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ience critic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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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 CRITCISM - 해파리와 함께하는 비평 웹진

  • 파쿠르(김효재) - 이예인 관객위원
    [2022] nemafb 2022-08-28 조회수:494 추천:1
    몸은 사방을 넘나들고, 이미지는 끊임없이 움직인다. 김효재의 <파쿠르>는 얼핏 파쿠르를 오랜 기간 수련한 이들의 몸과 이유를 따라가는 영상 같다. 하지만 작가가 오랜 기간 인간의 신체가 온라인을 떠도는 일, 그 신체를 잃어버리고 이미지로 환원되는 세계를 다뤄온 것을 떠올려보자. 이를테면 작가는 태아의 입을 빌려 스크린 속 나는 죽음에 대한 선택권이 있는지 질문한다. 파쿠르는 고층 빌딩의 틈과 구조물을 넘나드는 수련을 통해 한계를 넘어서는 수행과 같은 일이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파쿠르 영상은 뛰어가는 이의 얼굴을 확인할 수 없이 그...
  • 로봇이 아닙니다.(강예솔) - 이예인 관객위원
    [2022] nemafb 2022-08-28 조회수:521 추천:1
    "로봇이 아닙니다"라는 문구를 보게 되었다면, 그 세계로 진입하기 위해 로봇이 아님을 증명하고 그로써 당신의 존재를 인정받으려 하고 있는 것일테다. 강예솔은 이 과정에서 16개의 정사각형 위에 얹혀진 이미지 중 어디까지 자동차인지, 예컨대 정사각형 일부에 담긴 자동차 바퀴는 이에 해당하는지 의문을 갖는다. 인간이 로봇이 아님을 증명해야 할 때 생기는 이같은 맹점들은, 기계가 인간을 판독하며 생기는 오류처럼 난감하다. <로봇이 아닙니다>는 우리 눈으로부터 훔쳐진 기술의 전능함을 의심하며, 자율주행 자동차가 일으킨 교통사고의 원인을 그...
  • 긴 복도(정여름) - 이예인 관객위원
    [2022] nemafb 2022-08-28 조회수:496 추천:1
    정여름의 <긴 복도>는 '이 지구'와 '그 지구'로 나뉜 세계의 시간을 연결하는 일을 사진과 일기 그리고 Camp Long ATM이라는 데이터값을 통해 시도한다. 누군가가 우연히 발견한 주한 미군 기지였던 캠프 롱을 롱테이크로 샅샅이 살피지만, 이내 여기선 특별히 발견할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때문에 해당 장소를 밝히기 위해 그 장소에 머무르길 포기하며, 추적은 이 지구에서 지속되지 못하고 그 지구로 이동하게 된다. 정여름은 실재하지만 그렇다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접근이 까다로운 장소를 이미지로 추적해왔고, <긴 복도>에서 작...
  • 베르팅커(한우리) - 이예인 관객위원
    [2022] nemafb 2022-08-28 조회수:540 추천:1
    한우리는 오래된 사물과 먼 이야기가, 안착하는 시간에 따라 새로워지는 일에 관심을 둔다. 그러니 작가에게 필름은 단지 지난 시절의 매체가 아닌, 과거라는 시간을 지닌 구체적인 매개체다. '베르팅커'는 세상에 딱 하나 있던 곤충 별자리인 '파리'를 대신했던 이름으로, 영상에서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유일하게 신화가 없는 별자리이기도 하다. 작가는 '베르팅커'라는 사라져버린 이름과 부재한 신화를 필름이라는 물질과 겹쳐 상상한다. 영상이 지닌 독특한 질감은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하고 필름으로 변환한 것을 다시 디지털화 했기 때문인데, 이러...
  • vertigo(박세영) - 이예인 관객위원
    [2022] nemafb 2022-08-28 조회수:462 추천:1
    여기에선 모두 또렷한 응시를 위해 고개를 돌린다. 다만 의아한 건 무용수들의 눈길이 서로 교차되지 않고, 마치 눈을 마주치면 술래가 되는 것처럼 시선이 끊임없이 비껴난다는 점이다. 게임은 호루라기 소리로 시작되고, 서로 눈이 마주친 사람들은 벌칙이라도 받는 듯 일렬로 하나 둘 모여든다. Vertigo는 현기증을 뜻하고, 무용수들은 동명의 히치콕 영화 속 소용돌이처럼 고개를 빠르게 반원 모양으로 그려, 어지럼증을 발생시키는 동작을 끝없이 반복한다. 그런데 이 움직임이 과연 무용수의 고갯짓에서만 비롯되는걸까. 짧은 박자로 이동하는 숏은...
