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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 CRITCISM - 해파리와 함께하는 비평 웹진

SEX/LESS(김경묵) - 임지민 관객구애위원
nemafb 조회수:2343 추천수:5 121.162.174.61
2015-08-11 10:52:19

<SEX/LESS> (김경묵 감독)

 화면의 오른편에는 여성의 것으로 유추되는 형체가 흐릿하게 떠올라 있다. 그 형상은 모호하게 비춰져 있어서 그저 꾸물대는 덩어리로 보일 뿐이다. 그 덩어리 옆에 위치한 왼편의 남자는, 그의 몸의 흔들림과 표정으로 미루어 보아, 손으로 스스로를 만지고 있다. 그는 오른편의 여성의 몸을 만지기를 욕망하는 이성애자 남성일 수도, 여성의 몸으로서 만져지기를 원하며 여성으로서의 자신을 꿈꾸는 이일 수도 있고, 혹은 만지거나 만져지기보다 그것을 지켜보기를 원하는 관음증을 지닌 인물일 수도 있다.

왼편이나 오른편의 정체보다 중요한 것은 그 사이의 경계인 듯하다. 남자가 무언가를 원하며 스스로를 만질 때, 손끝으로 전달되는 질감, 온도, 습도, 탄력성 그리고 무수히 미세하고 오묘한 감각들 하나하나는 상상의 목마름을 퍼즐 조각처럼 꼭 맞게 채워주지 못한다. 현실의 감각이 완벽하지 않음은 물론이고 그가 원하는 무언가의 실체는 화면에 비춰진 몸뚱이만큼이나 모호하기 때문이다. 남자에게는 충족되지도 해소되지도 못한 무언가가 앙금처럼 남게 되고, 화면에서 그는 경계를 초월해 오른편으로 넘어가 합일을 누릴 수 없다.

 

리뷰  |  임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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