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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호] 글로컬 파노라마 단편2 GT
NeMaf 조회수:3158 추천수:22
2015-08-11 13:22:39

 

8월 10일 오후 8시 산울림 소극장에서 <글로컬 파노라마 단편2> 가 상영되었다. 글로컬 파노라마 단편 2에는 김다연 감독의 <서울의 입구>, 송민우 감독의 <경계 1>, 김주미 감독의 <[-]엮기 [-]잇기>, 권수진 감독의 <오가닉 브리지>, 전민혁 감독의 <출입구>, 최해리 감독의 <평원 모음곡 서곡>, 이장욱 감독의 <가을영화>가 상영되었다. 상영이 끝난 후 황혜림 프로그래머의 진행으로 서울의 입구 김다연 감독과, 경계 1 송민우 감독, 관객들과의 대화가 진행되었다. 이하는 대화를 기록한 것이다.

 

작품을 구상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송민우(이하 송) : 저는 대부분의 작업을 할 때 우선은 완성이 어떻게 될 것이다 라는 생각보다 독특한 기운을 내는 장소나 상황을 중요시 여깁니다. 우연히 하루키의 소설 ‘중국행 슬로보트’ 단편을 읽었는데, 폭우가 내리면 동물원에 찾아가는 남자의 짧은 이야기가 있어요. 읽다가 영상으로 표현하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해서 만들어보았어요. 원래는 폭우가 내리면 촬영을 하려고 했는데 그 날 폭우가 안 내려서 내용을 바꾼거죠.

 

김다연(이하 김) : 저는 원래는 부산출신인데 서울에 오게 된 무렵쯤에 읽었던 시구가 있어요. 그 시집의 이미지와 제가 서울에 와서 받았던 이미지가 겹쳐지면서 네온사인을 유심히 보게 되었어요. 서울에 오게 된 건 오래 되었고, 촬영을 못해서 인상들만 가지고 다니다가 촬영과 편집을 배우면서 카메라를 사서 찍기 시작했어요.

 

서울의 입구 질문 : 영화 속에서 보면 마지막에 달이 반만 보이는데 제가 느끼기에는 영화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네온사인은 밝지만 이것이 오버랩이 되면서 달이 반만 보여집니다.

그리고 로케이션을 왜 그곳을 했는지, 호텔이 많이 나왔는데 그 이유가 알고싶습니다.

 

김 : 달은 보름달도 찍었고 반달도 찍었습니다. 밤에 볼 수 있는 빛이 네온사인 빛과 자연 빛이 어울리는 것 같아서 달을 넣었는데 어떤 의도를 가지고 반달을 한건 아니지만 반쪽달이 마지막 이미지와 잘 어울려서 사용했어요. 모텔이나 유흥공간을 더 집중적으로 촬영하긴 했어요. 어딜 찍어야겠다고 정하기보다는 밤에 돌아다니면서 카메라로 찍고, 어디에 뭐가 있을지 모르는 장소를 탐방하면서 찍은 것들이라서 계획된 촬영은 아니었는데, 소비와 유흥공간에 집중해서 들어갔던 것 같아요. 입구를 지나치면 소비와 욕망들이 해소될 것 같지만 그 입구를 지나가면 그런게 정말 있을까? 하는 공간들이어서 그런 것 같아요.

경계 1 질문: 중간에 나오는 라디오, 생선, 무전기, 등의 이미지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송 : 라디오는 일본어로 나레이션이 나오는데 나레이션이 영화에 나오는 사람의 생각이 아니라 제 3의 사람이 말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라디오를 통해서 그 이야기가 나온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고, 생선이나 불의 경우는 이 영상을 만들게 된 계기와 관련이 있어요. 비가 오는 날에 동물원에 가게 되면 되게 묘하더라고요. 동물들이 비가 오게 되면 위험한 기운을 감지하는게 있어요. 죽어있지만 살아있는 것들, 살아있지만 죽어있는 것들, 그런 것들이 죽어있는 생선, 불을 은유적으로 표현해줄 것 같았어요. 또 생선은 촬영계획에 없었지만 아침에 갑자기 찍고 싶어서 친구에게 사오라고 해서 촬영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의 입구 질문: 네온사인이라는게 강렬한 상징성이 있잖아요. 갑자기 한 번에 여러 가지 네온사인이 보여지는 장면에서 재개발이 기억 났었어요. 저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건물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공사장 사운드 같았어요.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세요.

 

김 : 사운드는 현장음이에요. 때마침 그런 기괴한 소리가 났는데 공사장은 아니고 노래방에서 나오는 음악이 재미있어서 여러 개중에 선택을 했어요.

 

그러면 다섯 개의 건물이 한 번에 보여지거나 마지막에 분할되는 기법을 사용하셨는데 어떤 효과를 주고 싶었나요?

 

김 : 그 다섯 개의 건물들이 모여서 생기는 조합이 나쁘지 않거든요. 그래서 모아보니까 재미있어서 그렇게 했습니다. 두 번째 화면분할은 고정샷 이다 보니까 몰래카메라 같은 느낌이 나서 배치해 보았어요.

 

경계 1 질문: 폭우가 쏟아지는 설정이였는데, 바뀌게 되었잖아요. 혹시 현장에서 생각하셨나요?

 

송 : 네, 원래 계획성 없이 하는 편이라서 폭우가 내리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하고 갔었습니다. 예보에는 일주일 전부터 비가 내린다고 해서 설레이면서 기대했는데 당일 너무 맑더라고요. 그래서 어떡하지 하다가 우비 입고 물 뿌려보니 이게 실제로 비가 내리는 것 보다는 괜찮은 것 같아서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비가 안 내리니까 찍을 수 없다 이건 아니고 그때 그때마다 상황을 바꾸고 즉흥적으로 표현했어요.