  • 새인간(팀새) - 이강현 관객위원
    [2022] nemafb 2022-08-28 조회수:315 추천:0
    새인간은 Y로 추정되는 인물의 독일어 나레이션과 두 사람의 대화로 이루어진다. 그들은 Y의 죽음과 새인간에 관해 이야기하는데, 새인간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지능도 비슷하지만 새인 존재이다. Y가 새인간인지, 새인간을 믿는지에 관해 계속해서 질문한다. 그 질문의 동력은 사랑이다.
    Y는 절벽에서 뛰어내려 죽은 것 같다. Y는 새인간을 믿었고 새인간은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면 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중반에는 뛰어내려야 하는 삶이 있다고 나온다. 두 사람은 그래서 더더욱 새인간을 증명하고자 하는 것 같다. 새인간을 믿지 않는 누군가...
  • 섬이없는지도(김성은) - 이강현 관객위원
    [2022] nemafb 2022-08-28 조회수:213 추천:0
    예맨 난민인 야스민이 남기고 간 영상편지가 친구들에게 전해지고 카메라는 제주에 남은 친구들의 모습을 따라간다. 그곳에는 사라진, 사라지는, 사라져 갈 제주의 여러 모습과 그것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용궁올레길과 난민을 돕는 희망학교, 프로방스 마을이 들어선 대흘리, 흔들리며 뿌리내릴 곳을 찾는 제2공항을 반대하는 디자이너 그린, 이승만 정권의 미신타파 운동/수산 1동 주민들의 강제 이주/비자림로 삼나무 강제 벌목 이야기로 문명과 미개함에 관해 질문하는 삼춘, 강정마을의 구럼비와 해군기지, 해군기지를 막지 못하고 제2공항만은 꼭 ...
  • 불꽃(김은정) - 이강현 관객위원
    [2022] nemafb 2022-08-28 조회수:259 추천:0
    친구 같던 새의 죽음을 경험한 아이가 꿈에서 불을 태우는 할아버지와 만나서 이야기한다. 불은 사라지게 하는 게 아니라 모양을 바꾸게 한다는 할아버지와 모양을 바꾸면 그냥 다른게 된다는 아이, 새는 깃털 하나로 변하고 꿈에서 깬 아이의 손에 깃털 하나가 쥐어져 있다. 실제로 근처 산에 불이 나고 아이는 그걸 지켜보는데, 아이가 손에 쥔 깃털이 사라졌다.
    이 흑백 애니메이션은 우리가 경험한 죽음에 관해 생각해보게 한다. 사랑하는 새의 죽음을 경험하고 아이는 실의에 빠졌는데, 불을 지피는 할아버지는 “사라지는 게 아니고 모양...
  • 당신의 우주(임진평) - 이강현 관객위원
    [2022] nemafb 2022-08-28 조회수:385 추천:0
    <당신의 우주>는 오토픽션 다큐멘터리 장르의 영화이다. 오토픽션이란 자전소설이라는 뜻으로 직접 경험한 내용을 가지고 소설을 쓰는 행위이다. 3월 8일에 일어난 일을 2월 13일에 일어난 일로 쓰는 등. 이 형식은 다른 시간의 미로를 상상하게 만드는 영화의 내용과 알맞다. 도대체 무엇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가짜인지,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꼭 실제로 그러한 것만을 믿어야 하는지 계속해서 고민하게 한다.
    영화는 평행우주를 경험한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평행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우연에 따라 모든 일이 발생하는 양자역학의 세계에선...
  • 딜레마(정은진, 이정주) - 이강현 관객위원
    [2022] nemafb 2022-08-28 조회수:193 추천:0
    이 애니메이션은 팔, 다리가 길고 부드러워 움직임이 돋보이는 캐릭터와 대비되는 두 개의 차원이 돋보인다. 캐릭터는 긴 팔과 다리, 흰자만 있는 눈, 입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캐릭터의 감정은 무척 단순하다. 별 감정이 없거나 기쁘거나 고통스럽거나. 이 단순함은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딜레마의 상황을 더욱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대비되는 환경도 마찬가지다. 주로 큐브가 등장하는 검은 배경과 따뜻한 파스텔 톤의 드넓은 배경은 감정과 상황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검은 배경은 안정감을 주나 캐릭터를 조이므로 자유를 억압한다. 반면 노란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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