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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NeMaf 2024 대안영상예술 장편 : 레드 아일랜드: 공간의 기억 GT
네마프 아카이브팀 조회수:1595 121.171.194.214
2024-08-07 15:08:26

«레드 아일랜드: 공간의 기억» GT

 

진행 일시: 8월 6일 (화) 

모더레이터: 안정윤

참석: 김재훈 감독

 

 

안정윤

안녕하세요. 오늘 GT를 진행하게 될 안정윤이라고 합니다.

저는 영상 작가이고요. 올해 네마프 선정위원장을 맡아 참여하고 있습니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진보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올해 네마프는 총 707편의 작품이 20여 개국에서 출품이 되었어요. 이 중 장편은 5편만이 본선에 진출했어요. 그 중 한 편을 여러분이 지금 보신 거예요. 오늘 이 작품을 만드신 감독님을 모시고 작품에 대해 여러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할게요. 김재훈 감독님 자리해 주시겠어요?

 

김재훈

안녕하세요.

 

안정윤


김재훈 감독님께 따뜻한 환영의 박수 부탁드립니다. 보통 GT를 할 때, 단편 섹션은 5~6개의 작품을 묶어 상영하기 때문에 GT에 참여하는 작가들이 많고 지인들도 많이 오시거든요. 그런데 장편의 경우 감독님 한 분이시기 때문에, 그리고 지금 저녁 식사 시간이라서 관객들이 많지 않은 점, 감독님께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김재훈

괜찮습니다.

 

안정윤

감독님 안녕하세요. 김재훈 감독님이 어떤 분이신지 관객분들께서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재훈

저는 영상 일을 하면서 글을 쓰는 작업을 합니다. 희곡 작가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기타 등등 기획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데 관심이 좀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까 오늘 이 자리까지 앉게 됐네요.

 

안정윤

감사합니다. 작품에 대한 질문으로 들어가기 전에 제가 제목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있는데요. 보통 이렇게 영화제에 와서 영화 하나를 보려고 하는데 작품이나 감독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는 경우 고민을 하게 되잖아요. 어떤 작품을 봐야 되지, 그냥 원하는 시간에 맞는 작품을 봐야 되나, 그런데 저 같은 경우 작품의 제목을 보고 결정을 할 때가 있어요. 제목이 뭔가 흥미롭다 뭔가 숨겨져 있을 것 같다 그럴 경우에 그 작품을 선택해 보기도 하거든요. 오늘 GT 준비를 위해서 감독님의 작품을 감상하기 전 제목을 보았는데 몇가지 질문이 생기더라고요. <레드 아일랜드: 공간의 기억> 이란 제목인데요. 많은 색 중 왜 빨간 색의 섬일까? 그리고 점점(:)이면 그다음에 나오는 건 부제인 것 같은데요. 공간의 기억이라고 써 있는데 보통 기억의 주체는 사람이잖아요. 동물이 될 수도 있고. 뭔가 살아있는 생명체의 기억으로 저희가 많이 이야기를 하는데 공간이 기억을 한다는 게 가능할까, 만약 가능하다면 공간이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지 궁금하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을 뵈면 이 제목을 어떻게 짓게 되셨는지 그리고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질문 드리려 했어요.

 

 

김재훈

일단 저는 개인적으로 사람이 하는 말을 특별하게 머리에 담지 않아요. 사람의 기억이라는 건 자기가 좀 어느 시간이 지나면 자기한테 유리한 쪽으로 기억마저 왜곡시키려는 경향이 있어서 사람의 말보다는 그 공간에서 느껴지는 기운을 되게 중요시하게 생각을 하거든요. 제주도를 갔을 때 제주도에서 느껴지는 그 기억이 말을 하지 않아도 여기가 뭔가 사연이 있는 곳이구나라는 느낌이 강렬하게 왔어요.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계속 조사를 하다 보니 제주도가 아마 70년대까지는 섬 이름이 레드 아일랜드로 불리웠을 거예요. 그런데 제주도 사람들은 막상 자기네가 레드 아일랜드로 불리우는지 모르셨대요. 그러다 보니까 레드 아일랜드라는 거는 옛날의 이야기를 다시금 끄집어낸다는 의미고요. 공간의 기억 같은 경우는 앞으로도, 제가 하는 작업이 다 그런 거지만 공간의 이야기, 이런 슬픈 공간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 없앨 수 없는 유일한 곳이 제주도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그 공간이 하는 이야기를 영상으로 담으려고 애를 써서 제목을 이렇게 정했습니다.

