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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태양 하얀우물 Black Sun White Well
 
 

 

 

VENUE&DATE

아트스페이스오 ARTSPACEO
8/17-25 11:00-19:00
*8/23 11:00-15:00

 

Artist's Statement

어느 날, 저녁 해가 저물 무렵 바람소리에 이끌려 홀로 뒷산에 올랐다. 얼마를 걸었던지 빽빽한 나무 사이를 정처 없이 걷던 중 갑자기 드넓은 빈 땅이 눈 앞에 펼쳐졌다. 달빛 아래 환하게 드러난 들판은 마치 잔잔하게 숨을 고르고 있는 호수 같아 보였다. 깊은 산 속에서 불어오는 불분명한 바람이 가장 늙은 나무의 옹이에 대고 무언가를 속삭였다. 커다란 배꼽처럼 생긴 옹이 안에는 낡은 책이 한 권 놓여 있었다. 펼쳐보니 단어들이 순서 없이 나열된 사전이었다. 나는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소리 내어 단어를 하나씩 읽기 시작하였다. 먼저 눈에 띈 ‘뜨거움’이란 단어를 내 뱉었을 때 내 몸은 불에 덴 것처럼 달아 올라 얼굴까지 벌게 졌다. 희망이나 사랑을 발음하면 그 보다는 훨씬 추상적으로 온 감각이 몽환에 빠져들었다. 용서를 발음 했을 때 난 거대한 바다가 되어 천천히 일렁였다. 사전을 쭉 읽어 내려가며 난 세상의 모든 언어를 경험할 지경에 이르는데 문득 살인,강간,폭력이 눈에 들어왔을 때 조용히 사전을 덮었다. 두려워서가 아니라 난 이미 그것을 알고 있었다. 

Walking through the forest, I found a book that was placed under a tree. As I opened the book, I saw that the words were listed in unorder, like a dictionary or an encyclopedia. I spread out a page and started to read the words randomly. The first word I noticed was 'hot'. When I said the word out loud, my body flashed like a fire and my face was burnt . When I pronounced 'hope' or 'love', the emotional value of the words came to me more abstractly and fell into dreams. When I pronounced 'forgiveness', the word became a huge sea in which I slowly sway. 
I read the whole list out loud. Every word hit me, burnt me, shook me or thrilled me. The whole panorama of the human condition was listed in this magical book. But when I saw 'murder', 'rape', and 'violence', I quietly closed it. I was not afraid, but I already knew those words.
 

 


    

정희정

정희정은 비주얼 아티스트로서 페인팅, 사진, 영상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현대의 일상성에 대한 관심을 표현해 오고 있다. 주로 도시풍경이라는 공적 장소에서부터 꿈이라는 개인적인 영역의 무의식까지 폭넓은데 이런 작업들은 단순히 재현적 차원에서 사회적 이슈를 재기한다기보다 일상성 속에서 은폐된 어떤 요소들을 가시화하면서 의미의 논리 속에 감각의 틈을 내고자 하는 시도들이다. 
 

 

JEONG Heejeong

As a visual artist, she has expressed her interest in contemporary daily life through various media including painting, photography and video. These works range from the public place, which is the urban landscape, to the unconscious of the private realm of dreams. Instead of simply recreating the social issues from the reproducible level, these works are intended to visualize certain elements hidden in everyday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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