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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20] 영화제 - <서울역> 작품 리뷰
NeMaf 조회수:2511 추천수:24
2013-10-21 11:20:43

10월 20서울아트시네마에서 <서울역>이 상영됐습니다더불어 상영 후에는 배윤호 감독님과의 대화시간도 마련돼 못 다한 얘기들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서울역>은 구 서울역이 전시관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입니다‘서울역이 전시관으로 탈바꿈한다.’는 이 간단한 말 한마디에간단하지 않은 이야기가 있음을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구 서울역을 옛 모습으로 복원하는 일에 참여한 많은 노동자의 사연이 바로 그 간단하지 않은 이야기입니다‘복원사업’이라는 추상적인 단어가 포괄하지 못하는 구체적인 삶이 <서울역>에 담겨있습니다임금으로 실랑이를 벌이기도 하고 곁을 떠난 자식에 서운해 하기도 하는 노동자들의 삶이 바로 그것이지요. 00건설이 세운 아파트, 00시의 복원사업이라고들 많이 말하지만사실 ‘00’라는 대표는 허구적인 것입니다복원과정의 ‘녹록치 않음’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지요이러한 이유로, <서울역>은 성과결과의 이면에 있는 ‘녹록치 않은 살아냄’의 과정을 대변하려 했습니다.

작품을 만드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근대문화유산을 기록하기 위해 시작한 작업입니다그런데 작업을 하다 보니이곳에서 일어나는 사람들의 여러 모습을 보게 됐어요빨리 변하는 것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인생들이요그래서 이런 모습들을 서울역을 무대로 한 동화 같은 이야기로 담아보고 싶어졌어요원래 다큐를 하려고 만든 것은 아니지요.

구 서울역은 현재 전시공간이 됐습니다전시공간이 되기 전에육체노동자 분들을 담아내시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요.

현재 조선소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준비 중에 있어요조선소에 계시는 노동자 분들의 이야기요생각해보니 제가 노동에 애정이 있는 것 같아요반복된 생활 속에서 단순 작업을 하시며 우리 삶을 바꾸고 지탱해주시는 분들에 대한 근본적인 애정 같은 거요그렇다고 노동자 입장에 서서 영화를 만든 건 아니에요단순히 노동자라기보다는처해 있는 환경 속에서 그분들께서 구체적으로 행동하시는 것에 관심이 있어요.세월이 지난 후엔노동을 하는 모습 자체도 박물관에 들어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지금 우리는 뭐든 쉽고 빠르게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노동과 같은 과정을 잊어가는 것 같아요.

원래 구 서울역에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계셨는지요또 그 이미지는 다큐를 만드시며 느끼신 구 서울역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요.

이 작품은 좀 큰 계획을 설계하다가 바꾸고 시작한 영화입니다촬영기간은 일 년 반 정도후반작업은 일 년 정도가 걸렸습니다처음에는 전후복구 현상이나 건축방법 등에 대한 자료를 조사했어요그러다가 조사가 시간 속으로까지 깊어졌지요땅을 파고 이야기하다보니 깊은 이야기가 나왔어요그래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작품의 방향을 바꿨습니다책이나 전문가들이 말하는 것들은 구체적으로 파고들다보니 근거가 약하더라구요서울역 도면은 1920년대 루체른 역을 보고 카피한 건데이런 자료도 중요하지만 더 깊이 들어가면 땅 밑의 이야기나 사람들 사는 이야기가 중요해집니다사람들도 계속 변해가는 과정에 있구요조선소 다큐를 찍고 있는데과거에는 휴대폰을 쓰는 노동자층이 없었지만지금은 쉬는 시간에 핸드폰을 사용합니다제가 관심 있는 주제는 이런 순간들을 어떻게든 기록하고 담고 싶은 욕망에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점에 중점을 두시고 영화를 구상하셨는지.

내레이션이 없어서관객 분들께서 지루하셨을 지도 모르겠어요내레이션을 없앤 이유는 오랜 뒤에 시대와 시간을 얘기할 폭을 넓히기 위해서 입니다. <서울역>이 오랜 시간 관찰대상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메시지 전달도 최대한 억제하려고 했습니다시·공간을 뛰어넘은 해석코드가 영화에 많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글 뉴미디어루키 최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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