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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호] 글로컬 파노라마 단편3
NeMaf 조회수:2864 추천수:7
2015-08-08 22:15:51

 

8월 7일 산울림소극장에서 글로컬 파노라마 단편3의 상영이 있었다. 글로컬 파노라마 단편3에는 스테판 그로스 작가의 ‘EU 시대의 사랑’, 라이언 멕케나 감독의 ‘논란들’, 엑시드 감독의 ‘복사계’, 지안루카 만제티 감독의 ‘섹시 보이’, 제인 진 카이젠 감독의 3부작 ‘벨린다 입양하기’, ‘앤더슨가 재방문’, ‘사랑하는 벨린다’ 등 총 7가지의 작품이 찾아왔다. 특히 상영 후에는 삼부작인 ‘벨린다 입양하기’ 외 2작품을 만든 제인 진 카이젠 감독이 관객들과 함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제인 진 카이젠 감독은 작년에 개막작 <거듭되는 항거>로 네마프를 방문한 이후 새로운 작품으로 일 년만에 네마프를 다시 찾았다.

 

‘벨린다 입양하기’외 2작품은 미네소타에 사는 아시안계 미국인 앤더슨 부부의 2006년 덴마크 출신인 벨린다 입양에 대한 모큐멘터리이다. 실제 제인 진 카이젠 감독은 한국계 덴마크 입양인이며, 작품 속 벨린다의 엄마역을 연기하였다. 이하는 설경숙 프로그래머의 진행으로 제이 진 카이젠 감독과 관객들의 대화를 일부 기록한 것이다.

 

 

미국 미네소타에 살고 있는 부부가 덴마크 아이를 입양했다는 설정을 사용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서구에서 제 3세계의 어린이를 입양하는 것을 전복시키는 상황을 만든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실은 허구적인 상황설정에 필요해서 그렇게 한 것인데요, 입양한 부모가 자신의 국적과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설정이 필요했습니다. 미국 미네소타주를 택한 이유는 실제로 그곳에서 가장 많은 한국 어린이들의 입양이 이루어지고 스칸디나비아 국가에서 이주한 이민자들도 많이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큐멘터리와 리얼리티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 모큐멘터리로 연출할 때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리얼리티에 대한 태도와, 작년 14회 네마프 ‘거듭되는 항거’를 출품하셨는데, 이번 작품과 연관성이 있나요?

모큐멘터리라는 장르로 만들게 된 것이 실제 현실에서 얘기되지 않는 부분을 드러내기 위해서입니다. 지배적으로 얘기되고 있는 입양에 대한 이야기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좋은 일이며 입양된 아이들은 감사해야 한다는 류의 긍정적인 담론입니다. 그런 담론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입양아들의 입장을 자연스럽게 담아내며 다른 시각을 보여주기 위해 모큐멘터리라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다큐멘터리로 했을 때 포착하기 힘든 부분들을 보여주고자 다른 방식의 시도를 해본 것입니다.

<거듭되는 항거>는 좀더 실험적인 형식으로 만들었는데 공통점이 있다면 일반적인 관점과 다른 관점을 보여주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입양에 대해서도 일반적인 사회와 관련된 얘기가 있고, <거듭되는 항거>의 경우도 역시 제주4.3사건을 얘기하는데 그 사건 안에서 공식적으로든 이야기 되지 않는 부분을 얘기하려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어떤 디테일이 진짜이고 허구인지 불문명한 경계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픽션과 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해서 관객들이 실제로 보고서 저 사람들이 덴마크사람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미국에 살고 있고, 시각적으로는 아시아인이라서 아마 저 사람들도 입양이 되었나보다 라고 관객이 추측할 수 있도록 열어놓았습니다. 실제로 부모를 연기한 사람들이 입양된 사람들입니다.

등장인물의 정체성뿐만 아니라 배경과 다른 디테일에서도 이러한 허구와 실제 사이의 모호함을 이용했습니다. 사실 잘 보면 배경이 미국처럼 보이지 않아요. 거실의 모습이나 차의 크기 등 실제로 미국이 아닌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허구라고 생각 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불확실성과 모호함을 의도한 이유는 관객으로 하여금 허구로서 보면서 동시에 거리를 두고 비판적인 태도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이 작품이 덴마크에서 공개되었을 때 덴마크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네마프에 상영되기 전에 덴마크의 작은 갤러리에서 공개되었는데, 이 작품이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현재 입양이라는 소재가 재평가가 되고 있으며, 사람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습니다. 원래 예술작품을 많이 보러 다니는 애호가들 뿐 아니라 일반 관객들이 많이 오셨습니다. 특히 입양을 한 부모님들이나 입양되신 분들이 많이 오셨습니다. 실제로 작품을 보고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궁금하고,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일반적인 평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정체성에 대한 모호함을 다루기 위해 카메라 스타일적으로 주관을 두신 점이 있으세요?

 

첫 번째 <벨린다 입양하기> 작품은 즉흥적으로 찍은 장면이 많아서 기본적인 세팅으로 만들어졌다면 그 후에 만들어진 두 번째 작품은 TV 인터뷰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TV 연출 스타일을 사용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TV 스타일이라고 하기에는 캐쥬얼한 스타일을 사용하였는데, 이것이 TV도 될 수 있고. TV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는 형식상의 모호함을 연출했습니다.

 

 

* 글로컬 파노라마 단편3은 8월 11일 화요일 오후 1시 인디스페이스에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진행  |  설경숙 프로그래머

참여작가  |  제인 진 카이젠 감독

기록  |  한진희 루키

사진  |  유현식 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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