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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vol 4. [인터뷰] 이오은 작가
NeMaf 조회수:146
2021-08-22 14:03:38

 

우리집 스틸컷

 

이오은 <우리집>은 3D 비디오 아트로 과거의 시간과 장소를 재구성하는 에세이 필름이다. 파킨슨 신드롬을 앓는 엄마가 걷기를 잊는 순간은 아들이 걸음마를 배워 걷기 시작한 순간과 겹친다. 영화 속에서는 죽음과 고통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관객들로 하여금 그리운 누군가를 떠올리게 만든다.

 

 

 

 

 

- 안녕하세요. 작가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 현재 프랑스에서 거주하고 있고, 학교에서 비디오 아트 분야를 가르치고 있는 감독 이오은입니다.   

 

 

- <우리집>은 무엇에 관한 영화인가요? 어떤 작품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 장소, 시간에 관한 작은 이야기입니다. 파킨슨 신드롬을 겪는 어머니를 외국에 살기 때문에 돌볼 수가 없어 요양원에 보냈는데 그에 대한 죄책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영화입니다. 우리는 왜 죽어야 하는지, 늙고 아파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면서 동시에 가족에 대한,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 영화 속 나레이션이 흥미로웠습니다. 영화 내용, 감정과는 조금 다르게 건조하고 일정한 나레이션이었는데, 그렇게 연출하신 의도가 있나요?

- 애니메이션, 3D 이미지로 영화가 진행되는데, 그 이유가 사람의 몸을 찍고 활용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목소리는 모습이 보이는 이미지가 아니라 안에서 들려오는 직접적인 소재라고 생각해요. 감정을 아예 없애버리고 제 3자처럼 느껴지길 바랐다면 인공지능 목소리를 쓰거나 다른 사람을 섭외해 썼을 텐데 그건 아니고, 감정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에 조금 더 절제된 감정을 다루고 싶었어요. 또한 지금 일어난 일이 아니라 과거의 일을 돌아보는 것이기 때문에 감정을 누른 목소리를 사용했습니다. 마지막에는 이런 나레이션이 아닌 아들과 저의 대화가 나옵니다. 이 소리는 아들과의 대화를 직접 녹음한 거예요. 절제된 나레이션과 대비되는 아들과의 대화가 좋았어요. 아이 덕분에 긴장이 완화되고 마음이 가벼워졌지요.

 

 

- 이 영화에 자전적인 요소가 많은 만큼 작가님께서 가지는 의미가 클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작가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 이 영화는 저에게 빚입니다. 꼭 해야만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여러 가지 일 때문에 빨리 만들지를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 다 담지 못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꼭 해야만 했고, 앞으로도 해야 하는 빚이에요. 이 이야기는 어머니를 요양원으로 보내고 죄책감이 심해지면서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합니다. 그러나 어머니를 옆에서 보며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생각하게 되었고,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영화는 질문을 시작하게 된 지점이기도 하지요.

 

 

- 더 나아가 관객에게, 그리고 우리 사회에게 전하는 메시지, 의미는 무엇인가요?

- 직접 이런 일을 겪은 사람도, 혹은 직접은 아니지만 어디선가 듣거나 본 이야기를 떠올린 사람도 있을 겁니다. 각자 개인의 경험을 환기하고, 그 사람에 대해 기억하고 생각하는 것,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삶과 죽음, 아픔 그런 거대 담론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에요. 무슨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누군가와의 기억을 환기시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습니다.

 

 

- 이번 네마프는 ‘예술과 노동’이라는 주제로 진행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집>을 본다면, 중점적으로 봐야 할 관람 포인트가 있을까요?

- 예술과 노동은 공존할 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대중적인 접근일 텐데, 애니메이션 작업은 특히 노동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누군가 작업 시간이 얼마나 걸리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오로지 작업하는 시간뿐만 아니라 생각하는 시간, 쓰는 시간, 이미지를 체계화시키는 시간 등 시간이 정말 많이 걸려요. 노동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예술이 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예술을 노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회적 관념이 작가에게 노동에 대한 대가를 항상 주지 않게 하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중요한 주제라고 생각하고, 꼭 다루어야 하는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다음 상영 일정에 <우리집>을 관람할 네마프 관객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단순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다른 것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일 수도 있을 텐데... 슬픔만으로 끝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고 애도하는 과정에서 위로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 누구나 자기 이야기가 있고, 그런 이야기들이 큰 이야기일 수도, 작은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저는 어떤 이야기이든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하고 듣고 싶기도 해요. 무엇이든 이야기하는 것에 망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하고 싶어요.

 

 

 

 

이오은 <우리집>은 오는 24일(화) 홍대 롯데시네마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글 장시연 홍보팀 ALT루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