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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 CRITCISM - 해파리와 함께하는 비평 웹진

[2018] 방구의 무게(박단비)-채명현 관객구애위원
nemafb 조회수:2294 추천수:4 222.110.254.204
2018-08-29 16:47:52

아이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결국 ‘우리들’의 이야기.
‘민원’은 수시를 준비하는 고3 수험생이다. 중간고사 영어 듣기평가 시간에 들어온 감독관 ‘슬기’가 방귀를 참지 못하고 ‘민원’의 옆에서 실수를 하고 만다. 초반에는 ‘슬기’의 부끄러움의 무게를 나타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민원이 시험을 망친 것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져 간다.
그럼 이 무게는 누가 감내해야 할 것인가. 생리 현상을 참지 못한 슬기의 잘못인가 아니면 끝까지 집착해 교육청까지 신고한 민원의 잘못인가. 누구도 답을 내릴 수 없는 문제이다.
솔로몬처럼 각자가 이해될 수도 있기 마련이지만 보는 사람 각자의 주관에 따라 깃발을 올려줄 수도 있는 문제라고 생각된다. 실제로 나는 수능 때 감독관의 핸드폰 알람을 들은 경험이 있다. ‘민원’처럼 듣기 시간은 아니었지만 만약에 내가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면 나도 영화와 같이 감독관을 매우 괴롭혔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내내 했다.
너무나 궁금증에 찬 나는 제작 의도가 무엇인지, 감독님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혹은 본인이 민원이었으면 어땠을지 GT에 오신 감독님께 여쭈어보았다. 하지만 너무나 뻔한 대답을 듣고 크게 실망했다. 보는 이마다 다를 테고 열린 결말로 지은 것은 그 때문이다. 민원이 죽거나 슬기에게 복수하는 결말을 내리려다가 말았다는 대답을 듣고 작품을 보며 여태 내가 했던 고민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항상은 아니지만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분명히 목적이 있어야 한다는 신념이 있다. 책이든 그림이든 자신이 애정하는 작품은 언제든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좋은 작품이었지만 작품의 무게가 너무나 가벼워진 느낌이 들어서 오히려 대답을 듣고 큰 실망을 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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