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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마프 2021] 제21회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 수상작 총평
NeMaf 조회수:3344
2021-08-27 17:06:08

한국신작전 최우수한국신작상 수상작 총평

올해 네마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팬데믹이라는 특수 상황속에서 치러졌습니다. 한국 신작전 본선경쟁에 오른 30편의 작품들을 만나게 되었던 이번 심사는, 현재의 힘든 현실을 작가들이 어떻게 자신의 언어로 반영하고 예술로 승화하는지를 경험하는 여정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모든 작품들은 역사와, 사회와, 세계와 부딪히고 싸우고 보듬고 위로하는 숨결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최우수작으로 논의되었던 작품들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조에아>, <공차적응>, <Useless stories2>, <파이어 하트>, <손, 기억, 모자이크>. 이 작품들은 각각 명백하게 의도된 작가의 뛰어난 연출력으로, 프레임 하나하나에 작가의 피땀눈물로 아로새긴 카메라워크와 액팅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위트와 재기발랄함 속에 내어보이는 인생얘기로, 가상공간와 AI가 지배하는 근미래를 자신만의 언어로 상상하고 세팅하는 열정으로, 역사적 비극이 어떻게 한 개인의 영혼에 스며들고 지배했는지를 솔직하고 담담한 목소리에 실어 얘기하는 진정성으로 일일이 수놓아진 뛰어난 작품들이었습니다. 

저희 3인은 치열한 논의와 숙고 끝에 노한나 감독님의 <내부의 타자>를 2021 네마프 한국신작전 최우수 한국구애상으로 선정했습니다. 두루미의 영혼과 접신한 무당이 작가의 이해와 상상으로 가상공간화환 비무장지대를 유영하며 전개되는 이 영화는, 분단의 아픔을 시적경험으로 승화시킨 독특하고 아름다운 작품이었습니다. 또한 보이스오버 나레이션으로 흘러나오는 목소리의 톤과 리듬에선 마치 어떤 주술적인 힘이 실린 것 같은 느낌마저 받았습니다. 

모두가 힘든 시기, 그 어떤 이들보다 치열하게 고뇌하며 예술과 노동속에 살고계실 작가님들께 뜨거운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네마프에서 또 만나뵙게 되길 희망하고 기다리겠습니다.  (신아가 한국신작전 본선 선정위원)

 

 제21회 네마프 한국신작전 본선에 올라온 작품들은 새로운 형식미와 메시지를 가진 도전적 작품들로 가득했다. 코로나 19의 광범위한 확산 이후, 예술가들의 활동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도 어디선가 이런 작품이 창작되고 있다는 게 우선 감사했다. 다른 배경에서 다른 방법과 질료로, 다른 목적의 예술 작업을 수행해온 서른 명의 작가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언제든 예술가들의 보이지 않는 분투에 의해 사람과 사물을 대하는 새로운 관점, 세상을 접촉하는 참신한 감각이 탄생했다고 믿는다. 

 작품상을 선정하는 과정은 지난했다. 수평 비교하기 힘든 출중한 작품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꼭 언급하고 싶은 작품은 <1021>과 <공차적응>이다. <1021>은 우리를 둘러싼 단절적 역사와 파편화된 사연들이 한 개인의 삶으로 콜라주되는 방식이 신선했다. 퀴어 댄스필름에 해당하는 <공차적응>은 언어를 배제하고도 사회적 공명을 요청하는 힘을 가졌다. 작품상을 받은 노한나 작가의 <내부의 타자>는 적대적 타자화의 힘이 태어나는 경계(DMZ)를 관조하는 영매로서 두루미를 등장시켰다. 3D 애니메이션 영상과 조화를 이룬 두루미의 성찰적 독백은 포월(包越)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었다. 윤리적·심미적 울림을 주었다. 

 심사자의 책무로 인해 마음 편히 감상하지 못한 작품들을 다시 보고 싶다. ‘예술’과 ‘노동’ 사이에서 삶의 출구를 찾는 이들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안숭범 한국신작전 본선 선정위원)

 

깊은 논의 끝에 노한나의 <내부의 타자>를 한국 신작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주제와 접근 방식을 명확히 드러낸 대다수 출품작과는 대조적으로 모호함과 해석의 여백으로 가득한 영상이다. 비무장지대 하면 일반적으로 환기되는 역사의 상흔, 인간과 자연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기존의 다큐멘터리적인 상상력이나 감수성과는 사뭇 다른 결을 보여주었고, 다중의 주체가 1인칭의 시선과 음성으로 묶이는 형식도 비논리적이거나 분열적이라기보다는 마치 꿈속의 개연성 없는 현실처럼 자연스럽고 흡인력 있게 다가왔다. 대안 영상의 의미와 가능성을 품은 작품이다.  (안정윤 한국신작전 본선 선정위원)

