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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vol 9. [리뷰] 한나 자라리 < 인터뷰 >
NeMaf 조회수:73
2021-08-26 10:56:01

 

금메달을 따고 돌아온 여성 태권도 선수의 집은 조용하다. 아버지는 딸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 신문만 읽는다. 선수의 어머니가 조용히 다가와 축하한다고 말한다. ‘너가 직접 전해야 좋을거 같아서 비밀로 했어’라고 말하는 엄마의 모습에 딸은 아무 대답 없이 믹서기에 과일을 넣는다. 엄마는 딸을 계속해서 부르지만 믹서기 소리만 공간을 가득 채운다.  ‘스포츠 기자님이 너를 취재하러 오실거야’라는 엄마의 말에 딸은 인터뷰를 빌미로 자신에게 선을 보려 한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인터뷰를 거부한다. 엄마는 계속해서 딸을 설득하지만 결국 딸은 집 밖으로 나가버린다. 엄마는 난처해하며 선수의 쌍둥이 동생을 인터뷰에 대신 내보내려 한다. 동생은 이건 아닌거 같다며 망설인다. 컷이 바뀌며 언니인지 동생인지 모를 히잡 쓴 여성의 뒷모습이 나타난다. 밤거리에 나온 여성은 이윽고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앞 뒤 설명 없이 인물의 대사 한마디, 행동 하나에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있게 만드는 건 감독의 능력이다. 13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의 <인터뷰>는 그런 점에서 한나 자라리 감독의 역량이 가득 담긴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딸에게 인터뷰를 설득하는 엄마, 그런 엄마를 보고 단번에 선자리라는 것을 알아채는 딸의 모습은 이런 상황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짧은 대화 속에 여성 편견, 가부장제 등의 다양한 문제들이 녹아있다. 이 작품은 스토리뿐만 아니라 화면 구성 역시 매력적이다. 카메라는 공간보다 인물에게 집중한다. 인물을 클로즈업해서 보여주며 인물의 표정, 심리 묘사에 치중한다. 덕분에 관객들은 그 인물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금메달리스트인 딸이 가라테를 하는지, 태권도를 하는지도 모르는 엄마는 여성의 사회적 성취와 경력, 성공은 가치 없는 것이라 여겨지는 우리 사회를 대변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마지막 장면에서 카메라를 뚜렷이 응시하는 여성의 눈빛은 세상을 향한 감독의 메시지가 아닐까.

 

 

 

글   김지나 홍보팀 ALT루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