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ience criticism
홈 > 대안영상예술 웹진 > ALT CRITIC - 영평과 함께 하는 비평웹진

ALT CRITIC - 영평과 함께 하는 비평웹진

  • Sweet Golden Kiwi(전규리)-조현석 관객구
    [2018] 글. 2018-08-29 조회수:2612 추천:6
    공항은 경계와 경계 사이에 있어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 묘한 장소이다. 새로운 곳으로 떠나기 전 잠시 머무르는 낯설고 일시적인 장소이다. 하지만 어떤 이에게 공항은 가정집보다 익숙한 장소가 될 수도 있다.
    에 나오는 여성들의 삶은 유목민들의 그것과 유사하다. 세계 여기저기로 수출되는 키위와 공항 사이를 오가는 여행 가방처럼 국경을 넘는 삶을 살고 있다. 영화는 각기 다른 세대 여성의 이야기를 교차시킨다. 오래전 뉴질랜드로 이민 온 감독의 고모는 모국을 그리워하지만, 워홀러는 여성을 국민으로 여기...
  • 일조권(이동헌)-조현석 관객구애위원
    [2018] 글. 2018-08-29 조회수:2538 추천:7
    베란다 창문을 경계로 두 개의 세상이 있다. 바깥세상은 빠르고 높은 것을 찬양한다. 과거의 흔적은 빠르게 사라지고 건물은 더 높이 올라가면서 창문 안의 세상을 잠식해 나간다. 하지만 창문 안의 세상에서 엄마는 외롭게 바깥세상에 저항한다. 이미 흘러간 시간을 잡아놓은 사진과 과거의 기억이 표류하는 어두운 공간 안에서 엄마는 힘겹게 외친다. ‘엄마는 이 집이 좋아’라고. 바깥세상과 다른 시간을 고수하는 베란다 창문 안쪽 세상에서는 카메라도 마찬가지로 느리게 움직인다. 카메라는 흘러간 시간이 촘촘히 새겨져 있는 공간...
  • 밤낮(우주인)-조현석 관객구애위원
    [2018] 글. 2018-08-29 조회수:2510 추천:10
    <밤낮>(2018)은 샹탈 아커만의 <잔느 딜망>(1975)의 몇몇 부분을 발췌하고 복제해 재구성하면서 동시에 원작과는 상이한 새로운 영화적 공간, 시간에 대해 탐구한다.
    영화는 처음 24개의 서로 같은 이미지로 시작한다. 24개 프레임 안의 잔느는 동일한 시간적 흐름 속에 있다. 하지만 이미지가 16개, 4개, 2개로 줄어들수록 공간과 시간 사이에 틈이 발생하면서 복수의 이미지들은 서서히 어긋나고 충돌한다. 그리고 이 틈 사이로 서스펜스가 발견된다. 같은 공간에서 동일한 행동을 하던 잔느들은 다른 공간에 존재하거나 다른 행동을 ...
  • O_(유수민, 김다은)-조현석 관객구애위원
    [2018] 글. 2018-08-29 조회수:2608 추천:9
    부모님에게 보호받다 학교를 처음 갈 때, 학교의 보호를 받다 직장 생활을 처음 할 때, 직장 생활을 하다 바깥세상으로 나올 때마다 우리는 새로운 타인과 관계를 맺는다. 그리고 이 관계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우고 때로는 상처를 받으며 성장한다.
    한 아이가 있다. 이 아이의 눈에 세상은 모두 순수하고 선의로 가득 차 있어 보인다. 어느 날 세상 바깥으로 나아갈 생각조차 안 하고 있던 아이에게 낯선 타인이 등장한다. 타인은 아이에게 경계 밖 현실에 대해 알려준다. 꽃 주위를 날아다니는 나비는 사실 나비가 아니라 모기이고, 민들레 홀씨는...
  • 방구의 무게(박단비)-채명현 관객구애위원
    [2018] 글. 2018-08-29 조회수:3250 추천:11
    아이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결국 ‘우리들’의 이야기.
    ‘민원’은 수시를 준비하는 고3 수험생이다. 중간고사 영어 듣기평가 시간에 들어온 감독관 ‘슬기’가 방귀를 참지 못하고 ‘민원’의 옆에서 실수를 하고 만다. 초반에는 ‘슬기’의 부끄러움의 무게를 나타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민원이 시험을 망친 것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져 간다.