 

 

글로컬신작전 최우수글로컬신작상 수상작 총평

자유로운 형식으로 자신만의 시선을 담아내는 영화들을 2021년 네마프를 통해 만나게 되어 반갑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글로컬신작전에는 일상에서 만나는 개인의 모습부터 현대 인류가 안고 있는 숙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들이 소개되었습니다. 특히 애니메이션이나 풋티지의 다양한 활용 등 대안영상예술제에서만 볼 수 있는 이미지의 실험 뿐 아니라 사운드의 활용이 돋보이는 영화들을 주목할 수 있었습니다.

글로컬신작전에서 선정된 <폭풍우가 오고 있다>는 카메라의 움직임이 거의 없이 촬영되었지만 과거의 ‘공식’ 문건이나 유적지를 보여주는 방식과 문건을 읽는 혹은 구술을 하는 사람들의 영상만으로도 공식역사에서 배제되었던 기니의 실제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만듭니다. 더불어 공적인 기록이라는 이유로 당연하고 진실이라고 믿어졌던 일들에 대해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게 하고,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김승경 글로컬신작전 본선 선정위원)

 

본선에 오른 27편의 작품들은 실험적 에세이필름, 리서치 기반의 비디오아트, 애니메이션, 극영화, 퍼포먼스 비디오, 그리고 여러 장르가 뒤섞인 형태의 혼합, 등등 의도적으로 다양한 장르들이 골고루 배분되어 선정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는 네마프가 표방하는 디지털 비디오예술의 용이성과 자유분방함, 그리고 급진성을 들어내기 위함일 것입니다. 글, 이미지, 소리, 기타 등등, 이 모든 것을 비교적 손쉽게 결합할 수 있고 어떤 형태로도 변환이 가능한 디지털 비디오예술의 잠재력에 대한 대안적 실험은 네마프가 태동됐던 2000년대 초반을 시작으로 점점 성장하여 이제는 주류 미술관의 언어로 공고히 하는 모순을 내포함과 동시에 한편으론 이에 안주하지 않고 또 다른 곳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듯 합니다. 2002년과 2003년에는 미술학도이자 출품작가로 그리고 2021년에는 선정위원으로 생생한 현장을 목도하게 된 저로서는 크게 벌어진 두 시공간을 오버랩 시켜보는 소중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본선작들은 디지털 비디오라는 동일한 언어로 다양한 형태의 파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으로는 모든 작품들이 우리 세계의 어둡고 감춰진 면들을 간과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공통의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몇몇 인상 깊었던 시도들은 은폐된 역사를 들춰내는 집단 구술의 방법론, 타자에 대한 사유를 인간의 테두리를 벋어나 타 종으로까지 확장시키기, 멸종해버린 한 언어의 목소리를 현실화하며 기록매체의 본질인 생생함과 부재의 모순을 상기시키기, 등등 이였습니다. 최종 수상작 자비에 페르난데 반케즈의 <폭풍우가 오고 있다>는 작가의 다양한 의도가 반영된 작품입니다. 그중 저의 좁은 필터(?)를 거쳐 흥미롭게 곱씹어 본 부분은 신뢰의 수단인 기록과 공증, 그 반대편에 있는 아직 역사화 되지 않은 구술의 대치를 통해 승자들의 모략과 문서화의 허위를 폭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더불어, 고증수단으로는 미미할 수도 있는 개별적인 구술들을 다량으로 종합화하는 행위는 이미 기록된 것과 아직 기록되지 않은 것 간의 위상을 전복시키려는 시도로 읽어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작가의 접근은 진실과 거짓, 기억의 본질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화두로 저에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또한 심도 깊은 자료조사와 성실함을 통해 이룬 탄탄한 완성도는 그의 예술적 목표를 돋보이게 하였습니다. 예술작품의 우열을 가린다는 것은 매우 난감한 일이며 큰 착오를 동반하기 마련입니다. 본선에 오른 모든 작품들이 또 다른 무대에서 재조명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오용석 글로컬신작전 본선 선정위원)

 