 

 

안정윤
레드 아일랜드라고 부르게 된 어떤 계기가 있을까요?

 

김재훈

이거 좀 정치적인데 이승만 정권이 제주도는 전부 빨갱이만 산다고 그래서 빨갱이 섬이라고 해서 레드 아일랜드라고, 미국의 힘을 빌려서 왔잖아요. 그래서 제주도를 빨갱이의 섬 레드 아일랜드라고 불렀습니다.

안정윤

궁금했는데 자세하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때 낭만적인 음악과 부드러운 음성의 내레이션이 저를 제주도의 관광지로 안내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요. 보다 보면 tv나 유튜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행 다큐 같다는 생각도 했어요. 가벼운 마음으로 카메라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제주도가 우리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관광지로서의 장소 뿐 아니라 그 이면에는 비극적인 역사가 담긴 장소들이 곳곳에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됐을 때 좀 섬뜩하기도 하면서 마음이 무거워지더라고요.

감독님의 작품 뿐 아니라 제주 4.3 항쟁을 다룬 여러 장르와 형식의 작품들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는데요, 감독님은 왜 여행 다큐의 형식으로 이 이야기를 풀어내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김재훈

저는 이 작품을 기획하고 만들 때 사람들이 역사 정치적인 이야기,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정치적으로 어땠고 어땠고 막 그런 이야기도 하는데, 그런 이야기로는 사람들에게 특별하게 피부로 와닿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내가 즐겁게 놀고 아주 여기서 신나게 놀았던 그곳에 얽혀 있는 이야기들 한 번쯤은 생각도 못해봤던 그런 이야기들이 충격적으로 다가올 때 진정으로 사람들이 생각을 다시금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래서 여행 다큐 형식을 빌려서 앞에서는 내가 똑같은 모습을 보고 있는데 손바닥을 이렇게 보고 있다가 이걸 바로 뒤집으면 완전히 다른 모양이 나오듯이 제주도의 그런 양면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하고 싶었어요. 목적은 그렇습니다.

 

안정윤

이 작품 설명을 보면 여행 다큐 뿐만 아니라 다크 투어라고도 설명하셨는데요. 실제로 제주도에 다크 투어를 많이 하고 있나요?

 

김재훈

제주도 다크 투어, 스탬프 투어도 있어요. 사람들이 다크 투어라고 하면 별도로 버스 빌려서 이렇게 오고 막 그런 거 있잖아요. 광주 유적회가 있고 어디 유적회가 있고 이런 식으로 돌아가는데 일반인들은 다크 투어를 전문적으로 하는 데는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게 좀 안타깝고요. 그래서 사실 이걸 기획을 할 때 사람들이 조금 더 여행 중에서도 다크 투어를 교육적으로 좀 했으면 좋겠다 그런 바람을 담아서 만들기도 했어요.

 

안정윤

감독님의 작품을 보면 여행 다큐, 다크 투어, 로드 무비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주시니까 그런 게 흥미로웠는데요, 심지어 인스타그램의 템플릿 이미지 같은 게 나오면서 어떤 주요 장소를 강조하다보니 장소에 대한 기억이 선명하게 남게 되더라고요. 저뿐만 아니라 동시대를 살고 있는 젊은 세대에게 익숙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제주도의 비극적인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이런 다양한 방식을 활용하신 이유는 뭘까요?

 

김재훈

제주도라는 곳 자체가 여기를 뭘 꼭 해야겠다라고 사람들이 가지는 않는 것 같아요. 저 그랬고 처음에 제주도를 갔을 때부터 그러면 결국은 아무 생각 없이 여행을 다닌 후 거기서 찍고 그런 모습을 다 상상을 할 텐데 단순하게 그런 모습으로 접근하고 싶었어요. 그래야 요즘 젊으신 분들이 좀 더 기억에 남으실 것 같고 흥미를 가져야 뭔가 이야기가 계속 진행이 될 거잖아요. 그래서 그런 식으로 진행을 해야 좋을 것 같다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단순하게 기획 단계를 거치다 보니까 이런 부분이 좋겠다 싶었던 거고 일단은 여행이라는 거가 주는 특별함이 있잖아요. 그 특별함과 박제된 기억, 지금 (영화제의) 슬로건하고 똑같지 않습니까? 그 박제된 기억을 좀 엮어놓고 싶었어요. 여행 안에서도 기억이 같이 붙을 수 있다. 추억이 아니라 기억이 붙을 수 있다, 그런 취지 하에 사실 이렇게 로드 무비처럼 이렇게 로드 다큐멘터리가 기획이 된 거고요. 그렇게 제작이 됐습니다.