    그럼 이 무게는 누가 감내해야 할 것인가. 생리 현상을 참지 못한 슬기의 잘못인가 아니면 ...
  • 그 책(이정식)-채명현 관객구애위원
    [2018] 글. 2018-08-29 조회수:2671 추천:7
    우리의 삶 속에 ‘순수’란 무엇일까.
    남자는 아이들처럼 깨끗하고 더럽혀지지 않은, 혹은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책을 응시한다.
    그리고는 하얀 종잇장을 계속 넘긴다. 페이지도 글도 적혀있지 않은 하얀 백지는 마치 길을 잃은 남자의 모습처럼 보인다. 그는 하얀 공간 속에서 어둠에 대해, 욕망에 대해 얘기한다.
    “고독이 날 떠났다. 슬픔도 날 떠났다”라고 읊조린다....
  • 그림자 도둑(김희예)-채명현 관객구애위원
    [2018] 글. 2018-08-29 조회수:2782 추천:10
    나와 나의 그림자에 대한 이야기.
    주인공 ‘시완’이 사는 사회는 모두가 똑같은 생김새와 표정을 짓고 있다. 이들을 구분 지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각각의 다른 ‘그림자’뿐이다. 하지만 사회는 유일하게 구분 지을 수 있는 그림자까지 같기를 원한다. 공산품의 기계처럼 모두가 정해진 답과 같은 그림자를 이상향으로 삼는다. 영화는 인격이란 사라진 시대, ‘꿈을 좇는 자는 어리석은 자’라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문제점을 그대로 집어주는 작품이다.
    각기 다른 그림자는 각자 모형...
  • 홍이현숙 작가전 X: 수행의 간격 - 심아정
    글. 2017-10-16 조회수:4122 추천:11
    C發! 어느 날 문득 찾아온 수행의 증거
    홍이현숙은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변화해 가는 자신에 대한 에피소드를 언급한 적이 있다. <우리집에 왜 왔니>의 제작과정에서 등장인물 중 한 사람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라며 종이에 커다랗게 ‘C發’을 써서 다른 이들과 함께 큰 소리로 읽는 연습을 제안했다고 한다. 반복되는 연습에도 불구하고 평소에 욕이 튀어나올 법한 상황에서도 좀처럼 그 정도 수위의 욕을 입에 담지는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료작가의 퍼포먼스를 보기 위해 국립현대미술관에 갔는데, 단 5분...
  • 울림(장줄리앙 푸스) – 전효정 관객구애위원
    [2017] 글. 2017-09-04 조회수:5376 추천:12
    프랑스 피레네 산골짜기에서 염소를 치고 치즈를 만드는 부부와 제주도에서 물질을 하는 해녀들. 한 쪽에서는 들판에서 염소를 몰고 염소젖을 짜고, 다른 한 쪽에서는 짙은 회색빛 해녀복을 입고 나가 바닷속에서 해산물을 잡아 통에 차곡차곡 넣는다. 감독은 서로 다른 두 공간 사이에서 어떤 의미를 찾고 싶었을까. 자연과 전통과 정성스러운 마음.
    염소 방울소리와 바닷소리, 바람소리, 염소의 젖과 바다 물결 등은 시청각적으로 맑게 와닿는다. 2중 화면분할과 흑백을 활용해 다른 두 공간이 만났을 때의 울림을 더 크게 전달한 것 같다. 두 공간의...
  • 율리안나(김도준) – 전효정 관객구애위원
    [2017] 글. 2017-09-04 조회수:5488 추천:13
    '율리안나'는 주인공으로 나오는 박복순 할머니의 세례명이다. 그리고 할머니가 사는 곳은 영화의 배경이 되는 정릉스카이 아파트이다. 실제로 서울 성북구에 있었던 이 아파트는 약 48년 남짓 된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로, 올해 철거 진행 중에 있다. 그리고 이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에는 대규모 판자촌이 자리하고 있었다.
    공사 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오는 아파트에는 박복순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남아 홀로 지내고 있고 이곳을 한 누추한 차림의 남자가 찾아온다. 삶의 의미도 잃고 별로 살아가려는 의지도 없는 남자와 삶의 추억이 남아있는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