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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나의 정원(원태웅)-이수진 관객구애위원
nemafb 조회수:1694 추천수:1 222.110.254.204
2019-09-06 12:20:32

 

 

영화는 한 남자의 하루를 쫓는다. 남자는 가족과 숲에서 시간을 보내고, 집에서 식사를 준비하고, 아이를 유치원에 보낸 뒤 자신의 작업실로 향한다. 그리고 이 하루는 내일도, 다음 계절에도, 후년의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반복되고 또 반복될 것이다. 영화 속 남자는 가정을 뒤로하고 밤샘 작업에 몰두하며 자신의 작품 세계에 빠져 허우적대는, 번뜩이는 영감으로 미친 듯이 캔버스에 거칠게 붓칠을 하는, 자신과의 싸움에 괴로워하며 몸부림치는, 그런 예술가가 아니다. 그는 그저 그림 그리는 일을 하는, 예술가라는 직업을 가진 한 남자일 뿐이다.

남자는 그의 정원과도 같은 작업실을 가꾸고, 그 안에서 홀로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꿈도 꿨다가 가족과 불꽃놀이도 보고 바다도 거닐며 많은 하늘과 땅을 마주한다. 이렇듯 그의 그림 속 정원은 특이한 별천지가 아닌 그의 넓은 일상 속 깊고도 높은 마당이다. 영화는 수미상관 구조로 그가 가족과 함께 숲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끝이 난다. 그리고 그들 가족의 소리가 엔딩크레딧까지 이어진다. 이처럼 영화는 예술이 미지의 세계에서 오는 것이 아닌 나의 세계에서 오는 것이며, 이러한 예술을 만드는 예술가는 악마에게 자신의 영혼을 파는 괴짜가 아닌 누군가의 가족이자 친구인 우리들이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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