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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 CRITCISM - 해파리와 함께하는 비평 웹진

[2021] 재춘언니 (이수정) –이아림 관객위원
nemafb 조회수:1780 추천수:1 222.110.254.205
2021-09-01 12:25:23

 

무대 위에서 연기를 하고 있는 이들은 다름 아닌 ‘콜텍’의 노동자이다. 아니, 노동자였다. 갑작스럽게 정리해고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생산라인의 부품이 아니라 ‘노동자’였음을 증명하기 위해 그들은 시위 농성에 나선다. 본인들도 몰랐을 기나긴 그 여정에, 예술이 함께한다. 시위 농성 참여자 이인근, 김경봉, 임재춘은 이전과 전혀 달라진 삶의 자리를 지켜 나가며 그동안 알지 못했던 본인의 면모를 자각해 나가기 시작한다.

극 초반에 ‘재춘 언니’ 임재춘은 벽화가 될 자신의 얼굴 그림을 위해 포즈를 취할 때 한 번 해 보라 하여 한 것이지 심오한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밝힌다. 하지만 보라, 타이틀이 올라갈 때 재춘의 움직임을. 재춘은 그저 몸을 푸는 듯 보이나, 그 행위들은 마치 예술의 퍼포먼스와 다름없다. 존엄을 잃지 않으려는 몸짓이 곧 예술이라는 것이 재춘에 의해 증명되는 순간이다. 카메라는 존중의 태도를 견지하며 그 몸짓들을 온전히 담아 내고 있다.

결국 콜텍과 최종교섭이 성사되었다. 정리해고에 대한 회사의 답변을 받기 위해 꼬박 13년이, 4464일이 걸렸다. 콜텍과의 싸움은 끝났지만 ‘재춘언니’의 삶은 끝나지 않았다. 재춘은 여태껏 해 왔던 것처럼, 다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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