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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호] 인도네시아 비디오아트 특별전 단편 GT
NeMaf 조회수:5218 추천수:36
2015-08-18 03:48:25

 

8월 8일 인디스페이스에서 '인도네시아 비디오아트 특별전 단편'을 상영했다. 이번 단편전에서는 아리아 수카푸라 푸트라 <E-루키야>, 샤이풀 안와르 <아데간 우사이 후잔>, 마할디카 유다 <선라이즈 자이브>, 레자 아피시나 <무엇>, 나스타샤 애비게일 <비디오 모델>, 앙군 프리암보도 <충돌>, 할라만 파푸아 <투아 다리 티무르>, 하피즈 <알람: 슈하다>, 프릴라 타니아 <메마넨 마타하리>, 바가스워로 아리아닝티아스 <빌랄>, 모하마드 파우지 <레인 애프터>의 총 11편을 상영되었다. 이하는 단편전 상영 이후, 설경숙 프로그래머의 사회와 통역으로 진행된 GT의 대화를 기록한 것이다.

 

  

감독의 말

 

마할디카 유다(이하 유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OK.비디오아트 디렉터인 마할디카 유다입니다. 제가 기획하고 있는 OK.비디오아트 페스티벌이 올해 OK.미디어아트 페스티벌로 이름을 바꾸면서 매체기술에 대한 관념을 업데이트 시도를 했습니다. 왜냐하면 인터넷이 세계적으로 혁명을 일으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러한 시도를 했습니다. 앞서 보신 단편 작품들은 OK.비디오를 통해서 선보였던 과거 10년동안 의 작품들을 모아서 소개를 해드린건데요, 비디오의 육체, 비디오의 기술들을 보여준 작품들입니다. 세대가 지나면서 사람들이 매체를 이용하는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X세대(8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 Y세대(본격적으로 디지털 시대가 시작된 9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는 카메라를 이용하고 미디어 테크놀로지를 이용하는 방식이 다른 세대와 다릅니다. 저는 X세대인데, 어렸을 때 닌텐도나 플레이스테이션을 가지고 놀았지만 그 후에 태어난 Y세대는 온라인게임을 하면서 기술을 스마트하게 이용할 줄 아는 세대입니다. 사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달라지고, 어떻게 이해하는지가 달라지는데 그 다음세대는 아마 태블릿PC를 가지고 노는 Z세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Z세대들은 어렸을 때부터 믹싱을 할 수도 있고, DJ가 될 수 있는 미디어 환경에서 자라게 됩니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인도네시아의 미디어테크놀로지는 성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ㅇㅇㅇ에서 스마트폰 영상이 사용된 것도 매체기술이 어떻게 사용됐는지에 대한 예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유튜브에 업로드를 하기 전에 스마트폰으로 찍은 영상을 이미 블루투스로 공유하는 일이 생겨났습니다. 작년에 인도네시아에서도 굉장히 놀랐던 것이 우리는 사회가 창의적인 미디어기술을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대통령 선거때 비디오와 음악을 얼마나 창의적으로 이용하는지를 보고 놀랐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비디오아트 페스티벌을 미디어아트 페스티벌로 업데이트 했습니다. 계속 사회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사회가 무엇을 원하는지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OK.비디오는 이런 사회가 미디어테크놀로지를 어떻게 사용하고 필요로 하는지를 공유하고 계속 토론할 수 있는 담론의 장으로써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관객과의 대화

설경숙(이하 설) : 마할디카 유다는 OK.비디오 디렉터이기도 하지만 <선라이즈 자이브>라는 단편을 출품한 감독이기도 합니다. <선라이즈 자이브>는 단편 모음에서 세 번째에 나온 단편으로, 공장의 노동자들이 국민체조를 하는 광경이 나오는 비디오입니다. 작품에 대한 질문이나, 인도네시아 비디오아트 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질문이 있으시면 해주십시오.

 