 

안정윤

저희가 공간의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렇게 계속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을 감독님의 작품을 보면서 많이 깨닫게 되더라고요. 중간에 관객석에서 질문을 한번 받아볼까요?

질문을 너무 어렵게 생각을 안 하셔도 되고요. 아까 상영관 밖에서 감독님이 벌써 오셔서 작품 관람하고 계시다고 하니까 누군가가 김재훈 감독님 혹시 제주도에서 여기까지 오신 거예요 하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제주도에 관한 작품을 만드셨으니까 제주도에 사시는가 하고요.

 

김재훈

이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가 제가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제주도에 쉬러 갔었어요. 쉬러 가서 어느 정도 마음의 정리가 돼서 다시 돌아왔는데 제가 쉬었던 곳이 학살터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어요. 너무 미안한 거예요. 그래서 제가 오면서 약속을 했죠. 언젠가는 이분들의 이야기를 한번 만들고 싶다 약속을 하고 그때부터 제주도를 계속 다니면서 공부하고 유적지 탐사하고 그래서 한 3년 정도 걸려서 작품을 만들었어요. 3년 동안 계속 돌아다니면서 제주도에 가서 4.3에 대해서 뭘 찍는다고 하면 제주도 분들이 절대로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절대로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밥도 안 파는 곳이 있습니다. 그 정도로 그분들이 좀 트라우마라고 해야 되나 좀 거리감이 있으세요. 그래서 이게 사실 좀 그렇게 쉽게 만든 작품은 아니에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래서 좀 오랜 시간도 걸렸고 편견과 싸우는 시간도 좀 필요했고 그렇게 해서 이 세상에 빛을 여기 네마프에서 보내요.

 

안정윤

저는 제주 4.3 항쟁을 다룬 작품들에 대해 제주도민 모두가 호응을 하시는 줄 알았는데요, 감독님의 작품에서 보면 젊은 세대들이 모여 앉아 4.3 항쟁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있잖아요. 어떤 분의 아버지는 그런 이야기를 믿지 않으시는 분도 있고 친구의 부모가 그 사건으로 돌아가셨어도 그건 빨갱이가 한 짓이다 하고서는 진실을 외면하는 분도 계시고, 제주도민들이 다양한 기억과 다른 의견을 갖고 계시단 말이죠.

 

김재훈
일단은 제주도 지역 자체가 편차가 굉장히 크고요. 어느 지역 안에 가면 4.3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많이 이야기를 해 주시는 곳도 있고 아니면 말도 꺼내지 못하게 하는 곳도 있고 근데 결과적으로는 그런 것도 다 기억이잖아요. 뭔가의 기억 그리고 그분들도 부정 못하는 게 저 공간이 있기 때문에 그 기억들이 계속 살아나는 거고 그런 이해관계가 충돌하다 보니까 자꾸 없애려고 들어요. 이거 보기 싫은 거죠. 왜냐하면 자손들 같은 경우는 이 나쁜 기억이 있는데 땅값 떨어지잖아요. 계속 그러니까 이런 기억의 공간들을 자꾸 지우려고 들고 관공서 차원에서도 자꾸 지우려고 드는데 제가 다녀왔던 표선 해수욕장, 함덕 못 없애잖아요. 그 자연 관광지니까 그렇기 때문에 제주도에 지금 이 공간의 기억들이 남아 있는 것이지 만약에 저게 시내 쪽으로 들어왔다고 하면 아마 모두 없어졌을 거예요. 아마 우리는 그냥 책에서만 보고 지웠을 거예요. 그래서 이런 제가 하는 일련의 작업들이 좀 가치 있다고 저는 나름대로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안정윤

그러면 관객분들 혹시 이 영화를 보신 후 어떤 떠오르는 장면, 인상적인 장면이 있으신가요? 잠시만요. 마이크를 좀 건네주시겠어요?