저마다 개성 있는 여러 작가의 작품 중에서 하나를 선정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애니메이션부터 다큐멘터리에 이르기까지 장르도 다양하여 더욱 힘이 들었습니다. 선정에 있어서 중요한 기준이 되었던 내용과 형식의 진보는 모든 작품 속에 배어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사위원 모두는 만장일치로 스페인 감독 자비에 페르난데즈 바스케즈의 <폭풍우가 오고 있다>를 대상으로 결정했습니다. 권력에 의해 기록된 지배자(입장)의 역사와 구전된 개인의 (구술)역사를 담담하게 병치시켜 식민/피식민 역사의 아픔과 슬픔을 투명하게 그려내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하였습니다. 우리가 배운 역사는 거의 지배자의 논리로 짜여진 역사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작품 주제의 울림과 공감대가 깊고 넓었습니다. 내년에도 네마프를 통해 더 좋은 작품들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임창재 글로컬신작전 본선 선정위원)

 

뉴미디어시어터 최우수뉴미디어시어터상 수상작 총평

영화와 영상작품과의 차이에 대해서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단연 영상작품은 이미지의 흐름으로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물론, 영화에서도 이미지의 흐름은 중요하지만, 영화에서의 이미지가 스토리를 기본으로 이미지가 흘러간다면, 영상작품에서의 이미지는 이미지 자체로 흘러갈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런점에서 최소린의 <housemates>는 잘 만들어진 영상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등장인물의 대사나 스크립트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다른 작업들에 비해 집과 거주공간에관한 연작이라고 하는 <housemates>는 이미지자체가 가지고 있는 흡입력이 있었다. 인물의 얼굴이 보이지 않아 표정을 알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면과 배경세팅, 인물의 동작, 3채널로 나뉘어진 영상을통해서 시점을 달리하고, 감정 이입의 지점도 능숙하게 변주하여 작품에 몰입감을 더했다. 또한 작업에사용된 완성도 높은 사운드 작업이 병행됨으로써, 이 작품이 시각이미지의 전개일 뿐 아니라, 촉각적으로 느껴졌고, 어린시절 좋아했던 인디언 텐트같은 작은 공간을 만들어 다른 작업들과 공간을 구분하는설치 방식을 통해서 작품이 보다 연극적으로 다가오게 했다. 고해상 스크린과 프로젝션이 유행처럼 번지요즘, 작은 모니터 세 개와 헤드폰을 통해서 만난 작가의 속삭임은 길고 강한 여운을 남겼다. (신보슬 뉴미디어시어터 본선 선정위원)

 

네마프 2021의 뉴미디어시어터전 《나와 너의 몸: 예술가의 조건》에서 새로운 시각과 형식을 지닌 12편의 작품을 볼 수 있어서 감상자의 한 명으로서 큰 영광이었습니다. 작품 하나하나에 담긴 내용은 저에게 큰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그렇기에 이 작품들 중에서 한 편을 선정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더욱 공정하게 심사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무거운 부담감을 지닌 채 완성도와 실험성 등 5가지 항목으로 심사기준을 분류하여 예비 심사를 하고 이후 심사위원장님과 오랜 시간 동안 다층적인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이런 심도 깊은 심사 끝에 이번 전시의 수상작을 최소린 작가의 <Housemates>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최소린의 <Housemates>는 ‘폐가’에 들어간 ‘장난스러운 존재들’이 상황과 행동으로 장소나 또 다른 존재와 주고받는 무언의 행위가 가사노동, 성장기, 고립감, 기억, 탄생, 죽음 등을 떠오르게 하여 다양한 이야기의 가지를 자라나게 했습니다. 특히, 3채널 영상뿐만 아니라, 영상의 내용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상영 공간을 구성함으로써 단순한 영상 작업을 뛰어넘어 하나의 조형 작업을 보는 듯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어린 시절 기억 속에 있던 비밀 아지트를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해 준 최소린 작가님께 감사를 드리며, 올해 뉴미디어시어터전에서 수상작가가 되신 것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상하지 못했지만 멋진 작업을 선보여주신 10분의 작가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안진국 뉴미디어시어터 본선 선정위원)

 

관객위원 관객선정상 수상작 총평

올해 네마프 관객위원으로 활동하며 관람한 한국신작전 상영작 30편의 작품은 다큐멘터리, 극영화, 실험영화, 애니메이션, 에세이필름 등 다양한 장르로 네마프 기간을 다채롭게 해주었습니다. 주제도 소속과 소외, 억압과 해방, 페미니즘적 시각, 예술과 노동, 존재와 부재, 성장기의 시간 등을 다루어 사회와 개인이 어떻게 관계하는지를 다각도로 관찰해볼 수 있었습니다.

