ‘봄날’이 그날의 기억과 연결된다. 퍼포머들의 춤은 광주항쟁이 벌어졌던 공간에 투사되며 공간이 지녔던 기억들은 다시 영상을 통해 지금 공간에 투영함으로써 과거와 현재에 대한 관계를 생각하게 한다. 신체 언어로서, 영상 매체로서 다시 되살려진 대항의 기억들은 관객들에게 어떠한 사회적 미학의 의미를 불러일으킬까? 봄날은 역사 속 상처와 고통의 기억을 신체로 표현함을 통해 민족이 가진 트라우마를 다시 한번 되뇌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