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정치

실재와 가상의 경계가 혼돈되어 있는 어제를 지나, 오늘은 가상이 실재가 되는 환경에 서 있는 듯하다.
이러한 환경에서 스펙타클화된 이미지가 가상성을 흡수한 채 디지털 공간을 유령처럼 떠돌고 있다.
리얼리즘을 지키고자 하는 이와 디지털 버추얼리즘을 갖고자 하는 이의 대결 공간이 된 디지털 공간은
오늘날 우리에게 다시 묻는다. 오늘날의 가상공간은 실재를 재현하는가? 아니면, 실재는 가상이 재현되는
모방에 불과한 것인가? 이데아가 되어가고 있는 가상성은 이렇게 실재가 과연 무엇인가를 되묻고 있다.
길거리 투쟁이 Online 투쟁으로, 길거리 정치가 SNS로, 집 앞의 국정원은 CCTV로, 디지털 판옵티콘의
관계망이 가상공간에서 점점 힘을 발휘하고 있는 환경에서 스마트기기 프레임에 접속하는 나에게
새로운 가상공간이 우리에게 물어보고 있다. 과연 가상의 정치가 갖고 있는 가능성이 무엇인지 말이다.
투쟁의 장으로 변모해버린 오늘날의 가상공간은 또 다른 정치의 공간이자 스펙타클의 공간이다.
이 공간은 실재세계에서는 오인과 낙인 장치로 인해 비가시화된 익명의 소수자가 투쟁하는 공간이자,
24시간 반 여성혐오 투쟁을 해야만 하는 공간이자, 허구의 역사가 너무나 쉽게 권력에 의해 실재의
역사로 탈바꿈되고 왜곡될 수 있는 빅데이터에 의존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 프로그램은 가상공간의 가능성을 제기해보고자 기획한 것이다. 이 시간을 통해 관객과 함께
디지털 판옵티콘이 되어가는 가상공간에서 정치성을 획득할 수 있는 실천적 가능성을 점검하고,
어떻게 무궁한 대안장치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를 고민해보았으면 한다.

(글 김장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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