 

관객 1

저는 이걸 이끄는 그 씬들의 어떤 매개가 되는 것 중에 하나가 연극 작품이었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그리고 제가 호기심 있게 봤던 지점은 사실은 그 장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사실은 저는 더 궁금했던 건 저는 개인적으로 (그거)였거든요. 그런데 감독님께서 그동안 3년의 기록 중에 데이터를 어떤 부분은 더 가지고 오고 싶었고 삭제할 수밖에 없었던 부분이 있을 것이고 그리고 연극 작품의 어떤 힘을 그래도 여기에 반영하고 싶었던 이유도 있을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살고 있는 장소에서의 기억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제 생각에는 좀 짧았다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제가 오히려 더 흥미로웠던 지점이 있었는데 그게 분명히 기준이나 어떤 정치적인 색깔이나 그 데이터를 연결하셨었을 때 그게 감독님의 시선이나 사회의 어떤 인식이 분명히 녹여져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 혹시 작품의 어떤 이 러닝타임을 그래도 삭제할 수밖에 없었던 부분 아니면 더 그쪽을 끌고 가고 싶었던 이유 좀 그런 것들이 뭐에 중점이 좀 치우쳐져서 이 장소와 기억과 이 데이터와 사람들(에 관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는지가 궁금합니다.

 

김재훈

일단 이 작품이 정치적인 기억이 남으면 안 된다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제주도에 젊으신 분들 살고 계신 분들 같은 경우는 대부분이 다 정당에 가입돼 있는 분들이세요. 그리고 제주도가 녹색당이 엄청 셉니다. 강정마을 그쪽에서 젊은 녹색당원들이 활동을 하는 분들이 또 4.3에 굉장히 적극적인 보이스를 내고 있기 때문에 이분들 인터뷰를 도저히 담을 수가 없었어요. 얘기는 엄청 들었는데 입만 열면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니까 이걸 어떻게 담을 수가 없어 서 그런 부분은 어쩔 수 없이 지웠고요. 또 하나는 4.3 유적지가 이게 사람이 죽은 걸 기준으로만 해도 150곳 정도가 돼요. 150곳 200곳 정도가 돼요. 근데 사실은 거기를 다 가보긴 했어요. 가보긴 했는데 이게 여행하고 결합을 시켜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그거하고 좀 동떨어진 거죠.

그래서 이게 가급적이면 머릿속에 최대한 임팩트 있게 남게 하려면 작품의 러닝 타임을 줄이더라도 그런 부분을 덜어놔야겠다 해가지고 시간이 이렇게 된 거예요. 사실은 하고 싶은 얘기는 굉장히 많았죠. 많았는데 다만 그 이야기를 다 하면 정치색이 너무 들어가게 돼서 그래서 이렇게 러닝 타임이 조정이 됐습니다.

연극은요. 사실 연극 희곡은 제가 쓴 거고요. 제가 이거 제주도 이 다큐를 만들면서 제 스타일이 다큐하고 연극을 결합하는 스타일이라서요. 이 작품을 만드는 매개체로 연극을 활용을 했고요. 작품 안에서 이 4.3 사건의 서사를 이야기하는 것보다 연극의 형태를 빌어서 이야기하는 게 훨씬 더 설득력이 있고 사람들한테 올 것 같아서 연극을 안에 넣었고요. 이 연극 같은 경우는 사실 인천 연극제에서 최우수상 받았습니다. 근데 그 이후로 아무래도 4.3이라는 것 자체가 정치적으로 좀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그 이후로 무대에 아직 못 올라가고 있어요. 딱 한 번 올라가고 그동안 못 올라가고 있습니다. 사정은 그렇습니다.

 

안정윤

감독님은 이런 이야기를 연극의 형식으로 풀어내는 거랑 영화로 풀어내는 거랑 어떻게 차이점을 느끼세요?

 

 

김재훈

제가 만드는 다큐멘터리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공간에 집중을 하다 보니까 그 공간에 얽힌 이야기 구조가 좀 허술할 수밖에 없어요. 사람의 이야기, 저는 사람의 인터뷰를 담는 걸 제일 싫어하거든요. 왜냐면 거짓말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근데 그런 와중에 역사적으로 증명된 것들을 이야기 구조를 구석구석에 넣어주면 그분들이 그 장소와 연극의 이야기를 같이 엮어서 생각을 하시면 좀 더 편하게 이해를 하실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 이번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그런 작업들을 계속 해보려고 하거든요. 그래서 연극 한 편 다큐멘터리 한 편 이런 식으로 해서 같이 매개를 하는 작업들을 앞으로도 좀 할 생각입니다.