관객1 : 인도네시아 비디오아트만의 특징이나 장점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유다 : 인도네시아만의 특징이라.. 어려운 질문인데요. 방금 보신 작품 중 <E-루키야>를 예로 들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루키야’라는 것이 이슬람 문화에서 기도를 하기 전에 귀신을 씻어내는 의식이라고 합니다. 그것을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하고 있어요. 인도네시아의 이슬람 문화에 전통과 종교와 테크놀로지가 융합되어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이 서구의 논리로 설명하려면 설명되지 않죠. 예를 들어 밥솥은 밥을 하는 것인데 학생들은 거기에 면을 삶아 먹습니다. 서구의 논리로 보면 밥통은 밥을 하기 위한 것인데 거기에 왜 면을 삶아 먹느냐 할 수 있겠지요. 밥통의 가열하는 기능을 이용해 본인의 필요에 맞게 사용하는거잖아요. 그런 것처럼 테크놀로지도 서구를 시작으로 발전하였지만 아시아의 전통에 맞게 융합되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있었습니다.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도 이런 현상들이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설 : 네마프에서 아시아 비디오 아트 작품을 소개하면서 함께 이런 점들을 생각해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관객2 : 루앙루파 OK.비디오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대안적인 미디어아트 활동을 하는 다른 단체들이 있는지, 또 있으면 협업을 하거나 네트워크를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유다 : 루앙루파가 2000년도에 생겨났는데 그후로 젊은 예술가, 학생들과의 협력을 지속해오고 있습니다. 여섯 분야의 다른 교육적 배경(건축가, 치과의사 등)을 가진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있는 사람들과 사회적 이슈에 관해서 같이 이야기하고 그것을 표현함에 있어서 단순히 하나의 매체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예를 들면 참여자가 같이 참여해서 만드는 그런 인터랙티브 아트라던가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매체를 이용하고 있고요. 이렇게 루앙루파 이후로 집단적으로 예술을 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포럼랜텐이라는 미디어에 좀더 초점을 두고 있는 그룹, 수마트라에도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하는 아티스트 그룹이 생겨났고, 발리, 보루네오 등에도 이런 집단들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 동부 파푸아(자카르타에서도 비행기를 타고 6시간이상 걸려서 서울에 오는 것과 마찬가지의 거리에 있는 지역)에 있는 예술가와도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

 

설 : 비디오 아트 이외에 어떤 활동을 더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유다 : 루앙루파는 2000년대 초에 만들어졌고, 비디오아트를 주축으로 하는 예술가들이 모여 만들어졌습니다. 당시에 영화는 있었지만 좀더 실험적인 매체로 비디오를 이용했습니다. 2003년에 루앙루파가 생겨났을 때만 해도 사회적으로 뿐만 아니라 예술하는 사람 가운데에서도 비디오아트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루앙루파가 워크샵이나 세미나, 심포지움 등을 열면서 비디오아트를 전파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그래픽 디자이너, 애니메이터 등 다른 예술을 하는 젊은 아티스트들과 협업하여 비디오와 융합한 작업들을 만들어냈습니다. 지금은 놀랍게도 인도네시아에서 비디오아트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2005년에 자카르타 OK.비디오아트페스티벌이었는데 OK.비디오페스티벌로 바꿨습니다. 아트라는 말이 좀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입니다. 대통령 선거가 있을 때 인도네시아 15개 지역에서 비디오 워크샵을 열면서 예술가가 아닌 일반인들과 콜라보해서 작업을 했었고요. 2011년에는 주제를 ‘flesh on video’로 잡았고 (‘비디오의 육체’ 라는 것입니다. 더 많은 얘기는 내일 네마프포럼에서 할 예정입니다.) 2013년에는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을 대체할 다른 산업을 만들어낸 것에 아이디어를 얻어서 냄비뚜껑을 안테나로 사용하는 것을 실험해보기도 했었습니다. 그후에 수하르토 독재정권 이후에 98년 혁명이후에 정부가 미디어를 프로파간다의 수단으로 넓게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비디오가 정부와 사용자간의 거리를 메우면서 대안적인 매체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설 : 비디오페스티벌 디렉터이기 이전에 비디오아트 작가이신데, 비디오아트 작가로서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세요.

 

유다 : <선라이즈 자이브>라는 작품은 처음으로 혼자 만든 비디오입니다. 2003년 이전에는 다른 사람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했었습니다. 일본기업 자동차 공장에서 2년동안 일했었습니다. 실제로 일한 공장에서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만든 비디오인데 이 비디오는 제 유년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왜냐하면 뉴오더 정권하에서 초등학교에 다닐 때 금요일마다 항상 체조를 해야했습니다. 98년 혁명전까지는 계속해서 체조를 해야했었는데 그런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비디오입니다. 다이하츠에서 일하면서 어릴 때 하던 그 체조를 다시하게 되었습니다. 일본 다이하츠 공장에서 하는 체조를 그대로 인도네시아 공장 노동자들에게도 똑같이 하게 했습니다.

 작년 시립 미술관에서 했던 <귀신, 간첩, 할머니> 전시에도 참여를 했었는데요, 그 전시 예술감독이셨던 박찬경 작가였는데 제 작업을 보시고 ‘’모더니티의 파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왜냐하면 일본은 원칙을 강조하는 특성이 있는데, 비디오에 보면 나오는 사람들이 그 규칙은 규칙이고 나는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한다.. 이런 것이 모더니즘을 파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코멘트를 해주셨습니다.

 

진행  |  설경숙 프로그래머

사진  |  김재아 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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