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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6. [기획] ‘최초’의 재구성: 강연 <다시 쓰는 영화의 역사> 조혜영
NeMaf 조회수:90
2021-08-24 20:31:11

 

 

‘예술과 노동’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제 21회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이하 네마프) 올해 네마프는 회고전 ‘재구성되는 영화의 역사전’을 통해 최초의 여성감독 알리스 기 블라셰의 업적을 되짚어보고자 한다.   

 

지난 21일 오후 7시 40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선두자로서의 알리스 기 블라쉐’라는 소제목을 서두로 강연 <다시 쓰는 영화의 역사>가 진행됐다. 강연자 조혜영은 국내 최초로 영화제를 통해 알리스 기 블라쉐 감독의 활약을 대중에게 소개하고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한 영화평론가이자 영화사연구자이다. 본 강연은 장편다큐 <자연스럽게:알려지지 않은 알리스 기 블라쉐의 이야기> 상영 이후, 영화에 담겨진 알리스 기 블라쉐의 개별 작품에 대한 부연설명과 함께 내포된 담론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매체를 통해 알리스 기 블라쉐에 관한 정보를 대중적으로 찾아볼 수 있게 된 것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은 일이다. 강연자 조혜영은 ‘영화계 미투운동’을 기점으로 알리스 기 블라쉐 감독에 대한 대중적인 거론의 맥락이 형성됐다는 점을 시사했다. 영화계 미투운동은 수동적인 폭력에 대한 반응이 아닌 ‘영화산업구조가 근본적으로 가져온 남성중심문제에 대한 자각과 각성’이 이어지며 ‘여성 영화인 역사 다시 쓰기’에 대한 탐구로 이어졌다는 인과관계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이어서 장편다큐 <자연스럽게:알려지지 않은 알리스 기 블라쉐의 이야기>가 제작되고 칸 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상영이 이루어졌던 맥락을 역사화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전달하며 강연을 이어나갔다.   

 

알리스 기 블라쉐의 업적에 대한 설명을 중점으로 하기 위해 강연자가 주목한 작품은 바로 ‘최초의 픽션필름이자 판타지 영화’ <양배추 요정,1902>이다.

‘최초의 영화’라 알려진 뤼미에르 형제는 영화의 탄생 배경인 근대화/산업화/과학기술의 발전을 영화로 포착했다. 즉, 엔터테인관점에서 관객(공장근로자=근대시민)을 영화에 등장시키는 마케팅적 전략을 취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알리스 기 블라쉐는 어떤 영화를 찍었는가? 대중의 흥미를 돋울 만한, 현실 사회를 분석할 만한 주제로서 그저 옛날이야기를 선택했는가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변은 알리스 기 블라쉐의 <양배추 요정 1902>을 통해서 찾을 수 있다. 그는 뉴미디어(기술)와 고전민담(판타지)의 결합되는 방식 즉, 익숙한 이야기로 새로운 기술을 전시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영화의 스토리텔링 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양배추에서 태어난 아기를 판매한다는 내러티브의 설정으로 알리스 기 블라쉐는 젠더적 접근(재생산에 대한 관심)과 함께 자본주의를 향해가던 당시의 경제적 흐름을 담아냈다. 또한 크로스드레싱(고정된 성역할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근대를 포착하고 영화적 스펙터클을 이뤄냈으며 당대의 영화 기술을 전시하는 역사적 업적을 이뤄냈다.”(강연자 조혜영)

 

 

강연의 후반부, 강연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 비가시화된, 미등록된 역사는 부재한가?

- 감독과 작가 중심의 역사 기술은 적절한가?

-새로운 자료가 발굴될 때마다 역사를 재구성하는 것으로 만족할 것인가?

-어떤 다른 해석과 상상력이 역사를 재구성하게 만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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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라는 타이틀의 부여는 역사쓰기 안에서 꽤나 곤란한 문제이다. 언제든 역사가의 연구에 의해 편집되고 변동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가변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알리스 기 블라쉐는 역사의 기록에서 배제되고 지워짐으로써 명예를 회복할 수 없음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굴하지 않고 진취적으로 영화를 창조하는 연출자이자 회고록을 기록하는 역사가로서의 투사적 성격을 유지함으로써 ‘여성 영화인 역사’에 큰 공헌을 이루었다.

강연 <다시 쓰는 영화의 역사>는 영화사에서 배제되어왔던 여성 영화인의 업적에 대한 회고 그리고 ‘최초’의 재구성을 촉구하는 발판으로써 역할한다. 알리스 기 블라셰, 그의 창작과 기록은 현 시대 여성 영화인에게 큰 울림을 남긴다. 구조적 한계를 타파하기위해 굳건한 중심을 지키며 묵묵히 본인의 역사를 기록했던 ‘최초의 여성감독’ 알리스 기 블라쉐의 업적에 존경을 표하는 바이다. 마지막으로, 다시는 여성의 업적이 누군가에 의해 역사에서 배제되고 편집되는 일이 벌어지지 않길 소망하는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   

 

 

 

 

사진 이지윤 현장기록팀 ALT루키

글 박민수 홍보팀 ALT루키

본 기사는 강연 <다시 쓰는 영화의 역사>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