 

안정윤

저는 개인적으로 인상적었던 장면이 목시물굴이라는 동굴인데요. 제주도에 계시는 안내자분이 목시물굴에서 일어났던 과거의 이야기를 해주신 후 주먹 크기만한 동굴의 입구로 들어가 보자고 제안을 하시잖아요. 그래서 이 작품의 제작진들 출연진들과 카메라 감독이, 감독님도 같이 들어가셨잖나요?

 

김재훈
저는 못 들어갔어요. 못 들어갔어요 몸 사이즈가 너무 커가지고.

 

안정윤

출연진과 카메라 감독님이 동굴로 들어가실 때 카메라를 메고 들어가니까 카메라가 흔들리고 어둠 안에서 거친 숨소리가 나고 그리고 어떻게 해서 들어갔는데 거기 들어가서도 핸드폰 라이트로 비추고 있다가 그 불마저 끄고 대화하는 장면이 굉장히 강렬했어요. 그 동굴에 들어오기 전 제주도의 유명한 관광지에서는 햇빛이 많이 쏟아지고 있잖아요. 빛으로 가득한 풍경을 보다가 어두운 동굴에 가서 그 빛마저 제거를 해버리니까 그 대비가 엄청 크더라고요. 굉장히 임팩트가 있었어요. 그 촬영 당시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요? 제가 만약에 카메라 감독이나 아니면 거기 스텝이었으면 저는 못 들어간다고 그랬을 것 같거든요.

 

김재훈

일단은 거기 들어가게 해달라고 제가 부탁을 많이 했어요. 허가를 해달라 부탁을 했는데 그중에 그래도 들어갈 만한 곳 공간의 입구와 내부가 좀 확보가 된 곳 그러니까 동굴 안에서 사람이 안 죽은 곳을 얘기하는 거예요. 동굴 안에서 죽은 건 아니니까 그래서 그걸 섭외를 해서 부탁을 드렸더니 목시물굴을 안내를 해줬는데 목시물굴은 일반인들이 못 찾아가세요. 들어가시면 간판이 이렇게 서 있는데 걸어서 한 100m 200m 들어가야 되는데 숲이 우거져갖고 못 찾아요. 거기에 간판도 없어요. 그래서 누군가의 안내를 받아서 가는 곳이거든요. 또 이게 거기 들어가는데 하필이면 또 비가 와가지고 그래가지고 우리 카메라 감독이 폐쇄 공포증이 있는데 너 죽으면 내가 꺼내줄게 그리고 밀어넣었던 기억이. 그랬더니 갔다 오고 났더니 다들 되게 뭐라고 할까요 너무 새로운 경험이었으니까요. 놀래서 나오는 거죠 다들 여기가 입구는 이랬는데 안에가 엄청 크잖아요. 거기서 굉장히 다들 놀래서 나왔던 기억이 있어요.

 

안정윤

저는 제가 직접 간 것도 아닌데 그 장면을 볼 때 굉장히 무섭더라고요. 저도 보면서 폐쇄 공포증이 막 올 것 같고. 그런데 동굴 안에서 있는 것이 빛을 못보고 있는 것이 굉장히 고통스럽겠지만, 그 당시에는 제주도민들을 유일하게 받아주는 곳은 동굴뿐이었다라는 안내자분의 말이 기억에 많이 남거든요.

 

김재훈

이 목시물굴 같은 경우는 부탁을 해서 들어간 거고 그 정도의 입구는 들어갈 수 있었어요. 근데 최근에 무분별하게 어떤 분들이 거기를 들어가려다가 동굴 입구가 자꾸 허물어지고 그러는 바람에 거기를 폐쇄를 했거든요. 그래서 키가 크신 분들은 동굴에 갈 기회가 없습니다. 그리고 주변이 딱 가보면 그 동굴 주변을 보면 전혀 굴이라고 느껴지지가 않아요. 전혀 생각도 못하는 곳에 조그마한 구멍이 있고 구멍이 이렇게 비탈져 있어요. 그 비탈로 들어가는 거예요. 전혀 상상도 못하는 거죠. 근데 한 사람 데려다가 고문해 위치를 알아내고 그쪽에서 다 끄집어내서 죽이면 그중에 한 사람만 살려놓고 또 한 군데 불어 그러면 그걸 또 가가지고 이런 식으로 다단계로 찾았다는 거예요. 굴이 어딘지 그 정도로 많이 외져 있고 지금도 밝혀진 것 빼고는 찾기가 힘들어요. 못 찾아갑니다. 지금.