관객선정상 심사는 타자와 젠더 감수성을 바탕으로 내용과 형식의 진보성에 중점을 두었으며 작품의 참신성과 더불어 완성도를 눈여겨보았습니다. 

 

관객위원의 최다득표로 선정된 작품은 <공차적응>입니다. <공차적응>은 실험, 댄스, SF, 퀴어를 장르로 하는 독창적인 동시에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점철된 영화입니다. 대안적인 소통이 관객에게 이해로 가닿기 위한 형식과 표현이 탁월했습니다. 

통제할 수 없는 환경 앞에 적응해야만 하는 이들. 기득권의 논리로 짜인 세계에서 서식 불가할 만큼 차이를 느끼는 이들이 어떻게 발 딛고 살아갈 수 있을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낯선 행성으로 착륙하자 입고 있던 우주복은 원활한 호흡을 방해하는 비유적 매개가 됩니다. 우주복을 벗고 가능해지는 호흡의 형태는 개인적인 움직임에서 벗어나 '우리'라는 영역으로 확장됩니다. 그들은 확장된 관계에서 그들만의 언어를 구축하여 이 땅에 정착합니다. 고유한 움직임으로 이곳에 머물겠다는 의지는 불완전하고 흔들리는 인간의 몸짓인 춤으로 드러납니다. 무용이라는 언어로 공차에 적응하는 모습이, 혼란스러운 현실에서 삶의 호흡이 버거운 현대인들을 향한 응원과 지지로 보였습니다. 

 

 뉴미디어시어터 관객상은 올해 네마프 뉴미디어시어터전 12개의 작품 중 유일하게 관객 참여형 작품인 <상처의 계곡>입니다. ‘모두가 뉴미디어로 놀이하는 예술가’라는 네마프의 생각과 움직임에 함께하는 작품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관객이 내면의 상처를 종이에 적어 구기고 수조에 넣으면 종이는 뜨고 잉크는 녹기도 남기도 합니다. 이미 남겨놓은 구겨진 종이 속 누군가의 내밀한 이야기를 열어 볼 수 있고, 관객이 떠난 후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다른 이가 볼 수도 있어 대면하지 않고 타인의 마음에 닿을 수 있는 현대인의 소통방식이 엿보였습니다. 또한 알지 못하는 타자와 예측할 수 없는 소통의 기회가 열린다는 측면에서 앞으로 심화될 비대면과 대안적 소통방식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컨트롤하기 힘든 트라우마나 부정적인 감정들을 종이에 적어 구기면 관객이 힘을 준 대로 구겨진 부분은 산기슭이 되고 계곡이 됩니다. 현실에선 불가능한 전능감을 맛볼 수 있었고 잉크가 물에 녹아 문자가 지워지는 시간 동안 해소를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작가의 의도와 관객의 움직임으로 한시적으로나마 불쾌를 쾌로 전환하는 체험은 코로나 블루에 절실한 감정의 환기가 될 수 있다고 여겨졌습니다.

 

작가가 관객 내면을 묻는 질문자의 역할은 고수하며 관찰자가 되고, 관객은 청자에서 화자가 되는 역할 바꿈과 확장성으로 관객과 작품의 깊은 연관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미디어 영상과 함께 물리적으로 잉크가 종이에 번지는 수묵화 같은 회화적 방식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올해 네마프 전시 기간에 방문한 관객의 참여에 작품의 전개 가능성과 완성을 맡겨 특정 시공간에서만 만들어질 수 있는 특이성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반면, 작품의 소재로 쓰인 물과 같은 유동성은 누구에게나 흐를 수 있고 적용될 수 있는 보편성을 갖습니다. 그러나 올해 네마프 뉴미디어시어터전 대부분의 작품들과 달리 여성과 노동의 문제 대한 부재로 인해 보편을 획득하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표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처의 계곡>은 우리가 지금 공유해야 하는 것이 트라우마와 상처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게 다가옵니다. 작가가 제안하는 관객의 참여는, 개인적인 상처를 들여다보는 것을 넘어서 슬픔의 보편적 공유로 느껴졌습니다. 서로를 위한 위로와 애도가 가능한 시대이자 타인의 슬픔과 나의 슬픔을 섞어 마주할 수 있는 가능성의 공간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관객위원 김지우, 박나음, 박로사, 신현정, 이아림, 이혜미, 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