 

경계 1 질문: <경계 1>은 전해 듣기로 시리즈처럼 구성이 되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다른 작품들과의 연결고리나 이어나가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나요?

 

송 : <경계 2>도 출품했지만 당선이 안 되어서 <경계 1>만 상영하게 되었습니다. <경계 3>은 얼마 전에 편집이 끝나서 대기 중인 상태입니다. 시리즈로 구성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제목대로 '경계' 라는 개념이 재미 있어서요. 살아있는 것 : 죽은 것, 움직이는 것 : 움직이지 않는 것.. 그런 것들이 되게 심한 경계보다는 미묘한 경계, 다시 말해서 살아있는 것 같기도 하고 죽어있는 것 같기도 한, 영화가 우울한 것 같기도 하고 이쁜 것 같기도 한, 그런 것들에 관심이 많아 더 신경을 썼어요. 그래서 내용이나 그런 것들이 우울할 수 있는만큼 촬영을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영상미를 중요시 여기는 편이에요

 

경계 1 질문: 이 경계, 다시 말해 살아있는 것과 죽어있는 것을 이야기 하셨는데 영상을 보면서 느낀 것은 원숭이, 사자, 동물원에서 볼 수 있는 동물들이 등장하잖아요. 하지만 다시 언급되는 존재들은 우리가 볼 수 없는 존재들이어서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존재들도 사라질 수 있는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동물들, 그런 생존하는 존재들과 그렇지 않은 동물들을 대비한건가요? 의도가 있나요?

 

송 : 그런 자막이나 나래이션에서 일상적인 동물은 안 나오는 편인데 어느 정도 연결고리는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상황마다 조금씩 나름의 연결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서울의 입구 질문 : 많은 장소 중에서 숙박업소 촬영이 많았는데, 저희가 생각했을 때 밤에 촬영했을 것 같고 거기서 수많은 모텔 앞에서 촬영했을 때 곤란한 상황은 없었나요?

 

김 : 정말 힘들었죠. 제가 혼자 촬영하는데 모텔 앞에 카메라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거기 있는 사람들은 공포를 느낄 수 있잖아요. 지나가는 사람들을 안 나오게 조리개를 어둡게 하긴 했는데 사람들은 찍는 것 자체로 불편해하니까 제재도 당하고, 그래서 혼자 찍을 때 무섭기도 했어요.

 

김다연 감독님은 문학을 전공하셨는데, 영상의 또 다른 매력, 감독님이 문학과 다른 표현의 맛을 찾았다면 어떤 게 있나요?

 

김 : 확실히 문학과 영상언어는 다르고, 어쨌든 영상은 제가 카메라를 들고 그곳에 가서 어디에 위치하는가가 중요하다는 사실에 조금씩 재미를 느껴가는 것 같습니다. 편집하는 과정도 재밌는 요소들이 많다는 걸 느껴요. 문학도 사실 지금 제가 시를 쓰고 있는데, 중간에 시가 잘 안 써지던 시기에 영화를 보다가 문득 내가 만들어 봐야겠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시작했어요. 다른 사람들은 보통 시나리오를 쓰거나 극영화로 접근하는데, 저는 서사가 있는 것에는 흥미가 없어요. 이런 작업을 할 때도 계획 세우거나 하는 것들을 잘 못해요. 그래서 일단 찍고 편집하고 그런 것을 통해 만드는 작업이 좋았고, 그러다 보니 서사가 없는 장르를 좋아하게 되고, 실험영화도 해봐야겠다고 생각해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경계 1 질문: 실험영화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작업하시는데 큰 재미는 무엇인가요?

 

송 : 저는 원래 그림을 그렸어요. 그러다가 자연스레 영상에 관심이 생겨서 작업하게 되었어요. 사실 그림이나 사진에도 음악이나 다양한 것을 넣을 수 있지만 영상이라는 것 자체가 종합적인 거잖아요. 사진이 들어갈 수 있고 보이스, 음악, 다양한 것 들이 들어갈 수 있는데 저 같은 경우는 혼자서 다 잘하고 싶어서 최대한 제가 다 해내려고 해요. 그런 것 들을 한 번에 다 할 수 있다는게 큰 매력인거 같아요.

 

마지막으로 두 분에게 여쭤보고 싶어요. 다음 작품 준비는 하고 계신가요? 언제 쯤 볼 수 있나요?

 

송 : 짧은 영상작업을 계속 하고 있고, 돈이 허락되는 한도 내에서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어떤 식으로 보여줄 지 많이 고민하고 있어서, 이런 식으로 상영을 하는 게 좋은건지 공간에서 전시로 하는 게 좋은건지 고민하고 있는 시기라서, 언젠가 전시든 상영이든 하게 될 것 같습니다.

 

김 : 저는 올해 초에 작업했던 것이 다른 영화제에서 다른 작품이 상영되긴 하거든요. 지금 촬영 시작한 것은 다큐를 시작했어요. 아마도 장편 다큐가 될 것 같아서, 작업기간도 꽤 걸리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또 제가 직장을 다녀서 주말에만 촬영할 수 있어요. 그래서 더디게 진행 되고 있거든요. 꽤 걸리지 않을까 싶어요.

 

 

※글로컬 파노라마 단편2는 8월 13일 목요일 11시 인디스페이스에서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진행  |  황혜림 프로그래머

기록  |  한진희 루키

촬영  |  여준석 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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