 

안정윤

그런데 왜 감독님이 음악을 이렇게 많이 넣으셨을까, 음악이 빈틈없이 다 들어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음악이 이 작품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다양한 음악들이 나오는 게 어떤 걸 의도하셨는지 궁금하더라고요.

 

김재훈

일단은 노래들이 대부분 팝이에요. 대부분 팝으로 돼 있고 좀 뭐랄까요? 좀 계속 음악이 연결되는 건 이질감을 좀 넣으려고 했어요. 제주도라는 공간이 주는 좀 이질감 한국인데 한국이 아닌 것 같은 관광지인데 관광지가 아닌 것 같은 그런 이질감을 좀 심어주려고 그래서 음악을 좀 많이 넣었어요. 많이 넣고 또 저희가 팀 단위로 이거 작업을 하다 보니까 저희 팀 색깔이 또 그렇고 이제 좀 이질감 때문에 음악이 좀 많이 깔렸습니다.

 

안정윤


혹시 마지막으로 관객분들 질문 또 있으실까요?

 

관객 2

네 감독님 일단 영상 잘 봤습니다. 제가 궁금한 건 그 영상에 있어서의 흐름 관련된 건데요. 이 장소가 제주도에 있는 장소들이 여러 개가 나오잖아요. 이제 그 장소에 따라서 이야기들도 할 수 있는 게 달라지고 그런 부분에서 이제 장소들의 어떤 흐름에 대해서 고려하신 게 특별히 있었다면 그게 좀 궁금합니다. 왜 이런 순서로 그 장소들을 그 순서에 맞게 넣으셨는지가 좀 궁금한 것 같아요.

 

김재훈

장소의 순서는요. 사실은 처음에는 이렇게 섬을 한 바퀴 도는 콘셉트이었어요. 처음에 기획이 될 때는 근데 이게 관광지의 개념으로 봤을 때 어디를 소개를 해드려야 조금 더 기억에 남으실까를 하다가 저희 나름대로 순서를 좀 매겨봤어요. 여기 여기 여기 여기 이렇게 해가지고 어떤 성향의 사람들이 가는 곳 어떤 사람들이 성향이 가는 곳 해가지고 좀 나눠봤어요. 그래서 사실 하나를 놓고 보면 한 섬 자체를 다 돈 거긴 하지만 일단 순서는 사람들이 접근성이 쉬운 곳 그러니까 처음에 나오는 곳 같은 경우는 대부분 이제 공항 근처 공항에서 나오면 볼 수 있는 곳 그리고 중간 정도 나왔을 때는 섬의 반대편 서귀포 쪽 그런 쪽으로 해서 조금 이렇게 관광 위주로 해서 이거 컨셉을 짜다 보니까 순서가 좀 혼재해 있고요. 그리고 좀 혼란을 좀 주고 싶었던 의도도 좀 있어요. 제주도 전체가 그렇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안정윤

이제 GT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감독님 향후에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 지금 혹시 새로운 작업에 대한 계획이 있으신지 말씀해주세요.

 

김재훈

제가 글을 쓰는 사람이다 보니까 저기 10월 9일날 이제 뮤지컬 한 편 올라가고요. 그리고 그 뮤지컬에 올라간 이야기에 또 얽힌 또 공간들이 있어요. 그 공간들에 (관한) 작업을 이런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차용을 해서 통합해서 이걸 만들까 지금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기획 단계에 있습니다. 10월 9일날 인천에서 공연합니다.

 

안정윤
지금 여기서 상영하신 작품도 또 다른 극장에서 만나면 참 좋을 것 같아요.

 

김재훈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안정윤

저는 감독님 작품에서 우리가 어떤 장소를 여행한다는 게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제주도의 진짜 아름다움을 느끼려면 슬픈 것도 알아야 한다는 그런 말이 인상적이었고 너무 무겁지 않은 방식으로 제주도의 아픈 역사를 건네주셔서 다양한 관객층을 끌어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김재훈

감사합니다.

 

안정윤
이 자리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감독님께 따뜻한 박수 부탁 드립니다.

 

 

사진 : 김소희 (아카이브팀 ALT 루키)

녹취 및 정리 : 최인희, 이혜린 (학술팀 ALT 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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